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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해도 날씬해도…40대 남성 암 잘 걸리는 '뜻밖 요인'

중앙일보

입력

[사진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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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줄 체중’이라는 말을 흔히 쓴다. 체중을 고무줄처럼 쉽게 찌웠다 뺀다는 뜻인데, 이런 체질을 가진 이들은 ‘마음만 먹으면 곧잘 살을 뺄 수 있다’는 사실을 은연중에 자랑하기도 한다. 이런 고무줄 체중이 결코 건강에 좋은 것이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8일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팀에 따르면 40세 이상 남성이 체중 변화가 심할수록 암 발생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를 활용해, 2002~2011년 5회 이상 건강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남성 약 170만명을 추적ㆍ관찰했다. 이 중 총 1만1500명에서 암이 발생했다. 정확한 통계를 위해, 이전에 암 발생 이력이 있거나 기간 중 사망한 이들은 제외했다.

연구팀은 체중 변화량에 따라 표본을 5개 그룹으로 분류하고, 그룹별 암 발생위험도를 따져봤다. 그 결과 평균 체중 변화량이 큰 그룹일수록 암 발생위험이 꾸준히 상승했다. 가령, 평균 체중 변화량이 가장 큰 5그룹(2.5kg 초과)은 가장 작은 1그룹(1.22kg 미만)에 비해 전체 암 발생위험이 약 22% 증가했다. 세부 암 종별로는 분류했을 때, 5그룹은 1그룹에 비해 폐암, 간암, 전립선암 위험이 각각 22%, 46%, 36% 높았다. 절대적인 표본은 적지만, 신장암 위험도 38% 상승했다. 특히, 이러한 경향은 고령, 비만, 규칙적 운동 여부와 관계없이 나타났다. 잦은 체중 변화 그 자체만으로도 암 발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고무줄 체중은 왜 암 발생위험을 높이는 걸까. 연구팀은 그 원인으로 염증을 지목했다. 체중 변화 시 근육량 감소 혹은 지방증가가 염증을 일으키거나 방어능력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그간 여성의 반복적인 체중 변화가 신장암, 유방암, 자궁내막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알려졌으나, 남성의 경우 비교적 연구가 부족했다. 이번 연구는 남성의 체중 변화와 암 발생위험 간의 관계를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박민선 교수는 “이번 연구는 중장년층 남성이 체중 변화량이 큰 경우, 암 발생위험이 높아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과도하게 열량 섭취를 줄이는 등 급격한 체중 변화를 유발하는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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