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삼성家 주식 팔아 빚 갚으면…대출이자 월 46억→1억대

중앙일보

입력

고 이건희 삼성 회장(왼쪽에서 둘째)이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맨왼쪽), 홍라희 전 리움 미술관장(오른쪽에서 둘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맨오른쪽)과 함께 2012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기자들과 만나 얘기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고 이건희 삼성 회장(왼쪽에서 둘째)이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맨왼쪽), 홍라희 전 리움 미술관장(오른쪽에서 둘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맨오른쪽)과 함께 2012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기자들과 만나 얘기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삼성그룹 오너 일가가 삼성 계열사 주식 매각을 결정했다. 주식 처분으로 기존 금융 대출에 따른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11일 재계와 금융감독원 공시 등에 따르면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은 지난 5일 KB국민은행과 삼성전자 주식(1994만1860주·시가 약 1조4000억원) 매각신탁 계약을 했다. 같은 날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은 삼성SDS(150만9430주·약 2400억원),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삼성생명(345만9940주·약 2500억원)·삼성SDS(150만9430주·약 2400억원) 주식 매각신탁 계약을 국민은행과 각각 했다.

이들이 지분을 매각하면 그만큼 오너 일가의 삼성그룹 지배력이 약화한다. 삼성전자 개인 최대주주(2.3%)인 홍 전 관장이 매각하는 삼성전자 주식은 지분율로 따지면 0.33%다. 개인 최대 주주 지위는 유지하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포함해 오너 일가의 지분을 그만큼 줄어든다.

삼성SDS는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이 이재용 부회장에 이어 개인 공동 2대 주주(3.9%)다. 여기서 각각 150만9430주를 처분하면 지분율은 각각 1.95%로 감소한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한 축인 삼성생명의 주식도 이번 지분 매각 대상이다. 지분 매각이 끝나면 이서현 이사장이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은 현 3.46%에서 1.73%로 줄어든다.

매각 지분 가치, 8일 종가 기준 2조 상회 

삼성그룹 일가의 금융 대출. 그래픽 김영옥 기자

삼성그룹 일가의 금융 대출. 그래픽 김영옥 기자

삼성 일가가 이번에 보유 지분을 매각하는 건 상속세 부담 때문이다. 이들은 처분 신탁의 목적에 ‘상속세 납부용’이라고 밝혔다.

고 이건희 회장의 유산(약 26조원) 중 계열사 주식 가치는 19조원가량이다. 여기서 주식으로 상속한 지분에 대한 세금은 홍 전 관장은 약 3조1000억원, 이 사장 2조6000억원, 이 이사장 2조4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상속세 납부를 위해 이들은 지난 5월 금융권에서 대규모 주식 담보 대출을 받았다. 홍 전 관장은 삼성전자 주식을 담보로 1조원을 빌렸다. 메리츠증권(5000억원)·우리은행(2000억원)·하나은행(1900억원)·한국증권금융(1100억원) 등이다. 대출 금리(연 2.1~5%)를 고려하면, 줄잡아 매달 31억6000만원대.이자를 내고 있다.

이부진 사장도 삼성물산 지분을 담보로 하나은행(1500억원)·한국증권금융(1800억원)에서 총 3300억원을 빌렸다. 연 2.1~2.7%의 금리를 내고 있는데, 이자가 매달 6억6000만원가량 된다.

이서현 이사장의 경우 삼성물산·삼성SDS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 한국증권금융(1800억원)·하나은행(1271억원)·하나금융투자(800억원)에서 빌린 돈의 이자는 8억여 원이다.

고 이건희 삼성이 회장이 73번째 생일에 서울 신라호텔에서 사장단 부부를 초청해 만찬을 주재했다. 이 회장이 부인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왼쪽)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오른쪽)의 손을 잡고 행사장에 들어가고 있다. [중앙포토]

고 이건희 삼성이 회장이 73번째 생일에 서울 신라호텔에서 사장단 부부를 초청해 만찬을 주재했다. 이 회장이 부인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왼쪽)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오른쪽)의 손을 잡고 행사장에 들어가고 있다. [중앙포토]

이들이 이번에 국민은행을 통해 주식을 처분한 주식을 모두 대출 상환에 쓴다고 가정하면, 홍 전 관장(1조원)과 이 이사장(3871억원)은 대출 전액을 상환 가능하다.

이 사장의 경우 대출의 70% 이상을 상환할 수 있다(3300억→900억원). 금리가 높은 대출(하나은행)부터 갚는다면, 한국증권금융에 매달 1억5700여 만원의 이자만 내면 된다. 세 사람이 매달 46억3000여 만원씩 납부하던 대출이자를 1억원대로 조정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삼성 일가가) 개인 자격으로 주식을 매각하거나 대출 받은 내용에 대해 회사 측이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며 “공시 수준 외에 더 이상 확인되는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