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의혹' 최윤길·시의원, 성남개발公 만든 뒤 민주당 입당

중앙일보

입력 2021.10.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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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의 민간참여사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의 부회장으로 재직 중인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대장동 개발을 민관합동 방식으로 하기 위해선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설립돼야 하는데 최 전 의장이 재임 시절 여기에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최 전 의장은 성남시의원 시설인 2010년 대장동 개발을 추진하던 민간업자들의 로비 대상이 되기도 했다.

게다가 ‘성남시의장에게 30억원, 성남시의원에게 20억원이 전달됐다’는 의혹까지 공개됐다. 물론 최 전 의장이 근무하는 화천대유 측은 이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화천대유는 “현금 지출로 전표 처리된 것은 대부분 자기앞 수표 인출로 알고 있고, 실제 현금 지출은 그렇게 큰 규모가 아니다”라며 “현금 사용처는 수사기관에서 철저하게 조사하고 확인한다면 대부분 규명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전 의장도 주변에 “녹취록의 30억원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다른 임직원들처럼 화천대유와 약 40억원의 성과급 약정을 맺었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화천대유 근무 전 성남시의회 의장, 역할에 의문 증폭

성남도시개발공사. 연합뉴스

성남도시개발공사. 연합뉴스

10일 성남시의회 등에 따르면 최 전 의장은 3선 시의원이던 2012년 새누리당 소속으로 제6대 후반기 의장에 당선됐다가 탈당해 민주통합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그가 의장 재직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2013년 2월) 안건이 시의회를 통과했다. 당시 새누리당 성남시의원들은 “공사 설립 조례안이 최 의장의 불법성 의혹이 있는 밀어붙이기식 날치기로 통과됐다”며 반발했다.

당시 사정에 밝은 전 성남시의원은 “최 전 의장과 새누리당 의원 2명이 조례안 의결에 결정적 역할을 해 공사가 설립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최 전 의장은 의장이 되기 전인 2010년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는 대장동 비리 의혹으로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당시 성남시 시설관리공단 본부장)의 경력 등을 문제 삼았다. 성남시의회 제174회 행정기획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최 전 의장은 유 전 본부장에게 “답변하는 태도를 고쳐야 할 필요가 있다” “임원 자격에 맞지 않는다”와 같은 지적을 했다. 성남시의원 A씨는 “경력이 안 되는 사람을 앉혀놓으니 의회에서 말이 많았다. 최 전 의장이 앞서서 유 전 본부장에게 따져 묻곤 했으나 어느 순간 태도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대장동 개발 사업 과정에서 최 전 의장은 2010년 민간 개발업체로부터 ‘대장동을 민간사업자가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하지만 돈을 곧바로 돌려줘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당시 민간 개발업체에는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 등도 관여하고 있었다.

성남시의회 한 관계자는 “최 전 의장이 남 변호사나 정 회계사와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것으로 안다”며 “최 전 의장이 억대 연봉에 상당한 성과급을 약속받은 것으로 전해진 만큼 그가 로비 창구 역할을 했는지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는 최 전 의장에게 수차례 전화를 하고 문자메시지를 남겼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화천대유 관계자는 “최 전 의장은 의회를 그만둔 지 7년 정도 된 분”이라며 “그가 의회 활동 중 어떤 일을 했는지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재명 선대위원장 지내기도…이후 화천대유 근무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이 지난해부터 화천대유자산관리에서 일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이 지난해부터 화천대유자산관리에서 일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최 전 의장은 2014년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재선에 도전했을 때 후보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재선에 성공한 이 시장은 2015년 3월 그를 성남시체육회 상임부회장으로 임명했다. 최 전 의장은 2016년 11월 상임부회장으로 활동하며 수천만 원의 활동비를 지출 증빙 없이 개인 통장으로 이체받았다는 의혹을 받았다. 당시 성남시의회는 최 전 의장에 대해 해임 촉구 결의안을 채택하기도 했다.

2002년부터 12년간(3선) 성남시의원을 지낸 최 전 의원은 선거구에 판교 지역이 포함돼 있다. 지난해부터 화천대유에서 부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성남시의회 야당은 대장동 특혜의혹 행정 사무조사 대상에 공사 설립 경위도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유 전 본부장과 최 전 의장이 공사 설립의 양 축 역할을 한만큼 추진 경위를 들여볼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성남시의회 야당은 지난달 23일 ‘성남시 대장동 특혜의혹 행정사무조사 요구 안건’을 발의했다. 오는 12일 시의회 본회의에서 심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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