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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평양 사무소장 “의약품, 남포항에 격리중”…북 ‘코로나 밀봉’ 풀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의 남포수출입품검사검역소 방역원들이 적재돼 있는 콘테이너를 소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남포수출입품검사검역소 방역원들이 적재돼 있는 콘테이너를 소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국경을 통제했던 북한이 세계보건기구(WHO)에 ‘빗장’을 풀었다.

에드윈 살바도르 WHO(세계보건계획) 평양 사무소장은 “WHO가 선박을 통해 남포항으로 일부 물자를 운송할 수 있었다”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에 7일(현지시간) 밝혔다. 살바도르 사무총장은 “이 물품들이 다른 유엔 기구들의 물품과 함께 격리조치 중이라고통보받았다”고 설명했다. 북한 당국이 지원 물품의 남포항 도착 사실을 WHO 측에 공식 통보했다는 의미다.

WHO는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19가 확산하자 북한을 지원하기 위해 개인보호 장비와 장갑, 마스크, 진단 시약 등을 중국 다롄(大連) 항에 준비해 뒀다. 그러나 북한이 지난해 7월 남포~다롄 항로를 닫으면서 1년 넘게 관련 물품은 다롄 항에 쌓여 있었다.

이번 지원이 정기항로의 재개통인지, 일회성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단, 코로나 19 유입을 우려해 밀봉에 가까운 봉쇄정책에 나섰던 북한이 해상운송을 통한 대북지원을 수용했다는 점에서 육로 개방 또는 한국의 대북지원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에드윈 살바도르 세계보건기구(WHO) 평양사무소 소장. [사진 WHO]

에드윈 살바도르 세계보건기구(WHO) 평양사무소 소장. [사진 WHO]

특히 북한이 지난 4일 그동안 차단했던 남북 통신선을 연결하고, 중국에서 식용유와 설탕을 수입한 정황이 포착돼 제한적으로나마 국경 개방에 나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익명을 원한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은 지난해 1월 말 중국, 러시아와 맞닿은 국경을 완전히 봉쇄했다”며 “국경을 봉쇄한 지 1년이 지나면서 내부 자원 결핍현상이 증대돼 올해 초부터 제한적인 국경 개방을 준비한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북한 당국이 국경도시에 대규모 방역 설비를 갖추고, 수입한 물자를 일정 기간 격리한 뒤 내륙으로 옮기겠다는 계획을 세웠다는 것이다. 신의주 인근의 의주 공항에 대규모 적재장을 마련한 게 대표적이다.

한편, 토마스 오헤아킨타나 유엔 북한 인권특별보고관은 코로나 19 방역을 위한 북한 당국의 봉쇄조치로 인도주의적 위험에 처한 북한 주민들을 위해 유엔 제재의 완화를 촉구할 예정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7일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킨타나 보고관은 오는 22일(현지시간)유엔 총회에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인데, “북한 당국이 코로나 19 이후 국경을 폐쇄하고 국내 여행을 규제하는 등 엄격한 방역 조처를 하면서 중국 국경 지대에서 상업 활동에 의존하던 많은 주민이 수입을 잃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현재 악화한 인도주의적 상황이 위기로 변할 수 있다”며 “유엔 안보리가 부과한 제재가 인도적 지원과 일반 주민들의 적절한 생활 수준에 대한 권리 보장을 위해 필요한 때 재검토되고 완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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