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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의혹에 직위해제 됐는데···그 뒤로도 7억 보수 지급한 LH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김현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사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국토안전관리원, 주택관리공단, 건설기술교육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김현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사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국토안전관리원, 주택관리공단, 건설기술교육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 관련 이슈가 도마 위에 올랐다. 야당은 대장동 개발과 이재명 경기지사와의 관련성을 주장했고, 여당은 2009년 이명박 정부 시절 LH가 대장동 사업에서 손을 뗀 것을 부각했다.

7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당시 시장이 대장동 사업을 본인이 직접 설계했다고 얘기했다"며 "공공과 민간개발을 혼용하면서 지주들은 수용 시 땅값을 제대로 못 받았고 민간에 분양할 때는 비싸게 해서 돈벼락을 맞았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송석준 의원도 "공공개발이라는 이름으로 개발을 해서 발생하는 이익, 중간에 각종 특혜로 발생한 이익을 소수특권층에게 주는 비리가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2009년 당시 "LH와 민간 기업이 경쟁하지 말라"는 발언을 언급하며 "(이 발언) 이듬해인 2010년 LH가 대장동 사업에서 손을 뗐다"면서 "성남대장 도시개발 시 순현재가치(MVP)가 459억원으로 나오는데도 석연치 않게 사업을 포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진성준 의원 역시 "한나라당 국토해양위원이었던 신영수 의원이 2009년 국감에서 대장동 개발 사업을 포기하라고 종용했다"며 "민간업자들과 결탁한 정치인들의 강력한 로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현준 LH 사장은 "당시 부채비율 개선 차원과 민간과 경쟁을 지양하는 정부 방침, 주민 반발 등을 이유로 사업에서 손을 뗀 것"이라며 "예상 수익 459억원은 당시 경기 지역본부에서 대략적으로 추산한 사항"이라고 답했다.

김현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사장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국토안전관리원, 주택관리공단, 건설기술교육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질의자료를 보고 있다. 2021.10.7 임현동 기자

김현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사장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국토안전관리원, 주택관리공단, 건설기술교육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질의자료를 보고 있다. 2021.10.7 임현동 기자

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LH가 부동산 투기의혹으로 직위해제된 직원들에게 총 7억4000만원가량의 보수를 지급한 사실이 드러났다.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직위 해제된 직원 40명에게 LH가 지난달 말까지 지급한 보수는 총 7억4123만원(평균 1853만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정동만 국민의힘 의원도 "투기의혹으로 직위해제된 직원에게 많게는 매달 700만원씩 6억원이 넘는 급여를 지급했고, 국민들은 이들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는데도 징계가 아닌 직위해제만 됐다"며 "LH 직위 해제 보수규정이 다른 공공기관보다 매우 관대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철도공사 등은 부패로 직위해제된 직원의 월급을 기간에 따라 최대 70%를 감액한다. LH는 직원보수규정 상 직위해제 직원에 대해 최대 20%의 감봉만 가능하고, 이외 적용 가능한 규정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김현준 사장은 "투기사태로 문제가 되는 직원들을 엄중하게 징계조치하고 있다"며 "직위 해제자에 대한 보수지급문제는 다른 공공기관 사례를 감안해 감액을 확대하는 쪽으로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김회재 의원은 또 LH 직원들의 전관예우 관행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김 의원은 "전관들이 연봉 1억~2억, 고급승용차를 받고 건축사무소에 들어간다"며 "그분들이 몸값을 해야 하기 때문에 LH 내부 직원과 결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사장은 "현재 혁신방안에 퇴직자접촉금지제도나 취업제한대상자 확대 등 전관특혜 근절을 위한 노력이 포함돼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의 외부인접촉관리 규정 등에 대해서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문정복 의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국토안전관리원, 주택관리공단, 건설기술교육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1.10.7 임현동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문정복 의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국토안전관리원, 주택관리공단, 건설기술교육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1.10.7 임현동 기자

이날 임대주택 공급에 대한 문제제기도 나왔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매입임대주택이 14만4000가구로 지난 4년 동안 6만2000가구가 증가, 사업비만 11조7000억원이 들었다"며 "하지만 매입임대 중 6개월 이상 공실인 주택이 5700가구로 3배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장기 공가 매입임대는 2017년 1822호에서 올해 6월 5785호로 217.5% 늘었다. 송 의원은 "사면 살수록 빈집만 늘어나 손해만 생기는 매입임대 사업을 대폭 축소하고 구조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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