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배임 공방…민주당 경선, 마지막 사흘 전쟁

중앙일보

입력 2021.10.08 00:02

업데이트 2021.10.08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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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오는 10일 제20대 대선후보 선출을 사흘 앞둔 7일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는 명운을 건 총력전을 폈다. 경선 막판 최대 쟁점으로 부각한 ‘대장동 의혹’을 둘러싼 거친 공방전이다. ‘이재명 독주’ 흐름 속에 저조할 것으로 관측됐던 3차 수퍼위크(10일 발표, 국민·당원 선거인단) 투표 열기가 고조되고 있는 점도 예상 외 막판 변수로 받아들여진다.

이날 이낙연 캠프에선 “후보(이 지사)가 구속되는 상황도 가상할 수 있다”(캠프 공동선대위원장 설훈 의원)는 주장이 나와 당내 파장이 일었다. 전날 “국민 절반이 대장동 사태를 ‘이재명 게이트’로 인식하고 있다”고 주장했던 설훈 의원이 한층 수위를 높여 이 지사를 직격한 것이다. ‘명-낙 대전’의 불씨를 살리기 위한 마지막 일격으로 풀이됐다.

설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상식적으로 볼 때 유동규(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가 배임 이유로 구속돼 있는데 그 위 시장(이 지사)이 (대장동 개발을) 설계했다고 본인 스스로 이야기했다”며 “시장이 배임 혐의가 있을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는 사안이어서 (당의) 위기, 이를테면 후보가 구속되는 상황에 왔다고 가상할 수 있단 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일 그렇게까지 된다면 민주당으로선 절체절명의 위기가 되는 것이고, 재집권하는 데 결정적으로 문제가 생기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선 종료를 앞두고 8일 잠정 예정됐던 민주당 대선주자 TV토론회가 무산된 것을 두고 당 지도부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었다. 설 의원은 이어 “이재명 후보가 잘못되면 어떻게 할 거냐, 잘못될 가능성이 얼마나 많은데”라고 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불편한 시선도 감지된다. 서울 지역 한 초선 의원은 “이 지사의 본선 직행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설 의원이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내부 총질을 중단하라”는 당내 압박을 받아 온 이낙연 캠프 일각에서도 난감해하는 분위기가 읽혔다. ‘노골적인 경선 불복’으로 비칠 여지를 스스로 제공했다는 비판에 휩쓸릴 수 있다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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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대표 측 한 의원은 “캠프의 공식 기조는 수사를 지켜보자는 정도고, 설 의원 발언은 개인 차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지사 측에선 언짢은 기색이 역력했다. 이재명 캠프 총괄본부장인 조정식 의원은 설 의원의 발언에 “국민의힘을 대변하는 주장”이라며 “도대체 무슨 의도에서 그러시는지 답답하고 안타깝고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재명 캠프 정무특보인 김우영 전 서울시 부시장은 더욱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불안한 후보, 구속될 후보. (이 표현은) 옛날 전두환 때 김대중 후보에게 공작하던 안기부의 언어”라고 썼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재명 지키기’를 서서히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송영길 대표는 전날 방송에 나와 대장동 사업에 대해 “박수받을 일”이라며 “경선이 끝나면 총력으로 대응하겠다”고 예고했다. 민주당은 이르면 오는 10일 대선 경선이 끝나는 대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당 차원에서 대장동 의혹 대응에 본격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대세론’ 지속으로 시들했던 경선 막바지 분위기는 예상 외로 뜨겁다. 지난 6일부터 이틀간 실시된 3차 국민 선거인단 최종투표율은 74.70%로 2차 선거인단 최종투표율(49.68%)은 물론 1차 선거인단 최종투표율(70.36%)도 넘어섰다.

수도권 권리당원·대의원 투표율 역시 높았다. 6~7일 실시된 서울 지역 경선은 당원 14만858명 중 6만6058명이 참여해 최종투표율 46.90%를 기록했다. 지역 경선에선 대구·경북(63.08%), 인천(51.41%)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투표율이다. 5일부터 이틀간 실시된 경기 지역 경선도 투표율 46.49%로 서울 지역과 비슷했다.

민주당에선 “대장동 의혹에 당원과 지지층의 관심이 커지며 투표 의향을 높였다”(당 지도부 소속 한 의원)는 분석이 나왔다. 높아진 투표율이 누구에게 유리할지를 두고는 양쪽 캠프의 해석이 상반된다. 이재명 캠프 김남준 대변인은 “투표율이 높아질수록 여론조사와 비슷한, 이 지사 우위의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현재까지 투표율 유지 시 서울·경기 당원 및 3차 선거인단 투표 대상자 61만여 명 중 약 16만 표 이상을 얻으면 오는 10일 민주당 대선 후보직을 확정짓는다. 반면에 이 전 대표 측은 유동규 전 본부장 구속에 불안감을 느낀 수도권 당원들이 이 전 대표를 대거 찍었다고 주장했다. 이낙연 캠프 김효은 대변인은 “대장동 의혹에 당원·지지층의 후보 검증에 대한 요구가 커지는 게 투표율 상승의 배경”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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