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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저희는 황제의 통역사입니다”

중앙일보

입력 2021.10.09 08:00

업데이트 2021.10.17 16:37

팩플레터 151호, 2021.10.7

Today's Interview
저희는 황제의 통역사입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목요 팩플’ 인터뷰입니다.

웹툰, 한국이 만들어 세계가 즐기는 대표 콘텐트입니다. 웹툰은 특히 종이 만화를 모바일 버전으로 바꾸며 ‘포맷 혁신’까지 이뤄냈죠. 국내에 웹툰이 처음 나온 게 2003년이니 우리에겐 꽤 익숙한 이 콘텐트가 최근 1~2년 사이 전세계 콘텐트 시장 루키로 떠올랐습니다. 한국 웹툰이 해외 곳곳에서 인기몰이 중이고요. 그런데 한국어로 된 말풍선 말맛을 현지어로 재현하는 작업, 누가 하고 있을까요? 인공지능이 할까요? 아니면 외국어 잘하는 한국인들이?

자칭 ‘웹툰 고인물’ 김정민 기자가 한국 웹툰의 현지화를 책임지고 있는 카카오웹툰 번역팀을 만나고 왔습니다. 한국과 인연이 깊은 외국인 3인방입니다. K팝과 K웹툰을 사랑하는 이들의 ‘웹툰 번역의 세계’, 여러분께 공개합니다.

팩플레터 151호

팩플레터 151호

BTS, 블랙핑크, 배틀그라운드, 오징어게임…. ‘K의 위상’이 나날이 커진다. 한국어 콘텐트를 세계 각국에 맞게 다듬는 ‘현지화(localization)’는 요즘 IT·콘텐트 업계의 주요 화두. 앱이나 게임, 웹툰, 드라마의 글로벌 동시 공개가 보편화되면서다. 카카오웹툰으로 ‘글로벌 평천하’를 꿈꾸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이 흐름에 올라탔다. 콘텐트 현지화 인력 100여 명을 내재화하고(현지 지사 포함) 글로벌 출격 준비를 마쳤다. 국내 콘텐트 업계 최대 규모 팀이다. 직원들의 국적과 인종도 미국, 멕시코, 프랑스, 튀니지 등 다양하다.

카카오웹툰은 현재 영어, 일본어, 중국어, 태국어 등 7개 언어를 지원한다. 영어팀, 프랑스어팀, 스페인어팀, 그래픽팀으로 구성된 카카오엔터 본사의 글로벌 로컬리제이션팀은 ‘앞으로 서비스할 언어’에 집중하는 팀. 언어팀은 외주사가 보내온 1차 번역본을 현지인 감성에 맞게 고치고, 그래픽팀은 이를 만화에 맞게 다듬는다. (*카카오웹툰은 연내 프랑스 진출을 앞두고 있다. 스페인어는 아직 진출국을 정하지 않았다.)

팩플은 지난 8월 30일 경기도 판교 사무실에서 레티샤 웰스(Letitia Wells·31) 언어팀장과 마리사 럭키(Marisa Luckie·28), 이기한(Kyler·28) 팀원을 만났다. 레티샤와 마리사는 미국인, 이기한은 페루와 한국 혼혈이다. 한국어에 능통한 팀답게, 인터뷰는 한국어로 진행됐다.

팩플레터 15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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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스윽’이 저 ‘스윽’인가

