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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우리 밥상에 전통의 맛과 멋 더하는 식품명인을 찾아서

중앙일보

입력

보글보글 된장찌개, 매콤한 김치 등 우리 밥상에 오르는 음식 중에는 옛날부터 이어져 온 식품이 많습니다. 흔하게 먹는 음식이지만, 역사와 전통을 지켜 그 맛과 멋을 널리 알리기 위해 힘쓰는 이들이 있어요. 바로 대한민국식품명인입니다. 명인, 하면 뭐가 떠오르나요. 주혜리 학생기자는 “무언가를 잘하거나 뛰어난 사람”이라고 답했는데요. 그 말처럼 명인은 어떤 분야에서 기예가 뛰어나 유명한 사람입니다. 그중에서도 우리 식품의 우수함을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나라에서 식품산업진흥법 제14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4·16조에 따라 식품의 제조·가공·조리 등 분야를 정해 식품명인을 지정하고 있죠. 소중 학생기자단이 찾은 서울 강남구 식품명인체험홍보관은 이러한 식품명인에 대해 알리는 데 앞장서는 곳이에요.

‘엿강정’으로 대한민국식품명인 제33호로 지정된 박순애 명인의 한과. 왼쪽부터 인삼정과(인삼꽃·위)와 다식, 타래과, 매작과, 약과(위)와 깨강정 등 한과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엿강정’으로 대한민국식품명인 제33호로 지정된 박순애 명인의 한과. 왼쪽부터 인삼정과(인삼꽃·위)와 다식, 타래과, 매작과, 약과(위)와 깨강정 등 한과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대한민국식품명인이란

“대한민국식품명인은 1994년부터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지정·인증했어요. 현재 80분이 활동하고 계시죠.” 조윤주 관장의 설명에 임선민·주혜리 학생기자가 깜짝 놀랐습니다. “80명은 굉장히 적은 숫자인 것 같은데 어떤 기준으로 선정하나요? 나이 제한도 있나요?” 선민 학생기자가 묻자 조 관장이 자세히 대답했죠.

우리 전통식품을 계승하는 대한민국식품명인에 대해 알아본 주혜리(왼쪽)·임선민 학생기자가 명인처럼 엿강정을 만들어봤다.

우리 전통식품을 계승하는 대한민국식품명인에 대해 알아본 주혜리(왼쪽)·임선민 학생기자가 명인처럼 엿강정을 만들어봤다.

“먼저 전통식품에 대한 내용이 실린 문헌 등 역사적 기록이 있어야 합니다. 또 해당 지역이나 집안에서 그 식품의 제조·가공·조리법을 원형대로 보전해 20년 이상 계승·개발하려 노력하고 있는지 조사하죠. 아무리 맛있게 만들어도 피자나 파스타는 식품명인의 분야가 될 수 없어요. 지역에서 사실 조사를 한 뒤 농식품부에 추천하면, 적합성 검토 및 심사를 통해 식품명인을 지정합니다. 음식 솜씨보다 역사적 사실을 강조하는 건 우리 문화를 지키고 제대로 알리기 위해 중요한 부분이에요. 20년 이상 종사해야 하니 보통 50~60대가 많고, 70~80대 명인도 계시죠. 1대 명인으로부터 전수 교육을 받고 10년 이상 종사하면 2대 명인이 될 수도 있어요. 지금은 개인적으로 전수하지만, 언젠가 전통식품 관련 학교나 훈련소를 세우는 게 목표입니다.”

서분례 명인

서분례 명인

혜리 학생기자가 “식품명인으로 선정되면 어떤 활동을 하고 어떤 혜택이 있는지” 질문했어요. “식품명인은 일종의 국가대표라고 할 수 있어요. 해당 식품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해 국가 브랜드가 되고, 전통식품을 홍보하기 위해 정부에서 추진하는 다양한 사업 및 교육 지원 등을 받을 수 있죠. 얼마 전 각 나라 한국문화원에 한과 등을 보낸 걸 예로 들 수 있겠네요. 식품명인 자격은 평생 유지되고, 자녀·제자 등에 전수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체험 활동을 진행하면 전국에서 명인님을 만나러 오세요. 연세는 많으셔도 엄청 열정적으로 많이 알려주기 위해 노력하시죠. 계절 따라 옥수수·감 등 지역 농산물도 가져오셔서 다 같이 나눠 먹은 추억도 있어요.”

