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난민' 몰린 토뱅…총량 60% 소진, 이번주 대출중단 위기

중앙일보

입력 2021.10.11 15:36

업데이트 2021.10.11 15:40

지난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토스뱅크 본사 모습. 연합뉴스

지난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토스뱅크 본사 모습. 연합뉴스

국내 세 번째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가 출범 약 일주일 만에 대출 중단 위기를 맞았다. 이용자가 대거 몰리면서 금융당국이 제시한 대출 총량의 절반 이상을 소진한 탓이다. 이런 속도면 빠르면 이번 주 내로 대출 상품 판매가 중단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1일 토스뱅크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신규 취급 신용대출 잔액은 약 3000억원이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신규대출 한도 총액(5000억원)의 60%를 소진했다. 지난 5일 출범한 뒤 대출 상품을 판매한 지 일주일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출 한도의 절반 이상을 내준 것이다.

이처럼 빠른 속도로 대출 한도가 소진된 것은 기존 은행권에서 대출을 받지 못한 ‘대출 난민’이 토스뱅크로 대거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토스뱅크는 최저 대출금리 2.7%, 마이너스통장 최대한도 1억5000만원 등의 상품을 앞세워 이용자를 모집하고 있다.

반면 다른 은행권은 금융당국의 규제로 인해 대출 문턱을 점차 높이고 있다. 지난달 말 은행권의 대출금리는 연 3.13~4.21%(1등급·1년 만기)로 마이너스통장의 한도는 대부분 5000만원으로 축소됐다. 경쟁자인 카카오뱅크는 오는 연말까지 전·월세 보증금 대출과 고신용자의 신규대출을 모두 중단한 상태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가 5일 정식 출범을 맞이해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토스뱅크]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가 5일 정식 출범을 맞이해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토스뱅크]

예상보다 대출 한도가 빠르게 소진되면서 토스뱅크의 기존 사업전략도 어그러진 모양새다. 토스뱅크는 중·저신용자에게 높은 이자를 받고 대출을 내준 뒤, 이자 수익을 바탕으로 고금리의 예금상품을 운용해 몸집을 키울 계획이었다. 은행권 대출이 어려운 이들에게 자체 신용평가모델(CSS)을 적용해 높은 이자를 받고 대출을 내줘서 수익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토스뱅크 출범 이후 발생한 신규대출의 25%가량은 신용점수(KCB 기준) 820점 이하의 중·저신용자였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10%대인 점을 고려하면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대출 조이기가 본격화하며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대출 총량이 줄어든 것이다.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5~6%로 권고하며, 하반기에 출범한 토스뱅크에게는 연말까지 신용대출의 총량이 5000억원을 넘지 않도록 요구했기 때문이다. 당초 토스뱅크가 예상했던 대출 총량은 ‘조 단위’였다고 한다.

설상가상으로 토스뱅크 이용자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토스뱅크는 사전신청접수를 모집한 뒤 순서대로 신규 이용자를 받고 있다. 이날 기준 사전신청접수 인원은 160만명에 달한다. 이 중 현재까지 계좌를 열고 대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인원은 45만명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대출 증가 속도를 조절하려 토스뱅크는 지난 8일 이후 신규 고객 가입을 잠시 중단했다.

다만 토스뱅크는 정식 출범 전 사전신청 접수를 한 100만명에게는 이달 안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입장이다. 일시 중단했던 신규 고객 가입도 이번 주부터 재개할 방침이다. 이용자가 늘면서 대출 증가 속도가 이어지면 이번 주 안으로 대출 상품 판매가 중단될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대출 상품 판매가 중단되면 기존의 고금리 예금상품 혜택도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토스뱅크가 현재 운용 중인 수시입출금 통장 ‘토스뱅크 통장’은 전월 실적 조건과 납입 한도 없이 연 2% 수준의 예금이자를 매달 제공한다. 이런 고금리 예금 상품을 운용하려면 대출 상품을 통해 이자 수익을 만들어야 하는데, 대출 상품 판매가 중단되면 예금 상품 운용도 쉽지 않아서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제시한 대출 총량을 넘길 경우 대출 상품 판매를 중단할지 당장 결정되진 않았으나, 내부적으로 해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향후 대책을 두고 금융당국과 지속해서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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