웹툰 현지화란.
레티샤 “웹툰을 수출하기 전에 도착어권의 문화와 정서, 언어의 뉘앙스를 반영해 번역의 퀄리티를 높이는 일이다. 효과음의 위치 등 만화적 표현도 고민하고, 여럿이 협업한다는 점에서 단순 번역과 다르다.”
현지화에서 가장 중요한 건.
레티샤 “두 가지다. 각 언어의 특성과 그 나라의 문화를 잘 아는 것. 번역을 거쳐도, 애초에 도착어권 말로 쓰여진 듯 막힘 없이 잘 읽히는가. 이 둘이 핵심이다.”
마리사 “작품의 스토리와 세계관, 캐릭터의 특성을 완벽하게 이해해야 작업할 수 있다. 그래야 원작의 읽는 맛이나 재미가 그대로 살아나기 때문이다.”
더 나은 현지화를 위해 특별히 기울이는 노력이 있나.
레티샤 “판타지, 액션, 게임 타이틀 등 장르별 용어집을 만들어 팀에 공유한다. 왕, 왕비, 황태자, 황녀 등 궁중 용어는 나라마다 차이가 크고 게임 용어는 콩글리시가 많아서 내부 기준을 잘 정해둬야 한다. ‘웹툰의 얼굴’인 제목을 고를 때도 심혈을 기울인다. 가령 〈장르를 바꿔보도록 하겠습니다〉 같은 작품은 직역하면 ‘I will make an effort to change the genre’란 어색한 표현이 되는데, 〈The Villainess Flips the Script〉로 번역해서 원래 의미는 살리되 좀 더 간결하고 관심을 끌 수 있게 바꿨다.”
마리사몰입의 흐름을 깨지 않아야 한다. 웹툰은 세로로 내리면서 읽기 때문에, 독자들이 한번 스크롤하면 다시 올라 오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 말풍선과 다음 말풍선이 자연스럽게 잘 이어지는지가 정말 중요하다. ‘원어민들이 이런 표현을 쓸까’를 항상 고민하며 작업한다.”
이기한캐릭터 이름도 유심히 본다. 〈시한부 악녀의 해피엔딩〉이라는 작품에 ‘살라미 영애’란 캐릭터가 나오는데, 서구권에서 살라미는 매우 흔한 식품이다. 한국어로 따지면 이름이 ‘곱창 영애’인 거다. 캐릭터가 희화화되지 않도록 ‘Salme’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물론 이런 건 작가님이나 콘텐트 공급사(CP)와 면밀히 상의한다. 원작자 의도가 가장 중요하니까.”
레티샤가 제작한 장르별 용어집의 실제 사례. 사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레티샤가 제작한 장르별 용어집의 실제 사례. 사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번역할 때 제일 까다로운 부분이 있다면.
레티샤 “굉장히 한국적인 표현들? 가령 ‘고구마 백 개’ 같은 말은 영어 표현으로 대체해야 하는데, 고구마 그림이 그려져 있으면 당황스럽다. 주석을 달아서 해결하곤 한다. 아니면 캐릭터 심정을 대변하는 가사로 임재범의 ‘고해’가 깔린다든지(웃음). 이런 경우는 유명한 이별 팝송으로 대체하는데, 저작권에 문제 없으려면 몇 자까지 쓸 수 있는지 글자 수 세면서 작업해야 한다.”
마리사 “한국어 효과음이 정말 특이하다. 게다가 거의 모든 컷에 효과음이 있다. 일본, 중국 만화도 효과음이 많은데 이 정돈 아니다(웃음). 문제는 의성어와 의태어가 한국만큼 다양한 나라가 별로 없다는 건데, ‘스윽’ 같은 걸 생각해보라. 고개 내밀 때도 ‘스윽’, 물건 줄 때도 ‘스윽’, 지나갈 때도 ‘스윽’, 뭔가 닦을 때도 ‘스윽’을 쓰지 않나. 상황에 따라 ‘lean’, ‘slide’, ‘raise’ 같은 동사로 써야 한다. 영어에 없는 ‘샤라라랑’ 같은 말도 곤혹스럽다. ‘sparkling’, ‘lovely’, ‘glitter’ 같은 말로 번역하는데 그 말맛이 잘 안 난다.”
이기한 “맞다(웃음). 스페인어도 의성어, 의태어가 거의 없다. 그래서 영어 의성어를 스페인어 발음으로 바꾸거나, 한국어 발음을 그대로 옮기는 식으로 번역한다.”
‘스윽’의 다양한 번역 사례. 사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스윽’의 다양한 번역 사례. 사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원어민 선생님에서 황제의 통역사로