김영근 명인

김영근 명인

박경원 학생기자는 “대한민국식품명인들의 전통식품을 전부 드셔보셨는지” 궁금하다며 기억에 남는 음식이나 배우고 싶은 기술이 있다면 꼽아달라고 했죠. 조 관장은 “조상님의 슬기로운 제조 방식과 자연적인 발효를 활용한 전통식품이라 하나같이 맛도 뛰어나지만 건강에도 유익한 식품”이라며 “임장옥 명인이 유기농 감을 이용해 만든 감식초를 활용한 오미자 감식초 에이드가 대통령부터 일반 시민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었고, 돌아가신 김영희 명인의 인삼정과가 중국대사관에서 크게 호평받은 게 기억에 남는다”고 했죠.

문완기 명인

문완기 명인

“쌀엿강정·떡·김치·부각 등 일반 시민이 체험관에서 배울 수 있는 식품명인들의 전통식품이 많습니다. 저도 여러 가지를 배웠고, 관련 강의도 하고 있죠. 앞으로도 발효장 분야 등 계속 배워 전통식품을 널리 알려 나갈 예정입니다. 또 코로나19가 잦아들어 현장 체험이 정상화되면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에요. 소년중앙 독자 여러분도 전통식품에 관심 있다면 체험관에서 200가지 정도 명인 관련 식품을 판매하고, 오프라인 외에도 가정에서 온라인으로 밀키트 체험도 가능하니 한번 살펴보세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조윤주(가운데) 식품명인체험홍보관장으로부터 대한민국식품명인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조윤주(가운데) 식품명인체험홍보관장으로부터 대한민국식품명인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대한민국식품명인에 대해 알아본 소중 학생기자단은 그중 떡·한과류에 속하는 ‘엿강정’을 체험해 보기로 했습니다. 식품명인의 분야는 ▷장류 ▷김치류 ▷떡·한과류 ▷차류 ▷엿류 ▷식초류 ▷식용유지류 ▷음료류 ▷묵 및 두부류 ▷기타(밥류·조림·부각·장아찌 등 기타 전통식품류) 및 전통주를 포함하는 전통식품 분야와 일반식품 분야가 있는데요. 2021년 7월 기준 전통식품 분야에서 80명(전통주 26, 장류 13, 김치류 6, 떡·한과류 9, 차류 6, 엿류 7, 기타 13)의 명인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일반식품의 경우 아직 기준이 미정이라 운영되지 않고 있죠.

한과 명인처럼 엿강정 만들어봐요

앞치마를 입고 조리용 장갑을 낀 소중 학생기자단 앞에 엿강정 재료가 놓였습니다. 하얀 멥쌀 튀밥, 노란 현미 튀밥, 진갈색의 조청이 메인이었죠. 조청은 곡물을 엿기름으로 삭혀 당화시킨 뒤 고아내 꿀처럼 걸쭉하게 만든 거예요. 이걸 좀 더 오래 고아 되직하게 만들어 굳히면 엿이 되죠. 여기에 쌀(튀밥)을 버무려 만든 강정을 비롯해 유과·유밀과·다식·정과 등 전통 과자를 통틀어 한과라고 해요. 우리 조상들은 한과를 혼례·제사를 비롯한 각종 잔칫상에 올려 건강과 복을 기원했습니다.

주혜리(왼쪽)·임선민 학생기자가 강봉석 명인이 만든 조청을 살펴보고 있다.

