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자기·두루마기에 꽂혔다…힙한 '한국의 美'에 홀린 해외패션

중앙일보

입력 2021.10.08 06:00

스페인 브랜드 마시모두띠는 지난 3일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한옥의 인테리어를 접목한 매장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사진 인디텍스코리아

스페인 브랜드 마시모두띠는 지난 3일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한옥의 인테리어를 접목한 매장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사진 인디텍스코리아

레트로(복고) 열풍에 이어 한국 전통미를 패션에 접목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브랜드들도 한옥·색동·보자기·노리개 등 한국의 전통 소재를 매장 인테리어와 제품에 활용하고 있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멋지다’라는 인식이 젊은 층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 우리 전통문화를 두고 ‘전통 힙(멋지다)’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일례로 국립중앙박물관은 고려청자 무늬를 입힌 무선이어폰 케이스를 선보여 ‘굿즈 맛집(인기 제품을 파는 장소)’으로 입소문을 탔다.
전통 판소리에 현대적인 팝스타일을 더한 한국관광공사의 홍보영상 ‘범 내려온다’는 전 세계 누적 조회 수 6억뷰를 넘겼다.

한옥 중정 만든 스페인 브랜드 

마시모두띠는 매장 한가운데에 한옥 중정을 연상케 하는 공간을 설치했다. 사진 인디텍스코리아

마시모두띠는 매장 한가운데에 한옥 중정을 연상케 하는 공간을 설치했다. 사진 인디텍스코리아

이에 따라 한국적 요소를 활용한 패션 매장도 화제가 되고 있다. 스페인 기업 인디텍스 그룹의 브랜드 ‘마시모두띠’는 지난 3일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한옥 인테리어를 적용한 매장을 선보였다. 한옥의 정갈한 느낌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벽 전체와 가구를 목재로 통일시키고, 가구 사이사이 한옥 기둥을 받치는 주춧돌을 연상시키는 자연석을 설치했다. 전 세계 800여개 마시모두띠 매장 중 최초로 시도한 콘셉트다.

매장 한가운데에 한옥의 중정을 연상케 하는 실내 정원을 만든 점도 특징이다. 이끼로 덮인 바닥에 나무와 자연석을 심었다. 정원 디자인은 국내 플랜트 디자인 스튜디오 슬로우파마씨와 협업했다. 이 공간에 지난 8월 국내 첫 출시된 마시모두띠의 바디 케어 제품이 진열되어 있다.

한옥 정원으로 꾸며진 공간에는 지난 8월 국내 첫 출시된 마시모두띠의 바디 케어 제품이 진열되어 있다. 사진 인디텍스코리아

한옥 정원으로 꾸며진 공간에는 지난 8월 국내 첫 출시된 마시모두띠의 바디 케어 제품이 진열되어 있다. 사진 인디텍스코리아

마시모두띠 관계자는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세련되고 여유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전통 한옥이 주는 고유한 개성으로 잘 풀어낸 매장”이라며 “감성적인 것에 큰 매력을 느끼는 MZ세대 고객에게 마시모두띠를 확실히 각인시키며, 브랜드 정체성을 공유하는 공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색동·보자기·노리개 활용한 전통 포장

구찌의 플래그십 스토어 '구찌 가옥'에서는 한국의 전통 포장법인 보자기와 노리개를 활용한 포장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구찌의 플래그십 스토어 '구찌 가옥'에서는 한국의 전통 포장법인 보자기와 노리개를 활용한 포장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구찌는 지난 6월 이태원에 두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인 ‘구찌 가옥’의 문을 열었다. 총 4층 규모의 구찌 가옥은 한국의 집이 주는 고유한 환대 문화를 담아 방문객이 편히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국 색동 문양에서 영감을 받은 액세서리와 의복을 전시하고, 전통 포장법인 보자기와 노리개를 활용한 포장 서비스를 제공한다.

구찌 가옥은 개관 이전부터 구찌 고유의 개성을 한국적 요소로 풀어낸다는 점에서 많은 기대와 관심을 받았다. 예약 방문에도 대기를 기다려야 할 만큼 여전히 소비자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지난달에는 럭셔리 브랜드 중 최초로 한국의 추석을 기념해 ‘추석 캡슐 컬렉션’을 출시하는 등 한국의 전통을 끊임없이 활용하고 있다.

한복도 캐주얼할 수 있다

스파오는 한복 브랜드와 협업해 잠옷으로 입을 수 있는 생활 한복을 선보였다. 사진 스파오

스파오는 한복 브랜드와 협업해 잠옷으로 입을 수 있는 생활 한복을 선보였다. 사진 스파오

SPA(제조·유통 일괄형) 브랜드인 ‘스파오’는 지난 6월 한복 브랜드 ‘리슬’과 협업해 전통 한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생활 한복을 선보였다. 백자에 새겨진 한국적인 문양을 활용한 두루마기 스타일의 로브(가운), 한복 저고리 디자인과 색감을 구현한 파자마(잠옷) 등으로 구성됐다. 국내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첫선을 보인 당시 누적 펀딩액 8억원을 돌파하는 등 본격적인 출시 이전부터 인기를 끌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국 문화의 글로벌 대중화 현상에 힘입어 한국의 전통 요소를 활용한 매장과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며 “한국 특유의 멋을 브랜드만의 고유의 시각으로 개성 있게 풀어내는 브랜드가 색다른 것을 추구하는 MZ세대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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