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지리뷰] 빛과 소리의 폭포… 황홀했던 제주의 미디어아트 여행

중앙일보

입력 2021.10.10 12:00

업데이트 2021.10.11 18:25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민지리뷰는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세상의 힙한 것들을 리뷰합니다.
 아르떼뮤지엄 제주의 워터폴. [사진 아르떼뮤지엄]

아르떼뮤지엄 제주의 워터폴. [사진 아르떼뮤지엄]

원래는 스피커를 만드는 공장이었다. 공장의 기계를 비워내고 빛과 소리의 미디어아트로 채워 넣어 웅장한 스케일로 제주 여행 핫플로 떠오르고 있다. ‘아르떼뮤지엄 제주’ 이야기다. 8m 높이에서 초현실적으로 쏟아지는 폭포와 서양미술사 속 거장들의 작품으로 피어나는 정원, 별빛의 흐름을 따라 우주의 신비를 만나는 공간까지! 카메라 속 인생 사진을 가득 남기고 올 수 있는 아르떼뮤지엄 제주를 소개한다. 사진을 찍어 줄 누군가가 없다면 가방 안에 셀카봉 하나쯤 준비해야 할 것. 제주여행에서 한 코스로 방문했지만, 이곳에 가고 싶어 다시 제주행 비행기에 오르고 싶을 만큼 홀딱 반해버렸다.

아르떼뮤지엄 제주

어떤 곳인가요.

제주 애월읍에 있는 국내 최대 미디어아트 전시관입니다. 디자인 컴퍼니 ‘디스트릭트’가 선보이는 몰입형 전시관이에요. 디스트릭트는 코엑스 삼성 외벽에 ‘웨이브(Wave)’란 미디어아트 작품을 내걸면서 이름을 알렸어요. 제주에 ‘영원한 자연’이란 주제로 뮤지엄의 문을 열면서 디스트릭트의 손길로 미디어아트를 구현했어요.
원래 이곳은 스피커를 만들던 공장이었다고 해요. 규모가 4628㎡(약 1400평)인데, 규모가 얼마나 웅장한지 몰라요. 그 안을 빛과 소리로 구성한 미디어아트로 채워내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여행할 때마다 현지 전시회를 찾아가는 편인데, 지난 5월 제주 여행 중에 방문했어요. 다음에 전시가 바뀌면 꼭 다시 가고 싶어요.

이곳에 관심 갖게 된 이유가 있나요.

인스타그램 피드에 제주 아르떼뮤지엄 사진이 올라오더라고요. 미디어아트 중 미디어폭포 사진이 굉장히 인상 깊었어요. 사진을 뚫고 나오는 미디어폭포의 웅장함을 직접 눈으로 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현장에 가보니 ‘워터폴(Waterfall)’관에서 이 폭포를 만날 수 있었어요. 다양한 물성을 담아내는 폭포가 8m 높이에서 초현실적으로 쏟아지는 모습이 14각 거울을 통해 보이는데 웅장함의 최고봉이었던 것 같아요.

그림 속으로 들어와 있는 착각을 들게 하는 '가든'. [사진 아르떼뮤지엄]

그림 속으로 들어와 있는 착각을 들게 하는 '가든'. [사진 아르떼뮤지엄]

가든 공간은 내가 아르떼뮤지엄 관람 중 가장 오랜 시간 머문 곳이다. 고흐·클림트·모네 등 좋아하는 작가의 대표작을 음악과 같이 감상하는 시간은 특별했다. [사진 심규원]

가든 공간은 내가 아르떼뮤지엄 관람 중 가장 오랜 시간 머문 곳이다. 고흐·클림트·모네 등 좋아하는 작가의 대표작을 음악과 같이 감상하는 시간은 특별했다. [사진 심규원]

전시에 대해 궁금해지네요. 자세히 소개해주세요.