주혜리(왼쪽)·임선민 학생기자가 강봉석 명인이 만든 조청을 살펴보고 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조청을 만들 때 쓰는 겉보리와 엿기름가루를 만져보며 “엿기름이라고 해서 식용유 같은 걸 생각했다”고 고백했죠. “예전에는 집집마다 식혜를 만들어서 흔히 볼 수 있었지만 요즘 친구들은 잘 몰라요.” 고개를 끄덕인 두 사람은 조청을 맛봤습니다. “엄청 달콤해요.” “처음 조청을 먹어본 외국인들은 단맛이 나니까 꿀이나 설탕을 넣은 게 아니냐고 하는데 오로지 곡물만 가지고 발효해 만든 겁니다. 꿀을 이르는 청을 인공적으로 만들었다고 해서 조청이라고 해요.” 오늘 엿강정 만들기에 사용할 조청은 강봉석 명인이 만든 거였죠.

엿강정은 튀밥에 조청을 버무려 만든다. 현미 튀밥과 멥쌀 튀밥(맨 왼쪽 위·아래), 조청(윗줄 가운데)을 기본으로 단호박·비트(아랫줄 가운데) 가루를 넣어 색을 내고 견과류 등을 곁들여 맛과 영양을 더한다.

엿강정은 튀밥에 조청을 버무려 만든다. 현미 튀밥과 멥쌀 튀밥(맨 왼쪽 위·아래), 조청(윗줄 가운데)을 기본으로 단호박·비트(아랫줄 가운데) 가루를 넣어 색을 내고 견과류 등을 곁들여 맛과 영양을 더한다.

한과는 전국에서 오랜 세월 동안 각 지역에 맞게 만들다 보니 날씨·환경 등에 따라 사용하는 부재료, 만드는 방법 등이 조금씩 다르고 그에 따라 이름도 각양각색입니다. 강정에 치자 가루를 넣으면 치자강정, 깨를 넣으면 깨강정이 되는 식이에요. “엿강정은 쌀을 발효해 고두밥을 쪄서 볶아낸 튀밥에 조청을 버무려 만들어요. 조청도 보리에 싹을 내 엿기름을 만들고, 이를 우린 물을 쌀이나 찹쌀로 죽이나 고두밥 지은 것에 부어 삭히고 체로 거른 뒤 걸쭉하게 졸여 만들다 보니 시간과 정성이 많이 들어가죠. 오늘은 미리 준비해 둔 튀밥과 조청을 사용해 두 종류의 엿강정을 만들 겁니다. 여기 붉은색 가루는 비트인데요. 백련초 가루를 쓰기도 해요. 노란색은 단호박 가루입니다. 두 가지 색을 내고 견과류를 곁들일 거예요.”

튀밥에 조청을 버무린 뒤 비트 가루를 넣어 붉게 물들이고 있는 소중 학생기자단.

튀밥에 조청을 버무린 뒤 비트 가루를 넣어 붉게 물들이고 있는 소중 학생기자단.

눈을 반짝인 두 사람이 조 관장의 시범에 따라 깊숙한 팬에 기름을 살짝 두르고 중간불에 조청을 부었습니다. “거품이 조금 올라오면 단호박 가루를 넣어요. 너무 저으면 달고나처럼 되어 버리니 국자로 살살 저어주세요. 잘 녹았다 싶으면 튀밥을 붓고 색이 고루 배게 뒤적거려 줍니다.”
설명을 들을 땐 쉬워 보였는데, 주걱질이 마음처럼 잘되지 않네요. “조금 너무 굳었다 싶으면 조청을 살짝 더해주고 다시 버무리면 돼요. 흰색이 안 보이게 색이 잘 입혀지면 견과류를 적당량 넣어 섞어주세요.” 강정 재료가 순식간에 완성됐죠. 그다음은 모양을 빚어낼 차례. 트레이에 강정틀을 놓고 비닐을 깐 다음 달라붙지 않도록 기름을 살짝 발라줍니다. 여기에 강정 재료를 넣고 틀에 맞춰 편평하게 만들어요. 손으로 살짝살짝 눌러 펴준 뒤 밀대로 밀어줍니다. 한 김 식힌 뒤 칼로 잘라주는데, 네모로 자르거나 사선으로 자르는 등 모양은 마음대로 할 수 있죠. “안 식었을 때 자르면 모양이 변형될 수 있으니 조심하세요. 흥부가 박을 타듯 슬근슬근 썰면 됩니다.”

