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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서울 경선장 밖 축제 벌인 이재명 캠프…내로남불 거리두기는 여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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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경기지사가 10일 서울 경선장에 들어가기 전에 지지자가 들고 있던 현수막을 함께 들어 올리고 있다. 현수막엔 ″나는 권력이 필요한 게 아니라 일을 할 수 있는 권한이 필요한 사람입니다″고 적혀있다. 송승환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경기지사가 10일 서울 경선장에 들어가기 전에 지지자가 들고 있던 현수막을 함께 들어 올리고 있다. 현수막엔 ″나는 권력이 필요한 게 아니라 일을 할 수 있는 권한이 필요한 사람입니다″고 적혀있다. 송승환 기자

8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대선 지역 순회 경선의 종지부를 찍는 서울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 앞 광장은 이재명 경기지사 지지자들의 축제의 장이었다. 굵은 빗줄기가 내렸지만 이 지사의 지지자들은 파란색 천막 아래서 우의를 입고 사물놀이 장단에 맞춰 기차놀이를 했다. 손에 든 팻말에는 ‘정권재창출’, ‘대동세상’, ‘TV조선 아웃’ 등이 적혀 있었다. 이재명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인 우원식 민주당 의원이 지나가자 “우원식”을 연호하며 박수를 쳤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경기지사가 10일 서울 경선장에 들어가기 전 지지자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송승환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경기지사가 10일 서울 경선장에 들어가기 전 지지자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송승환 기자

분위기는 오후 2시 10분쯤 네 명의 후보 중 이 지사가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하자 절정을 찍었다. 1000여명의 지지자들이 경찰이 설치한 펜스 앞에서 “이재명”을 외치는 모습은 콘서트장 앞을 메운 팬클럽의 분위기를 방불케 했다. 전날 승리를 사실상 확정지은 이 지사는 입구와 멀찍이 떨어진 곳에 차를 세운 뒤 내렸다. 이 지사는 펜스에서 손을 내미는 지지자들과 일일이 주먹 인사를 나눴고, 사진촬영을 요청하는 지지자와 ‘셀카’를 찍는 여유도 보였다. 지지자가 흔든 현수막 중 하나를 집어 함께 들었는데 “나는 권력이 필요한 게 아니라 일을 할 수 있는 권한이 필요한 사람입니다”고 적혀 있었다.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자들은 이재명 캠프와 다소 떨어진 행사장의 측면에 천막을 쳤다. 이 때문에 전날처럼 두 캠프 지지자들이 서로 도발하고 충돌하는 모습은 재연되지 않았다. 이 전 대표의 지지자들도 “지켜줄게”, “결선 가자” 구호를 외치며 단체 율동을 하는 등 마지막 날까지 뜨거운 응원 열기를 보였다. 파란색 가발을 쓴 지지자들이 캠프 소속 윤영찬 의원과 사진을 찍고 포옹을 하는 등 경선 레이스 마지막 순간의 아쉬움을 달래는 모습도 보였다. 이 전 대표는 오후 2시 30분쯤 도착해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눈 뒤 행사장 대기실로 들어갔다.

추미애 캠프 지지자들은 이날 ″민주당 원팀″을 외치며 경선 종료 뒤 원팀 만들기를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송승환 기자

추미애 캠프 지지자들은 이날 ″민주당 원팀″을 외치며 경선 종료 뒤 원팀 만들기를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송승환 기자

추미애 캠프의 이날 응원 기조는 “민주당 원팀”이었다. 추 전 장관의 지지층을 이끌어온 ‘개국본(개혁국민운동본부)’은 “이재명은 합니다”, “민주당 원팀”이 적힌 현수막을 걸고 구호를 외치며 이미 경선 이후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추미애 캠프의 응원전을 주도해온 개국본(개혁국민본부)는 경선 마지막 날인 10일 ″이재명은 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걸었다. 송승환 기자

추미애 캠프의 응원전을 주도해온 개국본(개혁국민본부)는 경선 마지막 날인 10일 ″이재명은 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걸었다. 송승환 기자

현장에서 만난 민주당 지지자들은 “정권 재창출이 최종 목표”라고 답하는 데는 주저함이 없었다. 하지만 일부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부산에서 온 이 전 대표 지지자 전모(61)씨는 “경선 결과에 승복하는 것은 당연한 자세”라면서도 “대장동 사건과 이 지사의 연관성이 나올 경우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윤영찬 의원은 “선거 관리 등 여러 아쉬움이 있었지만 결국 여기까지 왔고 민주당이 바라는 승리는 정권 재창출이기 때문에 그것을 향해서 이 전 대표와 캠프 소속 모든 의원은 한마음 한뜻으로 갈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장동 이슈에 대해선 “흐름이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여러 가지 변수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되는 10일 서울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 앞 광장에 천막을 친 이재명 캠프 지지자들이 사물놀이를 하며 어깨춤을 추고 있다. 송승환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되는 10일 서울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 앞 광장에 천막을 친 이재명 캠프 지지자들이 사물놀이를 하며 어깨춤을 추고 있다. 송승환 기자

민주당 지역 순회 경선 내내 지적된 방역수칙 위반 소지는 이날도 드러났다. 민주당 서울 경선이 열린 SK핸드볼경기장은 올해 ‘2021 다시 함께, K팝 콘서트’ 등 여러 공연이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취소된 곳이다. 하지만 이날 행사장 앞 좁은 광장엔 민주당 지지자 2000여명이 모여들어 악수와 포옹을 했지만 현장을 통제한 경찰은 해산을 요구하거나 거리두기를 강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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