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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1위, 홍준표 2위…원희룡 4강 합류는 누구에 유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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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전 제주지사(왼쪽부터), 유승민 전 의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 등 4명이 8일 국민의힘 20대 대선 후보 2차 예비경선(컷오프)을 통과했다. 뉴스1

원희룡 전 제주지사(왼쪽부터), 유승민 전 의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 등 4명이 8일 국민의힘 20대 대선 후보 2차 예비경선(컷오프)을 통과했다. 뉴스1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8일 4명으로 압축됐다. 중앙일보 취재에 따르면 2차 예비경선(컷오프) 결과 당원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합친 종합 순위는 1위 윤석열, 2위 홍준표, 3위 유승민, 4위 원희룡 후보 순이었다. 이에 대해 당 관계자는 “1, 2위 후보가 오차범위 내라는 것만 확인해주겠다”고 말했다.

정홍원 당 선거관리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컷오프 결과 원희룡·유승민·윤석열·홍준표(가나다 순) 네 명이 마지막 본경선을 치르게 됐다”고만 밝혔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 하태경 의원,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는 탈락했다. 순위 및 득표율은 지난달 1차 컷오프 때처럼 비공개에 부쳤다.

이번 컷오프는 6~7일 모바일·ARS조사를 혼합한 당원투표(30%), 일반인 30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여론조사(70%)를 합산한 결과다. 당원투표율은 49.9%를 기록해 지난 전당대회 등을 통틀어 역대 최고치였다.

당초 등록 후보만 13명에 달하며 군소 주자가 난립했던 대선 경선이 4인 대결로 좁혀지자 당내에선 “‘2강 1중 1약’으로 경쟁 구도가 선명해졌다”는 반응이 나왔다. 당 관계자는 “본경선 문턱에 온 만큼 후보 간 공방이나 경쟁도 이전보다 훨씬 치열해질 것”이라고 했다. 이슈 및 사안별로 후보들간 합종연횡이 전개될 수도 있다.

尹·洪 측 서로 “우리가 앞섰다”

국민의힘 대선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8일 오후 경북 영주를 찾아 영주, 영양, 봉화, 울진 당협위원회 관계자들과 인사 나누고 있다. [윤석열 캠프 제공]

국민의힘 대선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8일 오후 경북 영주를 찾아 영주, 영양, 봉화, 울진 당협위원회 관계자들과 인사 나누고 있다. [윤석열 캠프 제공]

이날 컷오프 결과 발표 뒤 정치권에선 순위와 득표율에 대한 여러 버전의 지라시(사설 정보)가 돌았다. 윤석열·홍준표 캠프 일각에서 “우리가 앞섰다”는 비공식 주장도 제기됐다. 윤 캠프 측에선 “여론조사에서 근소하게 밀렸지만, 당원 투표에서 크게 앞섰다”는 주장이, 홍 캠프 일부 인사들 사이에선 “합산 결과 홍 의원이 앞섰다”는 주장도 있었다.

두 후보 역시 자신의 승리를 자신하는 발언을 했다. 윤 전 총장은 “2차 경선도 압도적 승리로 마무리됐다. 당원 동지 여러분이 압도적 지지를 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고, 홍 의원은 “세부결과를 공개하지 않기로 한 당 선관위 결정은 아쉽지만 존중한다. 뜬소문에 의하면 제가 1등을 했다고 한다”고 상반된 반응을 내놨다. 홍 의원은 또 “카톡에 도는 2차 경선 결과는 모두 가짜뉴스”라며 “온갖 망언을 하고도 거짓말 해명을 하는 것도 모자라 가짜뉴스로 민심과 당심을 현혹하는 건 참 측은하다”고 윤 후보 측을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본선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싸워 이길 수 있는 저를 뽑아달라”고 강조했고, '1등보다 더 치열한 4등 경쟁'을 뚫은 원 전 지사는 “반드시 최종 후보가 되겠다. 이제는 원희룡의 시간”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대선후보인 홍준표 의원이 8일 오후 경북 구미을 당협사무실을 찾아 지역 당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후보인 홍준표 의원이 8일 오후 경북 구미을 당협사무실을 찾아 지역 당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 선관위는 이날 사설 정보에 대해 “여러 가지 버전으로 도는 경선결과 수치는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당 사무총장인 한기호 의원은 “현재 유포되는 추측성 수치는 컷오프 결과가 아니며 공직선거법에 위배되는 공정 경선 저해 행위”라는 입장을 내놨다.

