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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제2의 타다’, 막을 수 있을까요?

중앙일보

입력 2021.10.10 08:00

팩플레터 152호, 2021.10.8

Today's Topic
‘제2의 타다’, 막을 수 있을까요?

팩플레터 152호

팩플레터 152호

안녕하세요, 여러분! 🙋‘금요 팩플’ 설문 언박싱입니다!

지난 화요일엔, 특별한 설문을 드렸습니다. 팩플이 꾸준히 보내드린 전문직vs플랫폼 갈등에 대한 구독자 여러분의 의견을 여쭤봤는데요. 김정민 기자의 취재 후기를 먼저 전해드릴게요.

“설마 법을 뜯어고치면서까지 이걸 불법으로 만들 거라고는….”

오는 10월 14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타다: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초상〉 예고편 속 타다 직원의 말입니다.

흔히 스타트업을 ‘세상에 없던 일을 하는 곳’이라고들 합니다. 세상에 없던 서비스, 세상에 없던 수익모델, 세상에 없던 가치를 만드는 곳만이 살아남을 수 있으니까요. 반면 법은 ‘최소한의 사회 규범’입니다. 최소의 규범최대의 혁신. 그 사이엔 필연적인 간극이 발생합니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이를 “기업은 100마일의 속도로, 정치는 3마일, 법은 1마일의 속도로 달린다”고 표현하기도 했지요.

타다와 택시단체 간의 갈등이 그랬고, 지금 벌어지고 있는 전문직 단체들과 플랫폼 스타트업의 갈등이 그렇습니다. 세 자릿수 속도로 달리는 기업과 한 자릿수 속도로 달리는 법·제도가 충돌할 때 우리는 다같이 고민해야 합니다. 스타트업이 만들어낸 새로운 가치를 더 키우는 게 좋을지 없애버리는 게 나은지, 누가 웃고 누가 울게 되는지를요. 그 과정에서 사회는 조금씩 발전합니다.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면 우리 사회는 ‘타다’ 때와는 무언가 달라질까요. 오늘 설문 4번에서 ‘기존 시스템과 충돌하는 스타트업의 시도에 대해 한국 사회는 얼마나 수용적이라고 생각하는지’ 여쭤본 이유입니다.

팩플은 앞으로도 여러분과 함께 우리 사회의 ‘혁신 비용’을 치열하게 재고 따지겠습니다. 그럼, 설문을 보러 가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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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자 중 무려 93.9%가 ‘플랫폼을 지지한다’고 하셨어요. ‘전문직 단체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6.1%에 그쳤습니다. 먼저 플랫폼을 지지한다고 답하신 분들의 의견부터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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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전문가를 찾을 때 리뷰, 가격 등 비교할 근거를 제공해줘서’란 의견이 41.9%로 가장 많았습니다. 법률·의료 서비스 시장은 대표적인 ‘레몬 마켓’, 즉 정보비대칭 시장이죠. 전문가를 양성하는 한국의 시스템은 꽤 우수한 수준이지만, 소비자로서 내가 받을 서비스의 질은 케바케, 즉 어떤 전문가를 만나느냐에 따라 편차가 크다는 불안이 있습니다. 스타트업들이 만든 플랫폼에서 변호사에 대한 다른 소비자들의 평가, 성형외과의 보톡스 가격을 비교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 소비자는 새로운 혜택을 입었다고 보신 것 같아요.

다음은 ‘기존 전문가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적정 가격과 정보를 믿기 어려워서(25%)’였습니다. 소비자에게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으면 ‘공급자가 부르는 게 값’이 되지요. 시장의 정보 불균형을 지적해주신 것으로 보입니다.

그 뒤는 ‘소비자가 전문가 또는 전문 서비스 찾는 시간을 아껴줘서(16.1%)’, ‘필요한 정보를 한 데 모아 편하게 볼 수 있어서(13.7%)’였습니다. 블로그나 커뮤니티, 앱 등을 돌아다니며 ‘호갱이 되지 않기 위한 정보’를 모아야 했던 소비자의 노력을 플랫폼이 줄여줬다는 관점이었습니다.

다음은 ‘전문직 단체를 지지한다’고 답하신 분들의 의견을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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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3개가 같은 비율로 응답자의 선택을 받았는데요. ‘플랫폼이 시장을 장악하면 저가 경쟁이 일어나 서비스의 질이 나빠질 수 있어서(25%)’, ‘플랫폼이 불법·편법 사업을 해서(25%)’, ‘기타(25%)’였습니다.

저가 경쟁을 우려하신 분들은, 기존 거대 플랫폼들이 입점 업체에 과도한 수수료 또는 가격 인하를 요구하거나, 별점(평가) 제도를 통해 과당 경쟁을 유발하는 문제 등을 떠올리신 것으로 보입니다. 법률이나 성형의료 서비스는 저렴한 가격만 보고 상품을 골랐다가는 소비자가 감당해야할 후폭풍이 큽니다. 물건이야 반품하거나 다시 사면 되지만, 소송이나 성형수술 결과는 되돌리기 어렵죠. 그래서 이 시장이 저가경쟁에 좌우되어선 안 된다고 보는 분들이 분명 있습니다.

