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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만에 완판…개그맨 조세호가 만드는 청바지 핏의 비밀 [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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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언 조세호 씨는 7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누구나 행복할 권리가 있다. 패션은 나를 아껴주는 행위"라고 말했다. 장진영 기자

코미디언 조세호 씨는 7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누구나 행복할 권리가 있다. 패션은 나를 아껴주는 행위"라고 말했다. 장진영 기자

 “키가 크지 않은 편이라 옷을 살 때마다 수선집에 가야 했어요. 전국의 수선 맛집(인기 가게)은 다 꿰고 있을 정도였죠. ‘나는 왜 단 한 번도 바지를 있는 그대로 입을 수 없을까’라는 고민 끝에 직접 옷을 만들게 됐습니다.”

한때는 ‘양배추’ 지금은 ‘조셉’ 또는 ‘아기자기’라는 별명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코미디언 조세호(39)씨는 지난 3월 코오롱FnC와 협업해 남성복 브랜드 ‘아모프레’를 출시했다. 대한민국 남성 평균 신장인 168~173㎝의 체형을 연구해 옷을 만든다.

연예인을 앞세운 패션 사업이 초반 반짝인기 후 흐지부지되는 것과 다르게 아모프레는 시장의 반응을 살피며 신중하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첫 번째 상품인 청바지는 판매 개시 5일 만에 모두 팔렸고, 6개월 만에 5차 재주문에 들어갔다. 올가을부터는 재킷·니트·카디건 등 상품군을 늘리고 있다. 지난 8일 여의도동 ‘더현대 서울’에 팝업스토어를 내며 첫 오프라인 진출에도 도전했다.

조세호 씨가 지난 8일 '더현대 서울' 현대백화점 '아모프레' 매장에서 고객을 직접 응대하는 모습. 사진 코오롱FnC

조세호 씨가 지난 8일 '더현대 서울' 현대백화점 '아모프레' 매장에서 고객을 직접 응대하는 모습. 사진 코오롱FnC

지난 7일 삼성동 코오롱FnC 본사에서 만난 조세호 씨는 “누구보다 열심히 하루를 살아가는 나에게 좋은 옷을 입혀줘야겠다”는 생각으로 패션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살다 보면 일이 안 풀리고, 자존감이 떨어질 때가 많은데 그럴 때일수록 나를 위로하고, 더 아껴줘야 한다”며 “누구나 세상에 태어난 이상 행복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의류 브랜드 아모프레를 론칭한 조세호 씨는 "이왕 내 몸에 걸치는 거 내가 제일 좋아하고, 어울리며, 잘 맞는 옷을 입고 싶다"고 말했다. 장진영 기자

지난 3월 의류 브랜드 아모프레를 론칭한 조세호 씨는 "이왕 내 몸에 걸치는 거 내가 제일 좋아하고, 어울리며, 잘 맞는 옷을 입고 싶다"고 말했다. 장진영 기자

조세호 하면 명품 로고가 드러나는 과한 패션으로 유명하다.  
“과거에 그랬다. 양배추로 이름은 알렸지만, 비호감 이미지 때문에 방송 일이 고정적이지 않았고 수입은 들쭉날쭉했다. 그래서 남들에게 잘나 보이겠다는 심정으로 갑옷처럼 명품을 걸쳤다. 그러다 공허함이 느껴졌다. 남들 시선만 신경 쓴 패션은 결국 인정받을 수 없고 내게도 상처만 남겼다. 지금은 이왕 내 몸에 걸치는 거 내가 가장 좋아하고, 어울리며, 잘 맞는 옷을 입으려고 한다.”
의류 사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어려서부터 옷을 굉장히 좋아했다. 그런데 옷을 사면 수선을 맡기느라 바로 집에 오는 날이 없었다. 가끔 옷을 망치기도 했다. 청바지의 워싱(약품을 바르거나 여러 차례 빨고 긁는 공정)만 해도 바짓단을 한뼘씩 잘라내 버리고 하면 부자연스러웠다. 심지어 조거 팬츠(발목이 밴딩 처리된 바지)는 수선할 수도 없다. 나와 비슷한 평균 키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편하게 사서 입을 수 있는 옷을 팔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브랜드명 아모프레는 어떤 의미인지.
“나라는 사람이 가진 가치를 존중하자는 의미를 찾다가 사전에서 ‘아모르 프로프레(amour propre)’라는 프랑스어를 발견했다. 자부심 또는 자존감, 자신감 등을 뜻하는데 내가 추구하는 가치와 가장 맞아떨어져 ‘아모프레’라고 줄여 쓰게 됐다.”
기성복과 아모프레 옷은 어떻게 다른가.
“아모프레는 평균 신장의 발목 복숭아뼈에서 4㎝ 위에 오도록 만든다. 일반 남성 청바지 총기장이 100㎝ 정도인데 아모프레 청바지는 90㎝(사이즈2 기준)이다. 허리·엉덩이·허벅지도 여유 있는 핏으로 평균 체형을 고려했다. 누구나 콤플렉스는 있다. 두꺼운 허벅지라든지 휜 다리라든지 각자의 신체적 고민을 덜어주려고 고민했다. 또 청바지의 경우 입다 보면 무릎이 늘어지곤 하는데, 은근하게 텐션(팽팽함)을 준 소재로 탄탄하게 형태를 유지한다.”
조세호는 "남의 시선과 사회가 정해놓은 미적 기준에 나를 맞추기 보다 내 스스로를 칭찬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장진영 기자

조세호는 "남의 시선과 사회가 정해놓은 미적 기준에 나를 맞추기 보다 내 스스로를 칭찬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장진영 기자

최근 다양한 체형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강한데.  
“당연한 시대적 흐름이다. 남의 시선과 사회가 정해놓은 미적 기준에 나를 맞출 필요는 없다. 나 스스로 정한 정도까지 최선을 다했다면 스스로 칭찬할 줄도 알아야 한다. 개인적으로 최근 체중 감량을 했는데, 솔직히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남들 시선 때문에 살을 뺄 필요도 없다고 본다. 자존감은 자신을 얼마나 아껴주는지에 달렸다.”  
외모가 평범한데 옷을 잘 입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해 보는 게 중요하다. 누가 입느냐에 따라 같은 옷도 느낌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나에게 최적인 스타일은 분명히 있다. 최근에는 전체 의상의 색을 2~3가지로 제한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체크 같은 화려한 패턴의 옷을 입을 때는 나머지를 단색으로 맞춘다.”
앞으로 목표는.
“일단 10년 뒤에도 아모프레라는 브랜드가 존재하도록 가치를 잘 이어가겠다. 조금 욕심을 내본다면 양배추를 본떠 만든 아모프레 캐릭터가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하는 기회를 가지면 재미있을 것 같다. 캐릭터가 취미 생활로 골프를 치는 모습이 골프의류 사업으로 이어질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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