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콘텐트인 ‘오징어 게임’이 엄청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거의 모든 장면이 화제가 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데, 이러한 열광의 배경엔 씁쓸하게도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전 세계 사람들의 공감대가 있다. 생사의 게임에 몰린 사람들이 겪고 있는 고통스러운 현실에 수많은 나라의 관객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동일시하고 있는 셈이다.
드라마에는 수많은 게임이 등장하지만 아무래도 가장 충격적인 건 첫 게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다. 설마 탈락하면 죽는지 몰랐던 참가자 456명은 첫 탈락자가 총에 맞자 웅성거리며 곧 아비규환이 이뤄진다. 하지만 그들은 빨리 생존의 법칙에 적응하며, 소녀 형상의 거대한 감지 로봇에게 적발되지 않은 채 정해진 시간 안에 선 안으로 들어오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이때 모든 상황을 내려보는 프론트맨은 그 살풍경을 관람하는 가운데 위스키를 마시며 음악을 튼다. 부드러운 재즈 넘버 ‘플라이 미 투 더 문(Fly me to the Moon)’. 여기에 사람들의 모습이 슬로 모션으로 편집된다. 갈수록 양극화하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를 압축적이면서도 냉소적으로 보여주는 잔인한 대목이다. 죽음의 스펙터클을 즐기는 존재와 그 앞에서 죽어가는 사람들. 한편 프론트맨의 얼굴이 공개되는 에피소드 8에 ‘Fly me to the Moon’은 다시 한번 등장하는데, 이때는 그 뉘앙스가 조금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