당원투표와 여론조사 집계는 이날 오전 발표 직전 정 선관위원장, 선관위원인 성일종·한기호 의원, 당직자 3명 등 총 6명이 입회해 진행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정 선관위원장은 “결과 발표는 극히 제한된 일부만 참여해 집계했고 컷오프 결정 시 즉시 파기하는 등 만반의 보안 조치를 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의원 캠프 측은 이날 저녁 입장문을 내고 윤 전 총장이 특정 수치 차이로 1위라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당 선관위에서 현 사태에 즉각 개입해 입장을 발표하고, 공정선거 위반에 대한 강력한 경고를 촉구한다”는 했다. 유 전 의원 캠프 측도 입장문을 통해 “선관위는 즉각 해당 보도가 나온 경위를 명명백백 밝히고 책임자를 엄중 문책해야 한다”며 “만약 선관위가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다면 이는 특정 후보를 위해 일부 언론과 손을 잡고 경선 과정을 농락한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4강 원희룡’에 득실계산 분주

이번 2차 컷오프 결과에는 5월 31일부터 지난달 말까지 가입한 신규 당원의 표심이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최근 국민의힘 책임당원 기준이 ‘3개월 이상 당비 납부’에서 ‘1년 1회 이상 납부’로 바뀌면서 신규 당원 중 상당수(약 23만명)가 투표권을 갖게 됐다.

원 전 제주지사의 컷오프 통과를 놓고도 당내 득실 계산이 분주했다. 한 중진의원은 “윤 전 총장을 겨냥한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의 공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윤 전 총장에 더 우호적인 원 전 지사가 포함된 형국”이라고 분석했다. 익명을 원한 후보 캠프 인사는 “원 전 지사가 본경선에서 얼마나 표를 가져가느냐에 따라 박빙인 1·2위 승부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탈락 후보들이 어떤 후보를 측면 지원할지도 관심거리”라고 말했다.

본경선은 당원투표 50% 반영, 토론도 10차례 

정홍원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국회에서 2차 예비경선(컷오프)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정홍원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국회에서 2차 예비경선(컷오프)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자는 다음 달 5일 본경선에서 결정된다. 본경선에서는 당원투표와 여론조사를 각각 50%씩 반영해 당원투표 비중이 크게 늘어난다. 다음 달 1~2일 모바일 투표, 3~4일 ARS 전화투표와 여론조사를 각각 진행하는데 여론조사는 역선택 방지조항을 넣는 대신 후보의 ‘본선 경쟁력’을 묻는다. 당 선관위는 “본경선 선거인단은 55만명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토론회는 총 10차례나 열린다. 오는 11일 호남 지역 합동토론회를 시작으로 31일 종합토론회까지 7차례 권역별 토론회, 3차례의 일대일 맞수 토론회다.

이날 윤 전 총장은 경북 영주·상주·김천을, 홍 의원은 경북 칠곡·구미·김천·의성을 돌며 당원들과의 스킨십에 주력했다. 윤 전 총장은 “경북을 보수의 심장이라고 하는데, 변화를 거부하는 보수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정신이 가장 투철한 곳”이라고 치켜세웠고, 홍 의원은 “대통령이 되면 TK에 향후 50년 동안 우리 자식들의 미래가 보장되는 산업 기반을 다지겠다”고 공언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선 “ 두 후보가 컷오프 첫날부터 본경선 승부의 열쇠를 쥔 당원투표를 겨냥, 수도권 다음으로 책임당원 수가 많은 TK(대구·경북) 표심 공략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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