여러 가지 테마를 통해 미디어아트가 무엇인지 재미있게 즐겨볼 수 있게 꾸며놓았어요. 공간은 ‘워터폴(Waterfall)’ ‘플라워(Flower)’ ‘비치(Beach)’ ‘가든(Garden)’ ‘웨이브(Wave)’ ‘스타(Star)’ ‘문(Moon)’ ‘정글(Jungle)’ 등 모두 10개의 테마로 구성돼 있어요. 워터폴은 강하면서도 유연한 신비로운 8m의 메탈 폭포의 미디어아트로 공간에 압도되는 걸 느껴볼 수 있고, 플라워는 기다림 후 만나는 빛나는 생명력을 표현했어요. 가든은 명화를 담은 빛의 정원이에요. 거장들의 대표작과 제주 명소를 미디어아트로 감상하며 산책할 수 있어요. 웨이브는 초대형 파도가 관람자를 집어삼킬 듯 쏟아지는 ‘아나몰픽 기법’이 실감 나는 공간입니다. 정글은 관람자를 아프리카의 열대우림 속으로 초대해요. 트로피컬한 색채와 코끼리, 얼룩말 등 야생동물을 느껴볼 수 있어요.

전시 중 인상 깊었던 곳은요.

가든이요. 초대형 미디어아트로 빛의 정원을 표현해 놓은 작품이었어요. 아름다운 빛과 소리의 예술을 최상의 컨디션으로 즐길 수 있는 테마관이었어요.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을 음악과 함께 보고 들을 수 있어 인상 깊었어요. 르네상스부터 상징주의까지 서양미술사를 대표하는 거장들의 작품, 특히 좋아하는 고흐·클림트·모네 등 작가별로 모든 작품을 볼 수 있어 넋을 놓고 보았던 기억이 나요.

관람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몇 점을 주실래요.

9점입니다. 기대 이상으로 보는 재미가 훨씬 대단했던 전시예요. 공간에 압도되는 경험, 그리고 작품에 대한 만족도가 굉장히 높았어요. 10가지 테마로 다양한 관람 요소로 구성돼 있어 뻔하지 않은 시간을 보냈어요. 또 제가 방문했을 때는 제한된 인원만 예약을 받고, 방역수칙이 잘 지켜지고 있어 안심되었어요.

인스타그램에서 가장 많이 보았던 테마는 워터폴. 8m 높이에서 초현실적으로 쏟아지는 폭포가 인상적이어서 아르떼뮤지엄을 방문하는 계기가 됐다. [사진 심규원]

인스타그램에서 가장 많이 보았던 테마는 워터폴. 8m 높이에서 초현실적으로 쏟아지는 폭포가 인상적이어서 아르떼뮤지엄을 방문하는 계기가 됐다. [사진 심규원]

우주 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스타’ 테마관. 보라색의 페이퍼 아트가 정말 아름답다. 코로나19 전 여행갔던 치앙마이 축제에서의 한 순간이 떠올라 황홀했다. [사진 심규원]

우주 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스타’ 테마관. 보라색의 페이퍼 아트가 정말 아름답다. 코로나19 전 여행갔던 치앙마이 축제에서의 한 순간이 떠올라 황홀했다. [사진 심규원]

공간 기획자를 칭찬한다면요. 

테마 중 스타관은 은하수를 따라 떠나는 여행을 보여줘요. 별빛의 흐름에 따라 시작된 여정은 공간을 가득 채운 아름다운 별빛 우주를 떠나 우주의 신비를 마주할 수 있었어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새로운 차원으로 이동은 보랏빛의 페이퍼 아트로 구현해 놓았어요. 그 모습이 마치 치앙마이의 등 축제를 연상하게 하더라고요. 이곳에 정말 많은 사람이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더라고요. 그만큼 빛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표현해 놓은 것 같아서 칭찬하고 싶어요.

관람료는 얼마나 될까요.

성인 기준 1인 정가가 1만7000원이었는데 처음엔 비싸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하지만 관람을 모두 마치고 나오면서 그 생각이 싹 사라졌어요. 2시간 30분 정도 관람 시간을 생각한다면 적당한 것 같아요. 또 찾아보면 할인권도 구할 수 있답니다.

