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고가도로 밑 명물 컨테이너…폐공장은 카페 명소로

중앙일보

입력 2021.10.08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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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F1963은 와이어로프 공장을 재생한 부산의 복합문화공간이다. 사진은 F1963에 입점한 ‘테라로사 카페’. 천장에 공장 골조가 그대로 있고, 카페 곳곳에 공장에서 쓰던 기계가 놓여 있다.

F1963은 와이어로프 공장을 재생한 부산의 복합문화공간이다. 사진은 F1963에 입점한 ‘테라로사 카페’. 천장에 공장 골조가 그대로 있고, 카페 곳곳에 공장에서 쓰던 기계가 놓여 있다.

부산시가 골목길을 관광 콘텐트로 개발하고 있다. 가장 눈에 들어오는 골목이 수영구 망미동 골목길이다. 아직은 사업 초기지만, 이미 특출난 명소가 자리하고 있어 조만간 골목길도 북적일 것으로 보인다. 망미동 골목길의 이색 명소 두 곳을 소개한다. 두 명소는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다.

컨테이너 줄지어선 ‘비콘 그라운드’

부산 수영고가도로 아래에 알록달록한 컨테이너 180개가 일렬로 늘어서 있다. 부산시가 조성한 복합문화공간 ‘비콘 그라운드’다. 갤러리·공방·창작실·식당·카페 등이 차례로 들어가 있다.

부산 수영고가도로 아래에 알록달록한 컨테이너 180개가 일렬로 늘어서 있다. 부산시가 조성한 복합문화공간 ‘비콘 그라운드’다. 갤러리·공방·창작실·식당·카페 등이 차례로 들어가 있다.

부산 수영구 지하철 3호선 망미역 주변의 수영고가도로. 고가도로 아래로 알록달록한 컨테이너가 800m나 도열해 있다. 대형 컨테이너가 왜 고가도로 아래에 일렬로 서 있을까. 그것도 빨갛고 노랗고 파랗게 색칠한 채. 멀리서 보면 레고 블록을 붙여 놓은 것 같다.

이 길 아래 세상의 이름은 ‘비콘(B-Con) 그라운드’다. 문체부 예산 90억원을 들여 조성한 복합생활문화공간이다. 이름은 부산(Busan)과 컨테이너(Container)에서 영어 첫 철자를 따왔다. 컨테이너 180개를 설치해 51개 공간을 또 만들었는데, 이 51개 공간에 주민 사랑방, 갤러리, 공방, 창작실, 식당, 카페, 술집 등이 들어간다. 비콘 그라운드는 국내에서 처음 조성한 고가 밑 문화관광 시설이다.

비콘 그라운드는 아직 활성화하지 못했다. 코로나 사태 때문이다. 비콘 그라운드는 하필이면 지난해 11월 개장했다. 이것저것 해보려고 시도했으나 1년째 악전고투 중이다. 아트 갤러리에서 나만의 목걸이 만들기 같은 체험 프로그램이 부정기적으로 진행되고,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라 공연 같은 이벤트를 여는 정도다. 쇼핑그라운드 카페에서 파는 동유럽식 굴뚝 빵이 그나마 선전 중이다.

비콘 그라운드 주위로 독립책방과 공방, 편집숍, 갤러리 등이 모여 있다. 김재승 운영팀장은 “11월부터 망미동 일대와 연계해 망미 아트빌리지 사업이 진행된다”며 “골목영화제, 인문학 교실, 뉴미디어 전시, 마을 도슨트 등 프로그램이 예정됐다”고 말했다.

문화공장으로 탈바꿈한 ‘F1963’

F1963 현대 모터스튜디오에서 전시 중인 서비스 로봇 ‘달이’.

F1963 현대 모터스튜디오에서 전시 중인 서비스 로봇 ‘달이’.

F1963은 ‘문화 공장’이다. 공장을 뜻하는 영어 ‘Factory’의 첫 철자와 ‘1963년’을 합쳐 이름을 지었다. 1963년에 지은 공장이란 뜻이다. F1963은 원래 고려제강의 공장이었다. 부산의 신흥 명물 광안대교를 지탱하는 와이어로프도 이 공장에서 만들었다. 1963년 가동을 시작한 공장은 2008년 문을 닫았다.

2008년 이후 방치돼 있던 공장에서 2016년 부산비엔날레가 열렸다. 공장 형태와 골조는 최대한 유지한 채 문화 공간으로 재활용해 큰 호응을 받았다. 기계에서 뜯어낸 철판으로 벤치와 표지판을 만들었고, 옛 발전기 같은 장비를 활용해 내부를 꾸몄다. 이후 F1963은 진화를 거듭했다. 현재는 서점, 카페, 음악홀, 갤러리, 도서관, 맥주 양조장, 전시관, 온실 등 다양한 시설이 들어가 있다.

가장 인기가 높은 곳은 YES24 중고서점이다. 대형 크레인이 서 있던 와이어로프 출하장 터에 책장이 층층이 자리했다. F1963에 입점한 YES24 수영점은 국내에서 가장 큰 중고서점이다. 4월 개관한 ‘현대 모터스튜디오’도 인상적이다. 이달 말까지 로봇 전시회가 열린다. 이외에 국제갤러리 부산점, 커피 전문점 ‘테라로사 카페’, 지역 막걸리 체험장 ‘복순도가’도 가볼 만하다.

최우철 관리사무소장은 “수영공장은 고려제강의 첫 공장으로 기업의 고향과 같은 곳”이라며 “직원들이 수십 년간 땀 흘렸던 일터가 부산 명소로 거듭나 기쁘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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