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부터 우유까지 들썩…中 전력난, 스태그플레이션 부르나

중앙일보

입력 2021.10.08 16:19

중국발 전력난이 스태그플레이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델타 변이로 인한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며 성장률이 둔화한 데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전력난이 공산품 생산 감소로 이어지며 저성장 상태에서 물가만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경제 관련 이미지 / 셔터스톡

중국 경제 관련 이미지 / 셔터스톡

블룸버그 통신은 8일 "중국의 에너지 위기로 아이폰에서부터 우유 제조까지 모든 분야가 타격받고 있다"며 전력난이 중국의 경제 성장률을 낮출 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공급망에 도미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민간 경제 연구소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루이스 쿠이즈 연구원은 "전력난과 생산 축소가 계속되면 공급망에 새로운 변수가 늘어나는 것"이라며 "중국의 에너지 위기는 다른 국가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씨티그룹에 따르면 중국발 위기에 가장 취약한 산업은 제조업이다. 특히 한국·대만 등 중국에 인접한 제조업 강국이 위험에 노출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중국 전력난의 이유는 복합적이다. 코로나19의 충격 속 줄었던 소비가 점차 늘어나며 중국 내 공장들은 가동 속도를 올려 왔다. 이런 상황에서 예상치 않은 석탄 대란으로 인해 상황이 더 나빠진 것이다. 중국 정부의 신재생 에너지 강화 정책으로 탄광들이 조업 활동을 줄인 데다 설상가상으로 석탄 산지인 산시성 일대에 폭우가 쏟아져 탄광이 아예 폐쇄됐다.

대외 여건도 조건도 따라주지 않았다. 호주와의 갈등 속 호주산 석탄 수입을 중단하기로 한 뒤 대안으로 찾았던 인도네시아마저 이상 기후로 석탄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석탄 공급난이 더 심화한 것이다.

최근 전력난이 심해지면서 중국 제조업체들은 조업을 줄이고 있다. 중국 남부 광둥성의 제조업 거점인 둥관 산업단지에 있는 한 공장에 불이 꺼진 모습. [AFP]

최근 전력난이 심해지면서 중국 제조업체들은 조업을 줄이고 있다. 중국 남부 광둥성의 제조업 거점인 둥관 산업단지에 있는 한 공장에 불이 꺼진 모습. [AFP]

중국 전력난 전방위 물가 상승 부르나 

문제는 중국의 전력난이 중국 내의 문제로 그치지 않는 데 있다. 전 세계적인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세계 경제가 코로나19의 충격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생산 원가 상승으로 물가만 오를 수 있다는 뜻이다. 전기 요금 인상은 특히 제조업에 타격을 준다.

실제로 최근 중국 제조업 중심지인 광둥성은 전력 사용이 집중되는 시간대의 전기요금을 25% 올렸다. 광둥성에는 한국기업 180여곳도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 기업도 전력난 직격탄을 맞았다. 아이폰 조립업체 허숴는 전기 사용량을 10% 이상 줄였고, 세계 최대 반도체 후공정 업체인 르웨광은 수일간 생산을 멈추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식품 생산도 타격을 받고 있다. 중국의 농산물 수확 시기와 전력난이 겹치면서다. 전기 부족은 2차 공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사료·식용유·우유 등 제조 공장이 멈춰 서면 식품 가격이 급등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냉동보관 문제로 육류 공급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에 반영되고 있다. 지난 9월 발표된 중국의 8월 PPI 상승률은 9.5%로,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의 생산자물가 상승은 시차를 두고 미국과 유럽 등의 수입 물가를 거쳐 소비자 물가를 끌어올린다.

영국 컨설팅사 판테온 거시경제연구소의 크레그 보탐 수석 연구원은 "중국이 글로벌 공급망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발 가격 상승은 세계 곳곳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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