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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가 업무 가르쳐 줬다고?…MZ는 집단지성으로 공유한다

중앙일보

입력

포항제철소 생산기술부 직원들이 포스위키를 활용해 직무 관련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 포스코]

포항제철소 생산기술부 직원들이 포스위키를 활용해 직무 관련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 포스코]

“선박 중량화를 통해 어느 정도의 에너지 효율 향상과 탄소저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나요?”

“엔진 변속기에 어떤 특수강이 사용되는지 궁금합니다.”

지난 달 현대제철이 사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개설한 ‘기술지식 공유 플랫폼’에 올라온 질문이다. 업무와 직접 연계된 내용부터 일반적인 기술론까지 각양각색이다. 각 분야를 넘나드는 궁금증에 해당 업무에 정통한 선배들의 댓글이 달린다. 때로는 비슷한 의문을 품었던 직원들이 먼저 확보한 연구보고서를 공유하기도 한다.

최근 제조기업을 중심으로 업무기술과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사내 플랫폼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특히 온라인을 통한 집단지성 공유에 익숙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직장인을 중심으로 활성화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사내에 산재한 기술지식을 한데 모을 수 있고 직원들은 자료를 찾기 위해 소비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포스코, 업무지식·경력 상담 플랫폼 운영

포스코가 운영하는 포스위키 사이트의 첫 화면. [사진 포스코]

포스코가 운영하는 포스위키 사이트의 첫 화면. [사진 포스코]

포스코는 지난해부터 업무 지식을 질문하고 경력 개발에 관한 상담을 할 수 있는 사내 플랫폼 ‘포스위키’를 운영하고 있다. 직원들끼리 서로 궁금한 내용을 질문하고 답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지난해 5월부터 지난달까지 약 1년 5개월간 2078건의 질문과 3085건의 답변이 올라왔다. 특히 업무에 익숙지 않은 신입사원 사이에서 활용도가 높다. 글로 표현하기 어려운 내용은 영상을 통해서도 공유한다. 직무 노하우 영상을 올릴 수 있는 영상 플랫폼 ‘포스튜브’를 통해서다. 정년퇴직을 앞둔 고숙련 직원들의 경우 기술 전수를 위해 영상 제작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곽현철 포항제철소 생산기술부 과장은 10일 “업무 관련 궁금증을 해결하는데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다”며 “어디에 물어봐야 할지 애매한 질문을 올려도 사내에 관련 전문가들이 친절하게 상세하게 답변해줘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최근 입사한 MZ세대 직원들의 경우 온라인 커뮤니티와 영상매체에 익숙하기 때문에 이 같은 지식 공유 방식을 친숙해한다”며 “회사의 지식을 자산화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대제철, 포상 제도로 지식공유 독려 

현대제철이 지난 달 개설한 ‘기술지식 공유 플랫폼’. 본인의 노하우로 작성한 자료 외에 외부 자료와 질의응답, 과제제안도 가능하다. [사진 현대제철]

현대제철이 지난 달 개설한 ‘기술지식 공유 플랫폼’. 본인의 노하우로 작성한 자료 외에 외부 자료와 질의응답, 과제제안도 가능하다. [사진 현대제철]

현대제철의 기술지식 공유 플랫폼은 주요 기능의 영어 앞글자를 따 ‘오케이(OKAY) 플랫폼’이라고도 불린다. 본인의 노하우로 작성한 자료를 공유하는 지식창고, 외부에서 입수한 자료를 공유하는 정보창고, 직원 간에 기술 관련 지식을 나누는 질의응답, 업무 추진 과정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제안할 수 있는 과제제안으로 구성돼 있다. 검색기능을 고도화해 최신 트렌드 등도 확인할 수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플랫폼 운영을 위한 전담인력도 배치해 기술정보와 관련해 필요한 서비스를 즉각적으로 제공하고 있다”며 “임직원이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활동 내역을 포인트로 환산하고 이에 따라 포상을 시행하는 제도도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LS니꼬동, 업무 지식 콘텐트 외부 공유 

LS니꼬동제련이 제작한 유튜브 영상물 ‘일글리쉬’. [사진 LS니꼬동제련]

LS니꼬동제련이 제작한 유튜브 영상물 ‘일글리쉬’. [사진 LS니꼬동제련]

사내 직원뿐 아니라 일반인과 취업준비생을 겨냥한 업무 지식 콘텐트도 등장했다. LS니꼬동제련은 새내기 직장인을 위한 영상물 ‘일글리쉬’ 시리즈를 제작해 7일부터 유튜브에 연재 중이다. 일글리쉬는 일할 때 사용하는 영어라는 뜻으로 직장인들이 업무 중에 자주 사용하는 영어단어를 소개하고 있다. 회의 용어, 이메일 용어, 경영·전략 용어 등 3편으로 구성돼 있다.

앞서 LS니꼬동은 한자와 영어로 구성돼 있는 직무·부서명 등의 뜻을 해설하는 영상을 제작해 공유하기도 했다. 영상제작을 총괄한 최용실 LS니꼬동제련 업무홍보팀장은 “업종과 관계 없이 기업에서 일반적으로 널리 사용하는 경영 용어를 선정해 어원과 활용을 최대한 쉽게 설명했다”며 “B2B(기업 간 거래) 기업이라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적었는데 영상물을 통해 기업을 널리 알리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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