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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희 “동료 비하 죄송, 고의 충돌 없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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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심석희

심석희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4·서울시청)가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일부 인정하고 사과했다. 하지만 승부조작이 의심되는 고의 충돌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심석희는 11일 소속사 갤럭시아에스엠을 통해 보낸 입장문에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 미성숙한 언행으로 인하여 많은 분께 실망과 상처를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충격을 받았을 김아랑(26) 선수와 최민정(23) 선수, 그리고 코치 선생님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주 한 매체는 심석희가 평창올림픽 당시 대표팀 모 코치와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를 입수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심석희는 최민정과 김아랑에 대해 “병X” “연기하는 거 토나와”라고 썼다. 당시 소문만 돌았던 불화설이 이 보도로 인해 다시 조명됐다.

심석희는 입장문 서두에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조재범 코치로부터 무자비한 폭행을 당해 뇌진탕 증세를 보였다. (그땐) 진천선수촌을 탈출하는 등 신체적·정신적으로 매우 불안한 상태였다”고 썼다.

조재범 전 코치는 심석희가 고교 2학년이었던 2014년 8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선수촌과 빙상장 등에서 30여 차례에 걸쳐 성폭행하거나 강제로 추행한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심석희는 “스스로 화를 절제하지 못하고, 타인에 대한 공격적인 태도로 미성숙한 모습을 보인 점은 지금도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승부조작 논란에 대해선 그는 “절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심석희는 조재범 코치가 아닌 모 코치와 나눈 대화에서 “하다가 아닌 것 같으면 브래드버리(2002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에서 꼴찌로 달리다 앞선 선수들이 넘어져 우승한 선수) 만들어야지”라고 했다.

심석희는 며칠 뒤 열린 평창올림픽 여자 개인 1000m 경기에서 최민정과 충돌했다. 비디오 판독 결과 심석희가 페널티를 받아 실격됐다. 5위로 들어온 최민정이 4위가 됐지만,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

이에 대해 심석희는 “고향 강원도에서 열린 올림픽은 어린 시절부터 꿈의 무대였다. 올림픽 결승에서 제가 일부러 넘어진다거나, 다른 선수를 넘어뜨려야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실제로도 그런 행동은 절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와 최민정 선수 모두 아웃코스로 추월해 스퍼트하는 특기가 있다. 그 과정에서 충돌해 넘어졌다. 추후 진상조사를 통해 많은 분들의 오해가 해소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입장문을 보면 심석희는 내년 2월 베이징 올림픽 출전 의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그는 “깊은 반성과 자숙을 통해 더 성장한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심석희는 지난 5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1위를 차지, 올림픽 3회 연속 진출권을 따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조사위원회를 꾸려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다. 일단 진천선수촌에서 합숙 훈련 중이던 심석희를 밖으로 내보내는 방법으로 대표팀에서 분리 조치했다. 다음 주 월드컵 시리즈 출전 명단에서도 심석희를 제외한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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