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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츠랩]레버리지 ETF를 장기 투자 한다고요?

중앙일보

입력 2021.10.08 07:00

상장지수펀드(ETF), 참 많이 크긴 했습니다. 금융위기 전에는 ETF 순자산총액이 기껏해야 3조원대였는데요. 지금은 덩치 1등인 KODEX200만해도 5조원이 넘습니다. 다 합하면 65조원 정도 되니까 엄청나게 컸죠.

오락가락 증시. 셔터스톡

오락가락 증시. 셔터스톡

주식투자를 시작하는 이들에게 ETF는 매력이 있습니다. 일단 여러 종목을 담은 거니까 그 자체로 분산투자 효과! 주당 가격도 싸기 때문에 조금씩 사고팔면서 감각을 익힐 수 있죠. 일반 종목과 달리 거래세가 없고, 국내주식 ETF는 매매차익에 따른 세금도 없습니다.

ETF 중에는 특정 주가지수의 움직임을 따르는 지수형 투자 규모가 가장 큰데요. 요즘은 종목이나 섹터 ETF도 많이 생겨서 종류가 꽤 다양해졌습니다. 글로벌 무대로 나간 토종 개미도 많고요.

레버리지ETF가 큰 사랑을 받는 것도 특징인데요. 한국은 레버리지ETF의 비중이 7~8%에 달한다고 합니다. ETF 선진국들은 1% 전후라는군요. 레버리지ETF는 보통 상품명에 2X 또는 레버리지라고 표시돼 있죠. 기초자산을 배 단위로 계산하는 건데 2배라면 돈을 빌리지 않고도 원금이 두 배인 효과가 있으니 수익 역시 약 두 배로 늘어납니다.

ETF. 셔터스톡

ETF. 셔터스톡

하지만 요즘처럼 증시가 오락가락, 큰 폭으로 출렁일 때는 레버리지ETF를 조심해야 합니다. 올해 월별 첫날 코스피 종가를 한 번 볼게요. 1월은 2944.45로 마감했네요. 2월은 3056.53, 3월 3043.87, 4월 3087.40, 5월 3127.20, 6월 3221.87, 7월 3282.06, 8월 3223.04, 9월 3207.02, 10월엔 3019.18.

이렇게 보면 7월을 정점으로 등산 한 번 하고 내려온 것 같습니다. 나름의 추세나 방향이 있었던 거로 보이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았습니다. 현재 코스피 지수는 1월 첫째 주 지수와 같습니다. 약 10개월을 2900~3300 사이에서 오락가락했을 뿐.

실제로 계산기를 두드려보면 지수가 1% 상승한다고 레버리지ETF 수익률이 2%가 되는 건 아닙니다. 복리 효과 때문에 투자 기간의 누적수익률이 정확히 1대 1로 대응하진 않죠. 만약 추종하는 지수가 200에서 출발해 나흘간 3%씩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경우 지수 상승률은 -0.18%지만 레버리지 ETF의 수익률은 -0.72%로 두 배가 넘습니다.

ETF. 셔터스톡

ETF. 셔터스톡

일반적으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경우엔 누적 손실 폭이 커집니다. 방향성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을 땐 수익을 두 배로 늘려줄지 모르지만, 횡보장에서 레버리지ETF는 손실을 키울 뿐이란 의미죠.

앞으로 어찌 될지 모르겠다면서 레버리지ETF에, 그것도 장기 투자까지 하고 있다면. 생각을 좀 바꿔보는 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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