‘기타 의견’을 남겨주신 분들 중엔 ‘사실 플랫폼의 손을 더 들어주고 싶지만, 후기나 광고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지면 소비자 혜택을 저해하는 불필요한 출혈 경쟁이 생길 것 같아 전문직 단체를 지지한다’는 구체적인 답변도 있었습니다!

다음은 ‘기존 시스템과 충돌하는 스타트업의 시도에 대해 한국 사회는 얼마나 수용적이라고 생각하는지’에 1~5점의 점수(낮을수록 수용적이지 않음)를 매겨달라고 요청드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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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반의 지지를 받은 건 ‘다소 수용적이지 않다(2점, 54.5%)’였습니다. 그 뒤는 ‘매우 수용적이지 않다(1점, 24.2%)’로, ‘수용적이지 않다’고 보신 분들이 전체의 78.7%였습니다. 우리 사회가 여전히 ‘혁신 비용’을 지불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고 보신 것 같아요. 각종 규제와 씨름하는 스타트업의 사례가 여전히 미디어에 보도되고 있고, 또 타다금지법 같은 사례도 있다보니 이런 평가를 내리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전문직vs플랫폼 갈등’에 대한 구독자 여러분의 생각을 자유롭게 알려달라고 부탁드렸어요. 많은 분들이 정말 다양한 의견을 보내주셨습니다. 그중 일부를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팩플 구독자답게 답변 한 줄 한 줄에서 고심의 깊이가 묻어났습니다. 플랫폼 지지 의견이 많았지만, 특정 플랫폼의 독점이나 권력화를 경계할 방안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는 분들이 꽤 많았어요! 이런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정부나 국회가 미덥지 않다는 의견도 눈에 띄네요….

전문직vs플랫폼, 팩플 구독자들의 생각은
“혁신은 파괴에서 비롯된다!”

“새로운 시도는 끊임없이 존중받아야 한다. 혁신은 안전지대(Safety Zone)에서 빠져 나오는 것이다.”

“전문직단체들이 상당히 구시대적인 것 같아 놀랍다. 소비자의 니즈를 전혀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기득권층이 플랫폼의 시장 진입을 막아 지대를 극대화하려는 움직임에 거부감이 들며, 그로 인한 피해는 오롯이 소비자가 짊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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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심의와 같은 관리 기준이 문제라면 관리 개선을 주장해야 하나, 법으로 틀어 막을 생각만 하니 안타깝다. ‘타다금지법’이 언급되던 지난날 마차와 자동차 이야기가 떠오르는 건 나 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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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들이 국가 전체의 경쟁력 강화 측면이 아니라, 지역 유지인 이익단체 및 직능단체의 눈치만 보는 게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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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쪽이 독점할 때보다 서로 경쟁할 때 발전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플랫폼의 성장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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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을 반대하기 위해 전문직들이 스스로 변화하는 시도를 보여줬으면 소비자들이 응원하지 않았을까요. 보수적인 태도만 보이니 소비자들이 플랫폼 편을 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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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영역은 시장 자체가 독점 형태로 유지되어 왔기 때문에 전문직 단체의 반발이 더욱 심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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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직 중에서도 기득권에 해당하는 사람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반대하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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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으로 전환은 시대의 흐름이어서 거스를 수 없습니다. 다만, 정치가 개입한다면 모든 것을 망칠 수 있어서 정치가 개입 안 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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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플랫폼의 퀄리티가 점점 낮아지는 것 경험. 정보민주화라고 말하고 하향평준화라고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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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공공성을 갖고 사회와 더불어 운영하는 최소한의 자정 작용조차 불가능함을 우리는 우버와 카카오택시에서 이미 확인했다고 생각합니다. 플랫폼이 일방적인 교섭력(bargaining power)를 가지지 못하도록 법이 보완되어 규제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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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어차피 변화할 것. 그러나 플랫폼 한 곳이 시장을 독식하는 것도 무서운 일이라 규제가 필요한 건 맞는데, 규제하고 중재하는 사람들이 변화의 흐름을 잘 캐치하고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을지 그게 의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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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편익 측면에서 플랫폼의 가치는 100점. 단, 카카오택시의 수수료 이슈처럼 독과점시 단점을 보완할 필요도. 참 어렵네요.”

오늘 팩플언박싱, 흥미로우셨나요?
팩플은 여러분의 성장을 언제나 응원합니다. 저희는 다음 화요일에 다시 찾아뵐게요.

팩플레터는 이렇게 운영되고 있어요.
💌화요일, 이슈견적서 FACTPL_Explain이 담긴 레터를 발송합니다.

💌목요일, 팩플의 인터뷰 칼럼이 담긴 FACTPL_View를 드립니다.
💌금요일, 화요일 레터의 설문 결과를 공개하는 FACTPL_Unboxing을 보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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