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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 갈린 野 '4강'…반전 기회 잡은 원희룡, 고배 든 최재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등만큼 4등에도 관심이 쏠렸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를 4명으로 압축하는 8일 2차 컷오프 결과 발표에서 ‘2강 1중’으로 평가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은 예상대로 4강에 합류했다. 반면 나머지 한자리의 주인을 두고 정치권의 예측은 분분했는데, 이 자리는 결국 원희룡 전 제주지사의 차지가 됐다. 4강 합류 가능성을 보였던 안상수 전 의원ㆍ최재형 전 감사원장ㆍ하태경 의원ㆍ황교안 전 총리는 2차 경선에서 고배를 들었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왼쪽부터), 유승민 전 의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 등 4명이 8일 국민의힘 20대 대선 후보 2차 예비경선(컷오프)을 통과했다. 뉴스1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왼쪽부터), 유승민 전 의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 등 4명이 8일 국민의힘 20대 대선 후보 2차 예비경선(컷오프)을 통과했다. 뉴스1

원 전 지사는 이날 오전 국민의힘 ‘대장동 게이트’ 천막농성장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결과 발표를 앞두고) 첫 아이 낳을 때처럼 끝까지 떨리는 마음은 어쩔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원 전 지사 측 관계자는 “우리가 4등이었을 거라 본다. 하지만 8강에서의 ‘n분의 1’과 4강에서의 ‘n분의 1’은 전혀 다를 것”이라며 본경선에서의 막판 역전승을 기대했다.

앞서 전문가들도 이번 2차 경선 컷오프 결과 발표를 앞두고 최대 관전 포인트로 ‘누가 4위를 하느냐’를 꼽았다.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출발하는 3차 경선의 경우 향후 정치 상황 변동에 따라 4위 주자의 뒤집기가 꿈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 최종 후보로 선정되지 않더라도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입지 구축이나, 당권 경쟁에서의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점도 감안됐다.

정치컨설팅업체 ‘민’의 박성민 대표는 원 전 지사의 4강 합류에 대해 “최근 국민의힘 유력 대선주자들의 실책으로 정권교체가 위기에 빠진 상황이었다”며 “당원들이 전략적 판단을 통해 중도 확장성이 큰 원 전 지사를 4강에 합류시킨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제부턴 최종 후보가 누가 될지 알 수 없는 백지상태, 리셋으로 봐야 한다. 지금까진 4등 후보가 안 보였지만, 갑자기 발견된 후보가 더 새롭게 보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최재형, 석 달 만에 고배…황교안은 "부정경선"

최재형 페이스북. 인터넷 캡처

최재형 페이스북. 인터넷 캡처

반면 4강 후보 중 한명으로 꼽혔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정치 도전 석 달여만에 4강 문턱을 넘지 못하고 탈락했다. ‘미담제조기’란 별명에 강직한 이미지로 보수 지지층에 어필하며 단숨에 야권 우량주로 부상했지만, 현실 정치의 벽을 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최 전 원장은 이날 결과 발표 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당원동지 여러분, 성원에 감사드린다. 평당원으로 돌아가 정권교체를 위해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짤막한 입장문을 냈다.

정치평론가인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최 전 원장의 경우 탈락 후보 중 가장 큰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다만 변수는 있다. ‘반 문재인’이란 유사한 측면을 지닌 윤 전 총장이나, 또 다른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을 통해 재기를 모색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분석했다.

4강 합류에 실패한 하태경 의원은 “더 큰 정치로 보답하겠다. 저도 대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더 매진하겠다”고 했고, 안상수 전 의원은 “우리 당의 공정한 경선 결과와 국민의 뜻을 흔쾌히 받아들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지난해 4ㆍ15 총선 부정선거 의혹을 줄곧 제기해 온 황 전 총리는 이번 2차 경선 결과에 대해서도 “부정선거”라고 주장했다. 황 전 총리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당 후보 경선에서도 부정선거가 있었다”며 “후보별 득표율이 조작된 것으로 보인다. 특정 후보의 종합 득표율이 과잉 계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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