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력난 심해지자, 북한 석탄 불법수입 급증

중앙일보

입력 2021.10.12 00:02

지면보기

종합 08면

북한이 최근 전력난이 심화한 중국에 대한 석탄 밀수출을 늘리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 9일 보도했다. RFA는 북한 무역 소식통을 인용해 “당 39호실 산하 금강관리국 무역회사의 선박이 (평안북도) 용천군 진흥부두에서 출항해 서해 공해상에서 중국 선박에 옮겨 싣는 방식으로 석탄을 넘기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에서 호주산 수입 금지로 석탄 가격이 치솟자 값싸고 화력 좋은 북한산이 대체재로 떠오른 셈이다. 북한산 석탄은 t당 50~60달러로 최근 중국 현지 가격인 t당 200달러의 4분의 1 수준이다.

북한의 석탄 수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위반이다. 안보리는 2017년 7월 4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 14호를 시험 발사하자 그해 8월 5일 결의 2371호로 이를 금지했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금강관리국 무역회사의 선박은 미국의 인공위성 감시를 피하려고 날이 어두워지기를 기다려 출항하고, 큰 조명도 켜지 않고 항해한다”며 “1000~2000t급 선박 2~3척이 4~5일 간격으로 출항한다”고 전했다. 이와는 별개로 “소형이라 인공위성이 일반 선박으로 인식하는 국경경비대총국 무역회사 소속의 100~500t 소형 선박들이 중국 동강항으로 직항해 매달 1만t 이상의 석탄을 수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2017년 안보리 결의 이후 중국의 북한산 석탄 수입은 공식 기록이 없다. 다만, 지난 9월 중국 해관(세관)이 발표한 8월 한 달간 북한의 대중 전체 수출은 624만 달러(약 74억원)로 코로나19로 대외교역을 중단하기 전인 1년 전보다 79.5% 줄었다.

중국의 전력난은 최근 최대 석탄 산지인 산시(山西)성에서 폭우와 홍수로 지난 9일까지 60개 탄광이 가동을 중단하면서 더욱 심해지고 있다. 산시성은 지난해 전체의 27%인 10억6000만t을 공급했다. 산시성은 전력난이 악화한 지난달 말부터 허베이(湖北)·산둥(山東)·장쑤(江蘇)·저장(浙江)성과 톈진(天津) 시 등 1급 행정구(성·직할시·자치구) 중 14개와 4분기 석탄 공급 보증계약을 맺었지만, 폭우로 생산과 운송에 차질을 빚고 있다.

현재 중국 내 31개 1급 행정구 중 20곳에서 제한 송전 중이며, 동북부 랴오닝(遼寧)성은 상황이 특히 심각하다. 최근 ‘성 전체에 일정 기간 공급 차질이 불가피해 전력소비가 많은 업체는 15일 이상 전기 사용을 중단하라’는 지침이 내려갔다는 현지 보도도 나왔다. 산업용 전기가 제한 공급되는 1급 행정구 20개의 국내총생산(GDP)은 전국의 66%를 차지한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 달 중순 북부 지역부터 중앙난방이 시작된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지난 8일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석탄 수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단전이 발생해 경제 운용과 주민 생활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에너지 공급 보장 대책을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전기요금도 일반 주민용은 10%, 농업용은 15%, 에너지 다소비 업종용은 최대 20%까지 각각 올린다.

전력난은 성장 전망치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영국의 글로벌 금융업체인 바클레이스는 “중국이 내년까지 전력 제한 공급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며 “올 경제성장률이 시장 전망치보다 낮은 6%대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8.2%에서 7.8%로 낮췄고, 노무라증권도 8.2%에서 7.7%로 수정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