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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희 충격문자 속 "브래드버리"···그날 뒤엉킨 최민정 노렸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디스패치는 8일 2018년 평창올림픽 때 여자 쇼트트랙 대표선수 심석희와 코치가 나눈 카톡 대화를 폭로했다.

2018년 평창 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대표 심석희. 연합뉴스

2018년 평창 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대표 심석희. 연합뉴스

대표팀 선수 내부의 갈등 상황과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대화에 대해 심석희 선수는 반론을 펴지 않고 있다. 디스패치가 보도한 두 사람의 대화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크게 네 가지다.

경쟁국 중국 선수 응원 논란 

첫 번째는 2018년 2월 13일 열린 여자 쇼트트랙 500m 준준결승에서 이미 탈락한 심석희 선수가 대표팀 동료가 아니라 한국의 경쟁 상대인 중국 선수를 응원했다는 내용이다. 동료인 최민정이 결승에서 실격되자 이를 기뻐하는 내용의 대화도 있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심석희(오른쪽부터), 최민정, 김예진, 김아랑, 이유빈이 21일 오후 강원도 평창 메달플라자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8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심석희(오른쪽부터), 최민정, 김예진, 김아랑, 이유빈이 21일 오후 강원도 평창 메달플라자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계주 금메달 동료 비하 논란 

두 번째는 2월 20일 쇼트트랙 3000m 계주에서 우승한 이후의 대화다. 심석희는 김아랑, 최민정 등과 팀을 이뤄 우승했지만 카톡 내용을 보면 동료를 비하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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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1000m 결승에선 한국의 쌍두마차 최민정·심석희가 레이스 막판 충돌하는 바람에 최민정은 4위, 심석희는 실격당했다. 심석희(오른쪽)가 최민정의 어깨를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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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버리 논란 

세 번째는 2월 22일 열린 여자 쇼트트랙 1000m 결승과 관련돼 있다. 이 경기에서는 심석희와 최민정이 결승선을 앞둔 마지막 바퀴에서 엉켜서 넘어졌다. 최민정은 4위로 경기를 마쳤다. 심석희는 주행 방해로 실격당했다.

C코치는 2월 11일, 13일, 14일에 심석희에게 “힘 남으면 브래드버리 만들자”, “브래드 만들든지 우리가 하든지 둘 중 하나”, “브래드버리 만들자”라고 말한다. 심석희도 이에 “ㅋㅋㅋ 응응”, “ㅇㅇㅇ” 이라며 동조한다.

22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트랙 여자 1000m에서 심석희와 최민정(오른쪽)이 넘어지고 있다.

22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트랙 여자 1000m에서 심석희와 최민정(오른쪽)이 넘어지고 있다.

암호나 은어처럼 나오는 브래드버리는 쇼트트랙에서 유명한 화제를 일으켰던 선수다. 호주 국적의 스티븐 브래드버리는 우승하지 못할 실력이지만 안현수, 안톤 오노 등 내로라하는 주요 선수들이 뒤엉켜 넘어지면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000m에서 금메달을 땄다.

그래서 브래드버리라는 단어는 쇼트트랙에서 뒤엉켜 넘어지는 일, 혹은 그로 인해 생기는 뜻밖의 사건 등을 일컫는 말이 됐다.

2월 16일 C코치는 심석희에게 “뭐 하다가 아닌 것 같으면 여자 브래드버리 만들어야지”라고 말한다. 심석희는 “응응 후아후아”라고 답한다.

2얼 22일 경기를 마치고 수 시간 뒤인 23일 오전 1시51분 C코치는“그래도 후련하겠다. 최고였어”, “오빠가 심판이었음 민정이 실격”이라고 문자를 보냈다. 심석희는 “ㅎㅎ”라고 답했다.

코치와 부적절한 대화 논란 

네 번째는C코치와 심석희 사이의 전체적인 대화의 분위기에서 나오는 문제다.

코치와 심석희 선수는 예사롭지 않게 반말로 대화를 이어간다. 심석희 선수는 욕설을 섞어가며 답하기도 한다. 디스패치는 “심석희와 C코치가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했다”고 보도했다.

쇼트트랙은 파벌 문제로 오래전부터 홍역을 치렀다. 같은 파벌의 선수끼리 담합해 경기를 펼치는 이른바 ‘짬짜미’ 논란도 반복됐다. 남자 쇼트트랙의 전설적 선수인 안현수가 러시아로 귀화한 데는 한국 쇼트트랙의 여러 문제가 배경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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