카카오엔터에 오기 전엔 어떤 삶을 살았나.
레티샤 “미국에서 문예 창작(creative writing)을 전공했다. 대학 때 친구와 한국에 여행 왔다가 한국 드라마에 빠졌다. 처음 본 게 〈내 이름은 김삼순〉인데 여전히 최애 드라마다. 그때부터 한국에 관심이 생겨서 어학당에서 한국어를 공부했다. 영어 선생님 등 여러 일을 해보다가 ‘쓰는 일’을 하고 싶어서 서울의 한 게임사에서 콘텐트 현지화 일을 시작했다.”
마리사 “미국에선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했다. K팝에 심하게 빠지면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최애는 에프엑스지만, 모든 아티스트를 좋아한다. 한국 문화를 알면 알수록 직접 경험해보고 싶어져서 졸업 후 충남 논산에서 1년간 초등학교 원어민 선생님으로 일했다. 한국어를 깊게 배우고 싶어서 서울에서 어학원을 다녔고, 올해 2월 언론정보학 석사 과정을 마쳤다.”
이기한 “한국인 아버지, 페루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페루에서 20년간 살았다. 아버지가 선장님이셔서 대부분의 시간을 엄마와 보냈다. 그래서 한국어를 배울 동기가 없었는데, 2013년 아버지 사업 차 나도 한국에 오게 됐다. 나를 항상 응원해주시는 친할머니께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스페인어 과외도 하고 1년간 영상 편집 앱 회사(키네마스터)에서 일하다 카카오엔터에 오게 됐다.”
국내 콘텐트 및 IP 사업 황금기다. 현지화 일자리도 늘었는지.
레티샤 “그렇다. 현지화해야 할 콘텐트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업에 들어오는 게 쉽지는 않다. 언어 전문가면서 문화 전문가이기도 해야 하고, 언어를 심도있게 파는 타입이어야 한다. 웹툰은 굉장히 시각적인 매체라 그림이나 편집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마리사 “처음 한국에 왔을 땐 외국인이 한국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원어민 선생님 말곤 거의 없었다. 대학원 졸업하고 무슨 일을 해야할지 걱정이 많았다. 그런데 취업을 준비해보니 현지화 채용 공고가 생각보다 많이 나오는 거다. 그때 이런 일이 점점 늘고 있다는 걸 체감했다.”
이기한 “학교 동기들이 판교 주변 여러 IT 기업에서 현지화 일을 많이 하고 있다. 특히 앱, 게임 회사에 많다.”
카카오엔터테인트먼트 글로벌 번역팀(왼쪽부터 레이탸 웰스, 마리사 럭키, 카일러)이 30일 오후 경기 성남시 판교역로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카카오엔터테인트먼트 글로벌 번역팀(왼쪽부터 레이탸 웰스, 마리사 럭키, 카일러)이 30일 오후 경기 성남시 판교역로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웹툰, 교과서가 되다

웹툰을 처음 접한 건 언제인가.
레티샤 “한국에 와서 알았다. 어학당 다닐 때 공부 자료로 알게 됐다. 한국어를 빨리 배우는 데 정말 좋다.”
마리사 “2년 전쯤부터 보기 시작했는데, 한국어 공부하는 외국인들 사이에서 웹툰이 연습용으로 유명하다. 한국어 콘텐트 읽는 속도도 빨라지고, 실제로 한국인들이 쓰는 말투나 단어가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이 한국어 실력 빨리 느는 법을 물어보면 나는 항상 웹툰을 추천한다.”
가장 재밌게 본 작품은.
레티샤 “거의 모든 웹툰을 좋아하지만, 요즘은 〈폭군을 길들이고 도망쳐버렸다〉를 재밌게 보고 있다. 회귀물(미래를 알고 과거로 가는 시간여행물)은 주인공이 누군가를 보호하려는 경우가 많은데 이 웹툰은 반대다. 여자 주인공이 제국을 멸망시키기 위해 왕자를 폭군으로 키우는 내용이다.”
마리사 “입사 전에 읽었던 〈취향저격 그녀〉다. 밤새면서 봤다. 멈출 수 없었다.”
이기한 “중세 로맨스 판타지물을 좋아한다. 〈에보니〉를 재밌게 봤다. 로판은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을 구원해주는 서사가 많은데, 이 작품은 여주가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시간 있을 때 읽어보길 추천한다.”
카카오 글로벌 현지화팀 3인이 추천한 카카오웹툰들. 사진 카카오웹툰 캡처