전통식품 엿강정 만들기에 이어 보자기 포장법을 배우는 학생기자단.

전통식품 엿강정 만들기에 이어 보자기 포장법을 배우는 학생기자단.

이어 비트 가루를 넣은 붉은색 엿강정도 만들어낸 소중 학생기자단. 한입 베어 무니 파는 것보다 맛있다고 입을 모으네요. 노란 강정에서는 단호박 향도 살짝 나는 듯하고요. 완성한 엿강정을 상자에 골고루 담자 조 관장이 “이효재 선생님의 보자기 포장법 하나 알려줄게요”라고 귀띔했죠. 보자기 네 귀퉁이를 모아 쥐고 아래 상자를 한 바퀴 비틀어 고무줄로 고정한 뒤 귀퉁이를 각각 줄에 끼워 손쉽게 꽃 모양을 만들었어요. 선민 학생기자는 “평소에도 유익하게 잘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멋지게 완성된 한과 선물상자를 품에 안았습니다.

주혜리(왼쪽)·임선민 학생기자가 조윤주(가운데) 식품명인체험홍보관장과 함께 식품명인에 대해 알아보고 명인 품목 중 하나인 엿강정도 만들어봤다.

주혜리(왼쪽)·임선민 학생기자가 조윤주(가운데) 식품명인체험홍보관장과 함께 식품명인에 대해 알아보고 명인 품목 중 하나인 엿강정도 만들어봤다.

한과 만든 지 45년…박순애 명인 인터뷰

소중 학생기자단이 체험한 ‘엿강정’ 명인으로는 대한민국식품명인 제33호로 지정된 박순애 명인이 있습니다. 전남 담양은 조선 초 양녕대군이 낙향해 지냈던 곳인데요. 당시 동행했던 궁녀들이 쌀엿과 조청 제조기법을 전수, 한과 생산의 기반이 되었다고 해요. 박순애 명인은 송강 정철의 처가이기도 한 담양 문화 유씨 가문의 6대 종손에 시집와 한과를 만들기 시작했죠. 소중 학생기자단이 박순애 명인과 서면으로 만났습니다.

박순애 명인은 전남 담양에서 45년째 한과를 만들며 국내외에 전통 한과의 맛을 알리고 있다.

박순애 명인은 전남 담양에서 45년째 한과를 만들며 국내외에 전통 한과의 맛을 알리고 있다.

경원: 어떤 계기로 한과를 만들게 되셨나요. 어떤 노력을 하신 끝에 한과 명인이 되셨는지도 궁금합니다.  

한과를 만든 지는 45년 정도 되었습니다. 집안 대대로 한과를 만들어서 자연스럽게 한과를 만들기 시작했죠. 오랫동안 하다 보니 집안의 한과 비법을 전수했고, 그러다 보니 명인이라는 자리에 오게 됐습니다. 명인이라는 자부심과 책임감이 크네요.

리안: 전통 한과는 언제부터 만들었나요? 또 지역마다 한과의 종류나 만드는 방법 등은 어떻게 다른가요.  

한과는 우리나라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과자를 통칭하는 말입니다. 한과 관련 내용은 『삼국유사』의 가락국기 수로왕조에 처음 나와요. ‘과(果)’라는 말이 기록돼 삼국시대에 이미 한과를 만들었다고 짐작할 수 있죠. 통일신라시대에는 다과상이 발달하고, 고려 땐 크고 작은 행사에 유밀과를 올렸죠. 조선시대에 이르면 왕부터 일반 개인의 상차림까지 고루 한과가 등장해요. 한과는 곡식을 발효해 만드는 것이 특징이자 장점입니다. 곡식·견과류를 조청에 버무려 만든 엿강정, 곡식가루를 반죽해 기름에 지지거나 튀기는 유밀과(약과), 식물 뿌리·열매를 데쳐 조청·꿀에 조린 정과 등 종류가 350여 가지에 이르는데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들기 때문에 지역마다 방법은 거의 비슷하며 지역에서 생산되는 재료에 따라 조금씩 달라집니다.

