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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이상한척 가슴 만지고, 칼 찌르고···" 설움 폭발한 간호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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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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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갑질을 하는 환자 때문에 고충을 겪는다는 한 간호사의 사연이 알려졌다.

7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는 ‘병원 밥맛 없는 걸로 간호사에게 뭐라고 하는데’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간호사로 일하고 있다는 작성자 A씨는 “환자가 밥맛이 없다고 식판을 엎어버리지를 않나, 나한테 ‘너희도 이거 먹어 보라’고 한다. 자동차 보험 환자인데, 심플인데(경미한 부상인데) 보험비 때문에 입원한 것 같다. 팔이 아프다더니 식판 던질 힘은 있나 보다”라고 말했다.

A씨는 “우리도 똑같은 병원 밥 먹는다. 심지어 밥도 못 먹고 데이(새벽부터 오후 3~4시까지 일하는 3교대 근무 방식) 4시에 퇴근했다. 그런데 밥맛 없게 만든다고 욕까지 들어야 하나”라고 털어놨다.

사연을 접한 한 네티즌은 “나도 병원에 다닐 때 환자가 ‘이거 너나 X 먹어라’라고 하면서 반찬 던진 적 있다”며 공감을 표시했다. 다른 네티즌들은 “힘내라” “고생이 많다”며 작성자 A씨를 격려했다.

['블라인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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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가 발로 차이고 신체 만지고…술 취한 환자 칼에 찔리기도”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환자에게 폭행까지 당한다”며 본인 혹은 간호사인 지인의 피해 사례가 잇따라 공유되고 있다.

지난달 10일에는 네티즌 B씨가 “여자친구가 간호사인데, 보호자에게 갑질 및 폭행당하는 건 다반사고, 간호사이지만 환자들은 간병인 취급한다고 한다. 심지어 오늘 야간에는 할아버지한테 발로 차였다고 한다. 간호사들 다 이런 환경에서 일하나”라고 성토했다.

['블라인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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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연을 접한 한 네티즌은 “혹시 작은 병원이라서 그런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자 한 대학병원에 재직 중이라는 네티즌 C씨가 “대형병원도 마찬가지”라고 답변했다. 아내가 간호사라는 네티즌 D씨는 “내가 몇 년 전에 쓴 글인 줄 알았다. 아내 말 들어보면, 할아버지 중에 정신 안 멀쩡한 척하면서 가슴을 만지는 성희롱도 다분하다고 하더라. 난 아내가 그런 환경에서 일하는 거 정말 분개했다”고 말했다. 간호사로 재직 중이라는 다른 네티즌들도 “나는 XXX이라는 말도 들어봤다” “발로 차이는 건 종종 있는 일이다” “XXX은 순한 맛이다. 난 더한 욕도 들어봤다” “검사나 시술, 수술에 따라 속옷 탈의가 필요해서 ‘속옷 위 아래로 다 벗고 오셨죠?’라고 물어보면 ‘내려서 보여줄까’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증언했다. 친구가 간호사라는 네티즌 E씨는 “내 친구도 보호자한테 뺨 맞고 수간호사가 수습했다”고 전했다.

치매 환자가 많은 병원에 근무 중이라는 간호사 F씨는 “나는 발로 차여도 보고, 손톱에 긁혀도 보고, 주먹으로도 맞아봤다. 치매 환자가 많아서 그러려니 한다”고 말했다. 대학병원에 근무 중인 간호사 G씨는 “나는 XXX, X같은 X이라는 소리도 들었다. 술 취한 환자한테 과도로 찔려도 봤다”고 말했다. 간호사로 근무 중인 네티즌 H씨는 “나는 신규 간호사 시절 환자에게 명치를 발로 맞아본 적이 있다. 침도 뱉고 8시간 동안 거친 욕도 하고 성희롱도 했다. 간호사 얼굴만 보면 하도 침을 뱉어서 마스크를 씌워 드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간호사들을 환자나 보호자의 이른바 ‘갑질’ 행동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병원 보안요원들을 확대 배치해서 간호사를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간호사들한테 테이저건이라도 하나씩 나눠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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