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대도 접었다 편다…자율주행용 '폴더블 핸들' 개발 성공

운전자의 조작이 필요 없는 완전 자율주행을 할 때 운전대(스티어링 휠)를 완벽히 접어 수납하는 시스템을 현대모비스가 개발했다. 아우디 등에서 일부 콘셉트카에 적용해 선보인 적은 있지만, 지금까지 양산된 적 없는 새로운 운전대다.

현대모비스가 자율주행차량에 적용하기 위해 개발한 접고 펼 수 있는 운전대. [사진 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는 이와 같은 ‘폴더블 조향 시스템’을 2년간 연구해 개발에 성공, 현재 국내외 특허 출원을 진행 중이다고 11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운전대는 앞뒤로 최대 25㎝까지 이동이 가능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완전 자율주행 모드에서 운전대를 접을 경우, 운전자는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또 운전석을 180도 회전해 뒷좌석 승객과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회의실 같은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앞서 아우디가 지난달 초 공개한 전기 콘셉트카 ‘그랜드스피어(Grandsphere)’가 이와 비슷한 시스템을 적용해 눈길을 끌었다. 현대모비스의 조향 시스템은 이런 ‘상상’을 현실화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된다.

기존에 개발 완료한 전자식 조향 장치도 이 시스템에 연계했다. 전자식 조향 장치는 운전대에서 발생한 조향력을 전자 신호로 바퀴에 전달해 제어하는 첨단 시스템이다. 주차장이나 고속도로 등 주행 상황에 따라 운전대의 반응성을 자동으로 높이거나 줄여 준다. 또 기계적 연결 장치를 제거했기 때문에 도로 위 요철이나 방지턱을 지날 때 운전대로 전달될 수 있는 진동을 걸러준다.

아우디 콘셉트카 그랜드스피어. 운전대가 대시보드쪽으로 들어가 운전자 공간이 넓어져 있는 모습. [유튜브 캡처]

특히 시스템 내 핵심 전자부품인 센서와 전자장치(ECU) 등을 각각 독립 제어가 가능하도록 설계해 하나의 장치에 이상이 생기는 비상 상황에서도 정상적인 조향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현대모비스 최장돈 전무(샤시·안전사업 그룹장)는 “기존의 것을 재해석하는 수준을 넘어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미래차에 적용될 부품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