강정을 밀대로 밀어 편평하게 모양을 잡고 있는 박순애 명인.

강정을 밀대로 밀어 편평하게 모양을 잡고 있는 박순애 명인.

혜리: 한과는 색이 예쁘고 맛도 좋은데요. 대표적으로 어떤 색을 사용하는지, 어떻게 색을 내는지 궁금합니다.

오방색으로 흰색(찹쌀), 검은색(검정깨·흑미·석이버섯), 붉은색(오미자·복분자·백년초 가루), 노란색(치자·송화·단호박), 파란색(녹차·쑥·청태)을 주로 사용하며 각각 부재료를 사용해 색을 내죠.

경원: 우리 가족은 한과를 좋아해서 부모님과 담양 창평에 가서 한과를 사곤 해요. 담양 지역 한과의 특색은 무엇인가요.

넓은 평야가 있는 지역이라 한과의 주재료인 쌀이 풍부하며, 품질 또한 우수합니다. 그 쌀을 이용해 조청을 고아 한과를 만들기 때문에 맛이 고소하며 담백해요. 담양 창평 지역이 쌀엿으로 전국적으로 유명한데요. 쌀엿 생산 전 단계가 조청이죠. 그 조청으로 만든 담양한과라고 홍보하다 보니 담양한과라는 명성을 얻게 됐고, 자연스럽게 사명이 담양한과가 되었습니다.

옛날부터 혼례·제사 및 각종 연회·잔칫상에 올려 즐겼던 한과. 궁중 연회상에는 24가지의 한과를 올리기도 했다. 왼쪽 위부터 차례대로 약과·오렌지정과·쌀엿강정(백년초)·양갱·다식·양갱·깨강정·호두정과·매작과.

옛날부터 혼례·제사 및 각종 연회·잔칫상에 올려 즐겼던 한과. 궁중 연회상에는 24가지의 한과를 올리기도 했다. 왼쪽 위부터 차례대로 약과·오렌지정과·쌀엿강정(백년초)·양갱·다식·양갱·깨강정·호두정과·매작과.

선민: 어떤 마음을 갖고 한과를 만드시나요? 자신만의 특별한 비법이 있다면 귀띔해 주세요.

정성과 마음을 담아 한과를 만드는 게 비법이랄까요. 쌀·찹쌀·보리·수수·율무 등 한과에 들어가는 농산물은 모두 지역에서 생산된 것만 사용하며 조청 또한 옛 조상의 비법을 그대로 전수받아 한과를 만들고 있답니다.

경원: 한과를 만들다 실패한 적도 있나요. 그땐 어떻게 하시나요.

실패한 경우도 많아요. 하지만 그때마다 더 좋은 맛을 내기 위한 실패라 생각하고, 실패한 원인을 짚어보고 개선해 나가고 있죠.

박순애 명인은 강정을 응용해 아몬드·호두·크랜베리·해바라기씨·호박씨 등 견과류를 넣은 하루영양바를 개발했다.

박순애 명인은 강정을 응용해 아몬드·호두·크랜베리·해바라기씨·호박씨 등 견과류를 넣은 하루영양바를 개발했다.

선민: 명절에 먹고 남은 한과는 어떻게 보관하면 좋은지, 만들어진 날부터 얼마나 보존 가능한지 알려주세요.

한과는 습도가 많은 곳이나 햇빛에 많이 노출되는 곳을 최대한 피해서 보관한다면 평균적으로 6개월 정도는 두고 맛을 볼 수 있습니다.

리안: 현재 한과의 주소비층은 누구인가요.

특정 소비층이 있다기보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해주세요. 최근에는 젊은 층이 한과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다양한 한과 관련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급식용이나 간식거리, 운동이나 여행을 하면서 먹을 수 있는 영양바·곡물바·홍삼바·초코한과 등의 한과도 많이 만들고 있죠.

선민: 한과는 명절 때 주로 찾아선지 양도 많고 비싼 편이라고 느껴집니다.