바라보는 이를 금방이라도 집어 삼킬 것 같은 '웨이브'. [사진 아르떼뮤지엄]

바라보는 이를 금방이라도 집어 삼킬 것 같은 '웨이브'. [사진 아르떼뮤지엄]

뮤지엄 안에 있는 카페 '티 바'. 미디어아트가 가미된 제주의 차 한 잔이 특별하다. [사진 아르떼뮤지엄]

뮤지엄 안에 있는 카페 '티 바'. 미디어아트가 가미된 제주의 차 한 잔이 특별하다. [사진 아르떼뮤지엄]

아쉬운 점은 없었나요.

빛의 정원 가든 공간은 여러 작품을 보여주다 보니 미디어아트 한 편을 온전히 관람하려면 20분은 족히 걸렸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많은 관람객이 바닥에 앉아 있더라고요. 중간중간 거리두기로 의자를 두어 편하게 앉아서 볼 수 있게 하면 나을 것 같아요. 조금이라도 관람객에 대한 배려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이곳에서 꼭 해야 하는 게 있나요.

사진을 잘 안 찍는 사람도 꼭 인증사진을 찍게 만드는 곳이에요. 웅장한 규모의 공간을 사진에 담고 싶지만, 내부가 어두워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꼭 밝은 색상의 옷을 입고 가라고 제안하고 싶어요. 혼자 가거나 커플이 방문한다면 매번 사진 촬영을 부탁하기 어려우니 삼각대를 챙겨가면 요긴할 것 같아요. 그리고 거울이 있는 공간도 많아서 거울 앞에서 찍는 것도 추천해요. 사람이 적은 시간에 여유 있게 관람하고 싶다면 점심이나 저녁 시간을 노려보세요. 관람이 모두 끝나고서 카페테리아도 들러보세요. 유리잔에 음료가 나오는데 유리잔에 미디어아트가 나오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답니다. 미디어아트로 커피에 꽃이 피어나요. 꽃을 마시는 기분, 어떨지 상상이 되나요?

꽃이 피어나고, 꽃 위로 나비가 날아다니는 모습을 미디어아트로 구현해 놓은 ‘플라워’ 관. 전시에서 가장 처음 만나는 곳이다. 이곳에서부터 사진을 남기며 미디어아트의 세계에 바로 빠져들었다. [사진 심규원]

꽃이 피어나고, 꽃 위로 나비가 날아다니는 모습을 미디어아트로 구현해 놓은 ‘플라워’ 관. 전시에서 가장 처음 만나는 곳이다. 이곳에서부터 사진을 남기며 미디어아트의 세계에 바로 빠져들었다. [사진 심규원]

이곳을 방문하고 변한 게 있다면서요.

아르떼뮤지엄을 방문하기 전에는 전시회는 무조건 이름난 작가의 원화 전시여야 한다는 편견이 있었어요. 하지만 이곳에서 미디어아트 전을 관람하고 편견을 깰 수 있었어요. 여러 작가의 작품을 미디어로 한자리에서 다양하게 볼 수 있는데 대형 스크린으로 어울리는 음악과 함께 감상하니 색다른 관점에서 그림을 느껴볼 수 있었어요. 또한 파도의 아나몰픽 기법은 한여름 더위도 오싹하게 얼려버릴 정도로 시원했어요. 이미 서울 삼성동 한복판에 있는 미디어아트도 그렇고, 이렇게 여러 사람이 예술을 향유할 수 있다는 점도 미디어아트가 가진 힘인 것 같아요.

어떤 사람에게 좋은 장소가 될까요.

미디어아트에 관심이 있고 인생 사진을 남기고 싶은 MZ세대라면 꼭 가보길 추천해요. 10개의 테마 전시가 있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하는데 한번 방문하면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니 시간 계산을 잘하고 방문해야 해요. 제주는 날씨가 오락가락하기로 유명하잖아요. 갑작스레 비를 만난다면 실내 관광으로 아르떼뮤지엄은 최고의 선택이 될 거예요. 물론 비가 오지 않아도 좋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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