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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김만배 “천화동인은 내 것…권순일 고향선배라 자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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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을 받는 민간사업자 화천대유의 대주주인 김만배(56)씨가 11일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는 바로 나”라고 말했다. 김씨가 “배당금 절반은 그분 것”이라고 말했다는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으로 불거진 실소유주 의혹을 전면 부인한 것이다.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지난해 7월 대법원 무죄 선고 전후로 권순일 전 대법관을 자주 만난 데 대해서도 “재판 거래 의혹은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라고 부인했다.

11일 오전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스1

11일 오전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스1

김만배 “사법부, 호사가 짜깁기대로 안 움직여…동향 선배에 사업 자문”

김씨는 이날 오전 뇌물공여 등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특혜·로비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의 소환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출석했다.

조사 직전 김씨는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했다. 지난해 7월 이재명 후보의 대법원 판결 전후로 자주 대법원으로 권 전 대법관을 찾아간 건 재판 관련 청탁을 위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 “우리나라 사법부가 호사가들이 추측하고 짜깁기하는 생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그런 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재판 관련 이런저런 논란은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라고 답했다.

김씨는 권 전 대법관을 ‘고향 선배’로 칭하며 집으로도 자주 찾아간 데 대해서도 “제 동향 선배인데 (사업과 관련) 다른 부분을 인수하려고 많은 자문을 드렸는데 그런 것들이 오해돼 곡해(曲解)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 전 대법관은 지난해 9월 퇴임 이후 11월 화천대유 고문으로 영입돼 매월 1500만원의 고문료를 받았다.

“천화동인 1호 소유주 유동규 아닌 나…녹취록은 의도적 편집”

김씨는 자신이 100% 대주주인 천화동인 1호와 관련해 “실질적인 소유주는 누구냐”는 질문에도 “바로 나”라며 “지금 제기되는 여러 의혹은 수익금 배분 등을 둘러싼 갈등 과정에서 특정인이 의도적으로 녹음하고 편집한 녹취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주들이) 각자가 분담해야 할 비용을 과도하게 부풀리면서 사실이 아닌 말이 오갔지만, 불법적으로 자금이 거래된 적은 없다”며 “검찰 수사에서 계좌 추적 등을 통해 자금 입출구를 철저히 수사한다면 현재 불거진 의혹들의 많은 부분이 해소될 거라 생각한다”라고도 말했다.

대장동 개발 사업 핵심 인물 관계도

대장동 개발 사업 핵심 인물 관계도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가 지난달 27일 검찰에 주주들의 대화 녹취 파일 10여 개와 자술서, 현금 뭉치 증거 사진 등을 제출했다. 녹취 파일에는 김씨가 지난해 10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김씨 몫 배당금의 절반인 700억원을 떼어주기로 약속했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한다.

또 정민용 변호사가 이달 9일 검찰에 낸 자술서에도 “유 전 본부장이 ‘천화동인 1호는 내 것’이라며 ‘김만배한테서 700억원을 받기로 합의했고 곧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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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김씨는 “정 변호사 자술서대로 만약 유동규가 주인이라면 저에게 찾아와서 돈을 달라고 하지 왜 정 변호사에게 돈을 빌렸겠나”고 반문하기도 했다.

김씨는 정 회계사 녹취 파일에 “(로비 자금) 실탄 350억원, 성남시의회 의장에게 30억원, 시의원에게 20억원” 등 정관계 로비 대상 ‘50억 클럽’ 논란이 제기된 데 대해선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10월 3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중앙포토

10월 3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중앙포토

그는 이날 권순일 전 대법관, 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 호화 법률 고문단을 고용한 이유에 대해 “호화 법률 고문단은 아니고 제 방어권 차원”이라고 했다. 화천대유에서 5년간 일하다 퇴직하며 50억원을 받은 곽상도 무소속 의원 아들을 두고선 “그분은 나름대로 저희 일을 하면서 재해를 입었다”라며 “(50억원이) 많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우리 회사 상여금이나 수익금을 분배하는 여러 가지 제도적 절차와 틀 속에서 정상적으로 처리한 것”이라고 밝혔다.

화천대유 김만배 소환, 주요 엇갈린 진술.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화천대유 김만배 소환, 주요 엇갈린 진술.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김씨는 “이유를 막론하고 이런 소동을 일으켜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라며 “검찰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라고 말했다.

기자들과 질의응답이 끝나고 김씨가 서울중앙지검 청사 안으로 들어가자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 도둑○아, 땅값 후려치고 분양가 바가지 씌우는 이 못된 ○○야”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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