옛날에는 양이 많았었지만 지금은 먹기 쉽게 소포장 단위로 만들고 있어요. 명절 때 선물세트 외에도 간식거리, 급식 등으로 많이 소비되고 있어 부담스럽지 않은 양으로 구성하죠. 또 과거에는 수작업으로 생산·포장해서 가격이 비싼 편이었지만 최근에는 기계화를 많이 이뤄서 예전보다 많이 저렴한 편입니다.

담양한과는 한과 생산 과정의 80% 정도를 기계화해 가격을 많이 낮추고 수출에도 힘쓰고 있다.

담양한과는 한과 생산 과정의 80% 정도를 기계화해 가격을 많이 낮추고 수출에도 힘쓰고 있다.

경원: 아들과 며느리에게 기술 전수를 하고 있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기술 전수는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현재 아들과 며느리와 함께 담양한과를 운영해요. 각자 역할 분담해 기술 전수를 하고 있죠. 딸은 서울에서 도와주고요. 같이 한과 체험행사를 하기도 합니다.

혜리: 한과를 잘 접해보지 못한 어린이·청소년이나 외국인에게 어떻게 한과를 홍보하시나요.

한과 체험학습을 많이 열고 있습니다. 그때마다 한과의 우수성과 장점 및 종류 등을 설명해 주고, 함께 만들면서 한과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지고 있다는 걸 피부로 느끼곤 하죠. 코로나19 이전에는 프랑스 파리 등 해외에 나가 한과를 알리는 캠페인도 자주 했어요. 현재 미국·호주·캐나다에 수출도 하고 있죠.

선민: 식품명인으로 활동하며 힘들 때, 보람을 느꼈을 때는 언제인가요.

한과가 자꾸 잊히는 것이 안타까워요. 그래도 옛 맛을 살려서 만들고 있고, 맛있다는 말과 더불어 전통을 꼭 이어달라는 응원을 받을 때가 가장 보람 있습니다.

소중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명절마다 먹는 한과를 어떻게 만드는지 궁금했었는데, 이번 취재 덕분에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었어요. 관장님께서 쌀엿강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셨는데, 가장 새로웠던 것은 엿강정을 만들 때 필요한 조청이었죠. 달짝지근한 맛인데 설탕이나 꿀이 하나도 안 들어갔다는 점이 놀라웠어요. 조청의 주재료는 엿기름과 쌀인데, 엿기름이 기름의 한 종류가 아니라 보리를 갈아 만든다는 사실이 참 재미있고 신기했습니다.
쌀엿강정 만들기는 생각보다 간단하고 재미있었어요. 비트와 호박으로 물들여 예쁘게 만들어진 쌀엿강정을 보니 정말 뿌듯했습니다. 다 만든 후 관장님께서 꽃 모양으로 보자기를 포장하는 법도 가르쳐주셨어요. 방법은 어렵지 않았지만 보자기로 포장한 모습은 한결 고급스러워 보였죠. 식품명인체험홍보관에서는 쌀엿강정 외에도 궁중 떡볶이, 막걸리, 김장 등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다고 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른 전통 음식 만들기 체험도 해보고 싶어요.
-임선민(서울 명원초 5) 학생기자

할머니 댁 가면 자주 보는 한과를 내 손으로 직접 만든다는 게 신기했어요. 그냥 만들어진 한과를 먹을 때는 몰랐는데 실제 한과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정성이 어마어마하다고 느꼈습니다. 요즘은 공장에서 기계로 만드는 것도 많은데 관장님이 손수 만드는 과정을 설명해주시고 제가 직접 만들고 또 먹어 보니 한 입 한 입 먹을 때 의미가 새로웠고 더 맛있게 느껴졌죠. 하나하나 자세히 설명해 주셔서 우리가 손쉽게 즐겨 먹는 한과가 깊은 역사와 문화를 갖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됐고요. 쌀엿강정말고도 식품명인이 만드는 다양한 식품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고 더 많은 전통식품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주혜리(서울 신구초 5)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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