카카오 글로벌 현지화팀 3인이 추천한 카카오웹툰들. 사진 카카오웹툰 캡처

한국 웹툰만의 매력이 있다면.
레티샤세로로 내리면서 편하게 읽을 수 있다는 점. 전통 만화책은 아무리 재밌어도 스마트폰으로 보긴 힘들다. 그리고 1화에서 아무것도 못하던 주인공이 점점 강해지고 자신감이 붙는 성장 서사가 재밌다.”
마리사 “첫번째 매력은 몰입도다. 독자를 (세계관에) 완전히 빠뜨려 모험을 떠나게 해준다. 쉽고 빠르게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 두번째는 작가님마다 그림체와 스타일이 달라서 자기 취향에 맞는 작품이 어딘가에 하나쯤은 분명히 있다는 것.”
이기한 “그림체가 귀엽고 각 작품마다 주는 경험이 다양해서 재밌는 것 같다.”
해외에서 웹툰을 보는 시선은 어떤가.
레티샤 “미국은 웹툰이란 개념이 없었는데, 1~2년새 웹툰 플랫폼이 부쩍 늘었다. 한국 웹툰은 ‘유입’이 많다. 넷플릭스에서 〈이태원 클라스〉, 〈경이로운 소문〉 등이 인기를 끌면서 그 관심이 원작 웹툰으로 옮겨오기도 하고, K팝 아이돌이 웹툰을 추천하거나 웹툰 기반 작품에 출연하면 조회 수가 폭발한다. 스페인어는 아직 오픈 전이지만 벌써부터 ‘이 작품, 저 작품 번역해달라’는 요청이 오고 있다.”
마리사 “그래도 아직은 마니아층이 즐기는 문화다. 대중화되기 전 K팝과 비슷한 단계? 넷플릭스처럼 콘텐트를 전세계 실시간 서비스하는 플랫폼 덕에 문화적 차이(cultural gap)가 많이 사라져서, 독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게 1~2년 만에 생긴 변화인 걸 보면 5~10년 안엔 ‘웹툰=한국이 만든 글로벌 문화=세로 스크롤 만화’란 인식이 금세 퍼질 것 같다.”

