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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우리 집 냉장고 광고 좀 꺼줘!" 논란의 C-냉장고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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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냉장고를 샀지, 광고판을 샀나!

최근 웨이보(微博)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중국에서 '핫'해진 냉장고가 있다. 윈미(云米)라는 가전제품 회사가 만든 스마트 냉장고다.

발단은 지난 9월 28일 이 냉장고를 구매한 한 소비자의 소셜미디어 포스팅에서 시작됐다. 그는 포스팅에서 "큰돈 주고 냉장고 하나를 샀는데, 냉장고 스크린에서 계속 광고가 나오고 있으며 끌 방법이 없다"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윈미(云米)사의 스마트냉장고 광고 [사진출처=윈미(云米)]

윈미(云米)사의 스마트냉장고 광고 [사진출처=윈미(云米)]

윈미사의 스마트냉장고는 전면에 터치스크린이 있어, 이를 통해 드라마, TV 프로그램 등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냉장고다. 회사에서는 "스마트폰보다 12배 큰 화면의 냉장고 스크린을 통해 틱톡 영상을 보며 요리나 청소 등 가사 업무를 할 수 있다"며 광고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스크린을 통해 소개된 기능뿐 아니라 '광고' 역시 소비자의 의도와 무관하게 송출될 수 있음을 모르고 구매한 소비자도 적지 않다.

위 소비자는 "고객센터에 해당 광고 송출을 끄는 기능이 있는지 물어봐도 어렵다는 대답만 돌아왔다"며, 고객센터에서는 되려 "냉장고에서 나오는 광고를 마치 컴퓨터의 화면보호기처럼 생각하면 편하다"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최선의 방법은 스크린 화면 자체가 켜져 있는 시간을 조절하는 것뿐"이라는 대답만을 들었다.

소비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중국 스마트냉장고 상에서 자동으로 송출되는 광고들 [사진출처=진르터우탸오]

소비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중국 스마트냉장고 상에서 자동으로 송출되는 광고들 [사진출처=진르터우탸오]

해당 포스팅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자, 당일 28일 오후 윈미사는 급하게 성명을 통해 "냉장고의 광고 송출 문제와 관련 고객센터의 대응 부족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윈미는 광고법을 엄격하게 준수하며, 소비자가 원치 않는 광고의 경우, 화면의 오른쪽 상단 '광고 끄기(关闭广告)' 버튼을 눌러 끌 수 있다."고 방법을 설명하기도 했다.

사건과 관련 28일 윈미사에서 낸 성명 [사진출처=윈미]

사건과 관련 28일 윈미사에서 낸 성명 [사진출처=윈미]

회사의 답변을 본 소비자들은 SNS상에서 "어이없는 답변"이라며 비판에 동참하는 모습이다. 댓글에서는 "광고 송출 기능 자체를 끄는 방법을 문의했지, 누가 광고를 끄는 방법을 물었나", "매번 광고를 손으로 눌러 꺼야 하는 수고를 느끼려고 그 돈 지불해서 스마트냉장고를 샀나" 등 반응이 지배적이다.

아마존의 킨들 구매 페이지. 킨들 2.a세대 패드 구매 시 '광고 부착' 상품을 선택할 경우 약 20달러 더 싸게 구매할 수 있다. [사진출처=아마존 캡처]

아마존의 킨들 구매 페이지. 킨들 2.a세대 패드 구매 시 '광고 부착' 상품을 선택할 경우 약 20달러 더 싸게 구매할 수 있다. [사진출처=아마존 캡처]

제품의 하드웨어에 '광고 기능'을 붙여 판매하는 방식은 이 스마트냉장고에서 처음 나온 방식은 아니다.  널리 알려진 사례로 아마존사의 킨들(kindle)이 있다. 킨들은 같은 디바이스를 구매하더라도 '광고' 옵션을 달 경우 더 싸게 기기를 구매할 수 있다. 소비자의 시간을 '현금화'하는 방식인 셈이다. 다만 아마존의 경우 이러한 광고 옵션이 '선택사항'이었던 반면, 윈미에는 이러한 선택권이 없었다는 점이 다르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윈미는 2014년에 설립된 회사로 '샤오미 생태계' 내에서 성장한 가전제품 제조사다. 2018년에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이력도 있다. 지난 8월 25일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회사의 2분기 매출액은 16억59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하락했지만, 순이익은 4641만5000위안으로 전년 동기 1031만7000위안 대비 약 350%나 증가했다. 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스마트냉장고에 붙이는 광고매출의 증가가 올해 회사의 매출대비 순이익 증가에 미친 영향이 크다"고 한다.

징둥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되는 '인터넷냉장고(互联网冰箱)' [사진출처=남방도시보(南方都市报)]

징둥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되는 '인터넷냉장고(互联网冰箱)' [사진출처=남방도시보(南方都市报)]

이전에 윈미의 창업자이자 CEO 천사오핑(陈小平)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미래의 스마트홈은 스크린으로 가득한 모습일 것"이라며, "스마트 가전은 하나의 플랫폼 디바이스로써, 소비자는 스크린을 통해 또 다른 디바이스, 사람, 콘텐트 등에 연결된다"라 밝히며 스마트냉장고 사업의 전망을 밝힌 적이 있다.

차이나랩 허재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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