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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랑 병X" 심석희, 대표팀 분리 조치…월드컵 출전도 불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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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 연합뉴스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 연합뉴스

대한빙상경기연맹이 국가대표 동료를 비하하고 2018 평창동계올림픽 경기 도중 고의로 충돌을 시도했다는 논란에 휘말린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4‧서울시청)를 대표팀에서 분리 조치했다.

빙상연맹 관계자는 1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심석희를 포함한 대표팀 선수 및 코치들과 협의를 통해 지금 분위기에서 함께 훈련하는 게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라며 “선수들의 심리적인 안정을 위한 분리 조치로 심석희가 진천선수촌에서 나왔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다음 주부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시리즈가 시작된다”라며 “심석희가 월드컵 시리즈에 나서기도 어렵게 됐다”고 덧붙였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오는 21∼2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2021-202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1차 대회 참가를 위해 17일 출국할 예정이다.

월드컵에서는 개인 종목뿐만 아니라 단체전(계주) 종목도 열리는 만큼 지금 분위기에서 심석희가 동료와 함께 경기를 뛰기 어렵다고 보고 심석희를 명단에서 제외했다.

빙상연맹은 올림픽을 대비해 대표팀 정상화가 필수인 만큼 조속하게 조사위원회를 꾸려 사건의 실체를 들여다볼 예정이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심석희(오른쪽부터), 최민정, 김예진, 김아랑, 이유빈이 21일 오후 강원도 평창 메달플라자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8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심석희(오른쪽부터), 최민정, 김예진, 김아랑, 이유빈이 21일 오후 강원도 평창 메달플라자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이번 논란은 연예매체 디스패치 보도로 불거졌다. 디스패치는 지난 8일 평창 올림픽 당시 심석희가 코치와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로 추정되는 내용을 공개하며 국가대표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동료들을 조롱했다고 보도했다.

매체가 공개한 메시지에 담긴 내용을 보면, 심석희로 추정되는 인물 A는 500m 종목에 출전한 중국 선수를 응원했다고 코치에게 말했다. 코치로 보이는 B는 “잘했다”고 답했다. 심석희는 당시 예선 탈락했고, 동료 최민정(23·성남시청)은 결승까지 올랐다.

A는 최민정이 결승에서 다른 선수를 추월하다 실격을 당하자 “개XX, 인성 나왔다”고 말했다. A는 또 3000m 계주 결승 도중 넘어진 김아랑(26·고양시청)을 향해 “병X. X발 아웃으로 안 되는 새끼가 관종짓하다가 그 지X 난 거 아니야”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자리 잡아 놓으면 지키기나 할 것이지. 최민정도 X나 이상하게 받고”라고 했다.

B는 A에게 “뭐 하다가 아닌 것 같으면 여자 브래드버리 만들어야지”라고 했다. 은어처럼 나오는 브래드버리는 쇼트트랙에서 화제를 일으켰던 선수다.

스티븐 브래드버리(호주)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남자 1000m에서 리자쥔(중국),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 안현수(한국) 등이 연쇄적으로 넘어지는 틈을 타 어부지리로 1위로 골인해 유명해진 선수다.

이에 브래드버리는 쇼트트랙에서 뒤엉켜 넘어지는 일, 혹은 그로 인해 생기는 뜻밖의 사건 등을 일컫는 말이 됐다.

심석희는 여자 1000m 결승에서 속도를 내던 최민정과 엉키면서 함께 넘어졌다. 심석희는 다른 나라 선수의 주행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실격됐고, 최민정은 4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이 경기 후 B는 “후련하겠다. 최고였어”, “오빠가 심판이었음 민정이 실격”이라고 문자를 보냈다. A는 “ㅎㅎ”라고 답했다.

이후 심석희는 소속사 갤럭시아SM를 통해 11일 사과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심석희는 “2018년 평창올림픽 기간에 있었던 미성숙한 태도와 언행으로 인하여, 많은 분들께 실망과 상처를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특히 기사를 접하고 충격받았을 김아랑 선수와 최민정 선수, 그리고 코치 선생님들께 마음 깊이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달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고의 충돌 의혹에 대해선 “기사에서 브래드버리 선수를 언급하며 제가 올림픽 경기 때 의도적으로 넘어진 것처럼 서술한 부분은 전혀 사실이 아님을 밝힌다. 제가 고의로 최민정 선수를 넘어뜨리지 않았다는 것은, 전문가들의 조사를 통해서 충분히 밝혀질 수 있는 분명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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