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를 4명으로 압축하는 2차 컷오프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둔 7일 주자들은 저마다 막바지 지지를 호소했다. 3차 본경선을 앞두고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며 유력 대선 주자 간 감정싸움 양상도 나타났다.
尹 “경기 남부에서 올라오는 좀 썩은 냄새”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7일 오후 인천을 찾아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정조준했다. 그는 국민의힘 인천시당에서 “요새 멀리서 날아오는 퀘퀘한 좀 썩은 냄새 많이 느끼고 있느냐. 경기 남부 쪽에서 올라오는 냄새 아니냐”며 “더 이상은 국민을 무시하는 부패 카르텔을 두고 볼 수가 없다. 이 민주당 정권은 이권에 의해 둘러싸인 비즈니스 정권, 비즈니스 카르텔”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은 “이 부패세력들이 계속 국민을 약탈하려고 정권을 재창출해 20년 집권한다고 한다”며 “이러다간 나라가 망한다. 우리 모두 힘을 합쳐서 반드시 정권 교체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내부도 겨냥했다. 그는 “민주당 정권의 부패만을 논할 것이 아니다. 우리 국민의힘은 어땠냐. 제대로 투쟁하고 싸웠냐”며 “우리 당에도 능력 있고 좋은 분이 많지만, 이 분들이 힘을 결집해서 더 강력하게 견제하고 투쟁했으면 민주당이 이렇게 방자하게 국민을 개ㆍ돼지ㆍ가재로 알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이 자신을 향해 ‘미신 논란’을 제기한 유승민 전 의원 등 당내 경쟁자를 향해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洪 “강성노조 패악질에 울산 일자리 줄어”
이날 울산을 방문한 홍준표 의원은 지역 강성노조에 대한 경고성 발언을 내놨다. 울산 남구갑 당협위원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 참석자가 ‘울산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홍 의원은 “(현대차의 경우) 강성 노조가 경영권을 간섭하고 라인 증설을 반대하며 패악질을 하니 광주, 전주로 옮기는 게 당연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국민의힘 울산시당 방문 자리에선 “미국 디트로이트가 강성노조의 패악으로 망하기 시작했다”며 “(강성 노조가) 자제하지 않으면 울산이 죽고 한국경제가 무너지는 사태가 온다”고 우려했다.
다만 홍 의원은 “저는 노조를 부정하지 않는다”며 “강성 노조의 핵심은 공공노조와 울산지역 민주노총으로 대한민국 국격에 맞게 자중하고 힘을 합치자”고 덧붙였다.
또 홍 의원은 “정권교체를 위해 호남과 20·30세대가 필요하다”며 “이들이 지지하는 후보는 국민의힘에서도 홍준표가 유일하다. 이제 당원동지들만 도와주시면 본선 준비를 빨리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에 비해 상대적 열세로 평가되는 당원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 것이다. 국민의힘 경선의 당원투표 비중은 2차 30%, 3차 50%로 갈수록 증가하는 구조다.
尹 vs 劉, 감정싸움 양상
3차 본경선을 앞두고 경쟁이 본격화되며 유력 주자 간 갈등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앞서 지난 5일 KBS 경선 토론회를 마친 뒤 윤 전 총장과 유 전 의원은 잠시간 서로 입씨름을 벌였다고 한다. 이를 두고 두 후보 측은 서로 “상대방이 당시 상황 설명을 왜곡하고 있다”고 감정을 드러냈다.
두 후보 측과 당시 상황 목격자 등에 따르면 토론회에서 ‘천공스님을 아느냐’고 물었던 유 전 의원에게 윤 전 총장이 다가가 “(천공스님이 하는) ‘정법강의’ 유튜브를 보라. 이를 미신이라고 하면 명예훼손이 될 수도 있다”고 항의했고, 이에 유 전 의원이 “내가 언제 그 사람들 보고 미신이라고 했냐. 아는 사람인지 물어본 것 아니냐”고 맞섰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윤 전 총장은 이날 “(정법 강의는) 미신이나 점에 관련된 게 아니다. 사람에 따라서 호불호는 갈릴 수 있지만, 점 보는 사람은 아니다”라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제가 어제 페이스북에 쓴대로다. 더 이상 보탤 게 없다”며 말을 아꼈다.
유 전 의원 측 권성주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윤석열 후보, 김성훈 특보 위촉도 ‘정법’의 지령인가”라고 비꼬기도 했다. 최근 윤 전 총장 캠프 국민통합특보로 위촉된 해군 출신 김성훈씨는 천안함 폭침사건 재조사 당시 최원일 천안함 함장에게 ‘고마하고 조용히 행하라’고 해 논란을 일으킨 인사다. 이와 관련해 윤 전 총장 측은 “6일 오후 김씨를 특보직에서 해촉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