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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이재명 지키기' 몰표였다···대장동 의혹 속 경기서 59.29%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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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이낙연 대선 경선 후보가 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기 합동연설회에서 단상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이낙연 대선 경선 후보가 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기 합동연설회에서 단상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지사가 자신의 안방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경기 지역 경선에서 대승을 거뒀다. 득표율은 지역 순회 경선 중 가장 높은 59.29%를 기록했다. 경기 지역 당원과 대의원 16만4696명 중 9만5841명이 투표했고 이들 중 5만6820명이 이 지사에게 표를 던진 것이다. 2위 이낙연 전 대표는 30.52%(2만9248표),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은 8.75%(8388표), 박용진 의원은 1.45%(1385표)를 얻었다.

매직넘버까지 10만7000표, 본선 직행 눈앞 #이 지사 "기대보다 많은 지지 감사하다"

경기 지역 경선은 이 지사와 가까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으로 구속된지 3일만에 치러져 개표 전 각 캠프는 높은 투표율(58.19%)이 제 각기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결과는 ‘1위 후보 이재명 지키기’ 몰표였다.

이 지사는 누적 60만2357 표(55.29%)를 기록하게 돼 과반 예상 득표 기준선 약 71만표까지 약 10만7000여 표 정도 남겨두게 됐다. 과반 예상 득표선은 그동안의 평균 투표율 65.21%에 10일 마지막 서울 지역 경선과 3차 선거인단 투표율을 이보다 다소 높은 68%로 가정해 산출한 수치다. 10일 걸린 선거인단의 약 45만표(서울 14만4481표, 3차 선거인단 30만5780표) 중 개표될 유효표 30만6000표의 약 35%만 얻으면 이 지사는 결선 투표 없이 본선에 직행할 수 있게 됐다.

이날 연설에서 이 지사는 앞선 연설과 달리 ‘대장동’이나 ‘화천대유’란 표현을 직접 꺼내지 않았다. “국민의힘과 일부 보수언론이 ‘이재명 죽이기’를 시도하고 있지만 저의 청렴성과 실적만 드러날 뿐”이라며 “장물을 나눈 자가 도둑이라는 것, 이익 본 자가 범인이란 것은 변할 수 없는 진실”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한 이 전 대표의 비판은 이날 최고조에 달했다. 이 전 대표는 “대장동 게이트는 대한민국 특권층의 불의와 위선의 종합판”이라며 “이 경선 뒤에 기다리는 것이 민주당의 혼란과 위기라면 우리는 역사의 죄인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불안하고 위험한 길로 가지 말고 준비되고 검증된 이낙연으로 가자”고 호소했다.

결과 발표 뒤 기자들과 만난 이 지사는 “저를 정치적으로 성장시켜준 경기도에서 기대보다 많은 지지를 준 것 감사하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대장동 특혜 의혹에 대해선 “개발이익 중 민간 몫에 부정부패가 있었다는 상당한 증거가 나와서 이것도 환수하는 길이 열렸다”며 “이것도 저의 설계 중 일부”라고 주장했다. 이어 “(경기지사의) 직접 권한은 아니지만 기초단체 공기업을 지도·권고할 수 있는 권한으로 추가로 상당 부분 환수가 이뤄질 것이다”고 말했다.

반면 이 전 대표는 “마지막까지 민주당의 가치와 정신을 어떻게 지켜갈 것인지 마지막 한순간까지 호소하겠다”는 짧은 인사만 하고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더불어민주당 경기 지역 대선 경선 행사장 입구에서 한 남성이 방송용 트럭으로 이재명 경기지사의 '형수 욕설 논란' 녹취를 틀고 있다. 송승환 기자

더불어민주당 경기 지역 대선 경선 행사장 입구에서 한 남성이 방송용 트럭으로 이재명 경기지사의 '형수 욕설 논란' 녹취를 틀고 있다. 송승환 기자

지역 순회 경선 종료 D-1인 만큼 이날 경기 지역 경선이 열린 수원컨벤션센터 바깥은 각 후보 지지자들의 응원전이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방송용 트럭을 몰고 온 한 남성은 이 지사의 ‘형수 욕설 논란’ 통화 녹음을 크게 틀면서 이 지사 측 지지자들을 도발했다. 이러자 양측 지지자들이 곳곳에서 욕설을 주고받고 몸싸움을 벌이는 등 일촉즉발의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이 전 대표의 지지자들 100여명은 행사장 계단에 촘촘히 앉아 “지켜줄게” 구호를 외쳤다.

갈수록 격화하는 지지층 간 반목이 경선 뒤 원팀 만들기에 장애가 될 수 있단 우려가 나오자, 이날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인사말을 하면서 “이러다가 본선에서 어려움이 생기지 않을지 노심초사하는 말씀을 많이 듣고 있다”며 “누구는 절대 안 된다는 이런 사고는 민주주의 정신에 어긋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누구든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되도록 최선을 다하지만 후보가 결정되면 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선 종료 뒤 당내 분열 우려에 대해 이 지사는 “우리는 집단 경기를 하는 팀원들이고 지금은 포지션을 정하는 단계”라며 “포지션이 정해지면 각자 위치에서 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경기 지역 대선 경선 행사장 바깥에서 한 지지자와 행사 진행요원이 다투고 있다. 송승환 기자

더불어민주당 경기 지역 대선 경선 행사장 바깥에서 한 지지자와 행사 진행요원이 다투고 있다. 송승환 기자

10일 서울 지역 경선과 3차 슈퍼위크는 오후 3시 30분 서울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다. 이 지사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될지 결선 투표에 이르게 될지는 오후 6시에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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