‘하얗다’는 ‘예쁘다’가 아니다

나라마다 문화적 정서가 다른데, 선호하는 작품도 다른가.
마리사 “한국 인기작이 해외에서도 인기가 많다. 좋아하는 서사나 감성은 어디든 비슷하더라. 한국 콘텐트가 해외에서 성공한 이유 같다. 인간 공통의 경험에 호소하는 면이 있다.”
이기한 “남미 국가들은 식민지나 독재를 경험했다는 면에서 역사적으로 한국과 비슷한 부분이 많다. 그래서인지 한국 사람들과 취향이 비슷하다. (꼭 웹툰 뿐만 아니라) 드라마틱한 로맨스, 판타지를 좋아한다. 페루 사람 중 드라마 〈천국의 계단〉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다.”
사투리나 존댓말은 어떻게 번역하나.
레티샤 “느낌만 살린다. 지역 사투리를 함부로 쓰면 편견을 조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은 악역이나 무식한 역할이 특정 사투리를 쓰면 독자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 존댓말은 (영어로) 좀 더 정중한 표현, 전문성 있는 단어를 쓰고 반말은 일상적 표현, 슬랭 등을 섞는 식으로 표현한다.”
종교·정치 같은 부분을 다루는 방법은.
마리사 “엄청 고민한다. 기독교, 천주교, 이슬람교 등 예민한 부분이 언어권마다 각각 달라서다. 한 번은 신녀와 대주교가 공존하는 작품을 번역했는데, 서구 문화권에선 이해하기 힘든 개념이다. 신녀(priest)는 신화 속 계급이고, 대주교(archbishop)는 천주교 실제 직함이잖나. 신녀는 여성 성직자를 포괄할 수 있는 ‘nun’으로 쓰고 팀 안팎에서 여러 검토를 받았다.”
카카오엔터테인트먼트 글로벌 번역팀(왼쪽부터 마리사 럭키, 레티샤 웰스, 카일러)이 30일 오후 경기 성남시 판교역로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카카오엔터테인트먼트 글로벌 번역팀(왼쪽부터 마리사 럭키, 레티샤 웰스, 카일러)이 30일 오후 경기 성남시 판교역로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쓰면 안 되는 말이나 민감한 용어들도 있나.
레티샤 “한국에선 ‘하얗다’를 ‘예쁘다’는 의미로 쓰는데, 외국에선 논란이 될 수 있다. ‘피부 좋다’ 정도로 바꾼다. LGBTQ 비하 표현도 톤다운해서 ‘캐릭터가 욕하고 있다’는 것만 전달한다. 한국 콘텐트를 소비하는 해외 MZ세대는 사회·환경·소수자 이슈에 민감한 편이라, 나라마다 다른 먼지차별(microaggression·일상 속 미묘한 차별) 요소도 체크하고 있다. 국가별 뉴스나 이슈도 꼼꼼히 체크하는데, 그 나라의 비극이나 사건사고를 연상시킬 요소가 없는지 보기 위해서다.”
한국 웹툰의 혐오와 차별이 심한 편인가.
레티샤 “웹툰 현지화 자체가 오래되지 않긴 했지만, 최근 3년만 보면 걱정 안 될 정도로 (인권감수성에 대한) 인식이 좋아졌다. 국가별 이슈를 더 꼼꼼히 리서치한다.”
번역은 인공지능(AI)이 대체할 거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 종사자로서 어떻게 보나.
레티샤 “AI는 문장 하나하나를 번역하는데, 웹툰은 그림과 함께 종합적인 맥락을 이해해야 한다. AI가 1차 번역까지는 해도, 번역 검수까진 힘들 거라고 본다.”
마리사 “언어는 생물과 같아서, 유행어도 생기고 문법이나 규칙도 바뀐다. 스토리와 캐릭터의 심리도 깊이 알아야 하고. AI가 그런 것까지 파악하긴 어렵지 않을까.”
이기한 “AI는 캐릭터의 톤(말투)도 제대로 살릴 수 없을 거다.”
이 일이 가장 의미있을 때는.
레티샤 “번역에 대한 악플이 없을 때 제일 보람있다. 언어의 장벽 없이 재밌게 읽었다는 뜻인 것 같아서.”
마리사 “작업을 끝내고 한 번 쭉 다시 읽어볼 때 작가님이 의도한 톤, 뉘앙스가 잘 전달되었다 싶으면 굉장히 뿌듯하고 의미있다. 그리고 사용자 댓글을 많이 보는데, ‘이 작품 읽고 싶었는데 번역본 내줘서 고맙다’는 내용이 보일 때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일을 하고 있단 생각이 든다.”

※ 위 인터뷰는 10월 7일 팩플레터 구독자들에게 이메일로 먼저 발송되었습니다. 잘나가는 기업들에 대한 이슈 해설, IT 리더들의 인터뷰와 칼럼을 이메일로 받아보시려면 팩플레터를 구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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