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대여 1억6000만원인데…월마트·코스트코 줄서는 이유

중앙일보

입력 2021.10.11 14:59

업데이트 2021.10.11 17:18

미국 캘리포니아 롱비치 항구에 입항하기 위해 대기중인 컨테이너선들. 물류대란으로 아시아와 미국을 오가는 컨테이너선들이 발이 묶였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 롱비치 항구에 입항하기 위해 대기중인 컨테이너선들. 물류대란으로 아시아와 미국을 오가는 컨테이너선들이 발이 묶였다. 로이터=연합뉴스

연말 대목을 앞둔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들이 서부 항만 물류 대란으로 비상이 걸리자, 아예 선박을 빌리고 나섰다. 상품 수입에 소요되는 기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두 배 이상 늘어 대목 앞 비상이 걸리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월마트·코스트코·홈디포 등 미국 대형 유통업체들이 물류 위기 돌파를 위해 선박 대여에 나섰다. 코로나19 이전 아시아에서 상품을 수입하는데 걸리는 기간이 40일 내외였던 반면, 최근엔 80일 정도가 소요되고 있다. 컨테이너선이 태평양을 건너 몰려드는 로스앤젤레스(LA) 항만이나 롱비치 항만에선 심각한 병목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미 유통업체들은 핼러윈이나 추수감사절·크리스마스 등 쇼핑 수요가 급증하는 연말연시를 앞두고 결국 '전세 선박'이란 묘책을 냈다. 물류 업체들이 대여하는 선박은 한꺼번에 2000개의 컨테이너를 운반하는데, 이들이 빌린 전세 선박은 보통 1000개 안팎의 컨테이너를 운반한다. 규모가 작은 만큼 LA 항만 등 현재 병목현상이 발생한 대형 항만이 아닌 주변의 소규모 항만에서 통관 작업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그만큼 비용은 비싸다. 하루 선박 대여에 드는 비용은 14만 달러(한화 약 1억6700만원) 선으로 이전에 이용하던 물류업체 요금에 비해 두 배 이상이다. 가격 경쟁력을 고려해야 하는 소매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기도 하다.

홈디포 관계자는 "선박을 대여한다는 아이디어는 농담처럼 시작됐다. 선박을 빌렸던 전례가 없다"면서도 하지만 소비자들의 연말연시 장식품과 난방기 등 계절적 수요가 높은 상품의 재고를 늦지 않게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선박 대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코스트코는 현재 선박 3척을 대여했는데, 내년엔 아예 아시아 수입품 운송의 20%를 전세 선박에 맡길 계획을 세웠다. 지난 2012년 LA 항만 파업 사태 때 전세 선박을 사용했던 미국 최대의 소매유통업체인 월마트는 전세 선박을 이용함으로써 운송에 드는 시간을 좀 더 정확하게 알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선박중개업체인 브래머 ACM 쉽브로킹의 컨테이너선 전문가인 조너선 로치는 "아직 글로벌 공급망의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았다"면서도 "내년이 되면 유통업체들이 직접 선박을 빌릴 필요성이 없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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