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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전 형님 뒤에서 게릴라전하는 아우…삼성 위협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출시된 아이쿠우 Z5 모델. 아이쿠우는 비보의 서브 브랜드다. [GSM아레나 캡처]

지난달 출시된 아이쿠우 Z5 모델. 아이쿠우는 비보의 서브 브랜드다. [GSM아레나 캡처]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서브 브랜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샤오미와 비보‧오포가 삼성‧애플과 글로벌 시장에서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면, 이들 서브 브랜드는 ‘게릴라전’으로 틈새시장을 노리며 영역을 넓히는 중이다. 일부 브랜드는 특정 지역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은 물론 ‘형님 브랜드’를 제치는 수준으로 컸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지난 6일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인 비보는 ‘아이쿠우 Z5’를 공식 출시했다. 아이쿠우는 비보의 서브 브랜드다. 퀄컴의 스냅드래곤 778G와 6400만 화소 메인 카메라를 탑재한 이 제품의 출시 가격은 34만~42만원이다.

2019년 선보인 아이쿠우는 중국과 동남아시아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아이쿠우는 오프라인 채널 확장에 주력하는 형님 브랜드 비보와 달리 온라인 판매에 집중한다. 또한 1995년 이후 출생자들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시장을 넓히고 있다. 지난 상반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3.9%로 7위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 오포의 서브 브랜드인 '리얼미' 로고 [리얼미 홈페이지 캡처]

중국 스마트폰 업체 오포의 서브 브랜드인 '리얼미' 로고 [리얼미 홈페이지 캡처]

중국 시장 2위이자 글로벌 시장 4위인 오포는 ‘리얼미’라는 서브 브랜드가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어낼리틱스(SA)에 따르면, 리얼미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스마트폰 브랜드다. 리얼미는 지난 7월 브랜드 출시 37개월 만에 글로벌 누적 판매량 1억 대를 돌파했다. 1억대 판매까지 삼성전자는 73개월, 화웨이는 62개월이 걸렸다. 오포와 비보는 각각 57개월, 55개월이 소요됐고 애플은 44개월이 걸렸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리얼미는 이미 일부 지역에선 삼성전자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컸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 등에 따르면, 리얼미는 올해 2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5%로 6위를 차지했다. 18개 국가에선 출하량 기준 '톱5'에 진입했고, 글로벌 5G폰 시장에서도 점유율 5.9%로 5위다. 또한 2분기 필리핀 시장에서는 점유율 21%로 오포(20%)와 삼성(19%)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리얼미는 특히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집요하게 공략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200~399달러대 스마트폰 시장에서 리얼미는 점유율 6%로 삼성전자(8%)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

샤오미의 서브 브랜드인 '포코' 스마트폰 [폰아레나 캡처]

샤오미의 서브 브랜드인 '포코' 스마트폰 [폰아레나 캡처]

샤오미의 서브 브랜드인 ‘포코’ 역시 중저가 시장과 해외 시장을 노리며 판매량을 늘려가고 있다. 포코는 지난해 독립했지만, 여전히 샤오미의 서브 브랜드 역할을 하고 있다. 포코폰은 특히 ‘가성비 끝판왕’으로 불린다. 지난 4월 인도에서 출시한 포코 M2 모델은 1300만 화소 메인 카메라, 풀 HD+ 스크린, 5000mAh 배터리를 탑재하고도 14만원에 출시됐다. 포코는 올 2분기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3위에 오르기도 했다.

화웨이의 서브 브랜드였다가 독립한 아너가 올해 출시한 아너50 모델 [폰아레나 캡처]

화웨이의 서브 브랜드였다가 독립한 아너가 올해 출시한 아너50 모델 [폰아레나 캡처]

화웨이의 서브 브랜드였다가 분사한 아너도 재도약 중이다. 아너는 화웨이의 몰락 여파로 올 4월까지 판매량이 계속 줄었다. 올 상반기 중국 시장 점유율은 6.3%로 6위에 그쳤다. 하지만 지난 4월에 출시한 아너50과 8월에 선보인 프리미엄폰 매직3 시리즈가 인기를 끌며 반전을 이뤘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너의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다. 빨간 점은 아너의 월별 점유율 순위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너의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다. 빨간 점은 아너의 월별 점유율 순위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8월 아너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5%로 비보(23%)와 오포(21%)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측은 ”미국의 제재로 화웨이의 매출이 급감하고 있지만, 아너의 경우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며 과거 화웨이의 영광 재현에 한 발 더 다가섰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익명을 원한 업계 전문가는 “단일 브랜드를 고수하는 삼성전자나 애플과 달리 중국 업체들은 서브 브랜드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며 “중국에서 0%대 점유율로 고전하는 삼성전자도 갤럭시가 아닌 새로운 서브 브랜드로 중국 내 점유율 회복을 노리는 것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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