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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장소가 가상공간이라고?…‘아바타 면접’ 시대 열렸다

중앙일보

입력

취업 설명회부터 면접, 신입사원 연수까지 ‘메타버스’를 통해 채용과 교육을 진행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코로나19로 확산한 비대면 온라인 채용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메타버스란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와 현실 세계를 가리키는 ‘유니버스’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 세계를 뜻한다.

세븐일레븐은 6일부터 이틀간 신입사원 채용 면접을 메타버스 플랫폼인 '게더타운' 내 '세븐타운'에서 진행했다. [사진 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은 6일부터 이틀간 신입사원 채용 면접을 메타버스 플랫폼인 '게더타운' 내 '세븐타운'에서 진행했다. [사진 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 ‘게더타운’서 채용 면접    

세븐일레븐은 6~7일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면접을 메타버스 플랫폼인 ‘게더타운’ 에서 진행했다고 7일 밝혔다. 서류 전형에 합격한 지원자는 게더타운 내 면접 장소인 ‘세븐타운’에 입장한 뒤 자신의 차례가 오면 아바타를 움직여 면접장으로 들어가 화상 면접을 봤다.

면접 대기자는 세븐타운 내 마련된 회사 소개 영상 상영관, 직무 소개 인터뷰, 채용 일정 안내, 채용 질의응답 등의 부스를 돌아보며 필요한 정보를 수집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대규모 오프라인 채용 행사가 어려운 만큼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MZ세대(1980년대 이후 출생한 젊은 층) 구직자와 자유롭고 유연한 소통을 위해 메타버스 면접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면접 외에도 신입사원 입문 교육, 간부사원 리더십 과정 등에 메타버스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달엔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비대면 온라인 체육대회 ‘세븐컵 e스포츠대회’를 열기도 했다. 김일연 세븐일레븐 HR혁신팀장은 “향후 면접을 비롯해 채용설명회, 신입사원 연수, 교육·실습 등 채용 과정 전반에 메타버스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상공간서 채용 상담, 모의 면접도    

SK텔레콤 모델이 이 회사의 메타버스 플랫폼인 ‘점프 버추얼 밋업'을 활용해 메타버스 채용설명회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사진 SK텔레콤]

SK텔레콤 모델이 이 회사의 메타버스 플랫폼인 ‘점프 버추얼 밋업'을 활용해 메타버스 채용설명회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사진 SK텔레콤]

채용 설명회에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 일대일 메타버스 채용 상담을 도입했다. 지난달 27일까지 진행된 ‘주니어 탤런트 전형(대학 졸업 예정자부터 직무 경력 3년 차 미만)’ 지원자 중 사전 신청한 600명은 메타버스 플랫폼인 ‘이프랜드’에서 단독 상담을 받았다. 자신의 개성을 담은 아바타를 꾸민 뒤 채용 담당자나 실무 부서 담당자에게 궁금한 점을 자유롭게 문의했다.

앞서 SK텔레콤은 올 4월 자사 메타버스 서비스인 ‘점프 버추얼 밋업’을 활용한 채용 설명회를 선보였다. 점프 버추얼 밋업 앱을 통해 개설된 가상의 설명회장에 구직자와 회사 실무진이 아바타 형태로 참여하는 방식이다.

LG전자가 ‘하이엘지’ 채용설명회를 위해 메타버스 플랫폼에 구현한 ‘LG전자 메타캠퍼스’ 공간의 모습. [사진 LG전자]

LG전자가 ‘하이엘지’ 채용설명회를 위해 메타버스 플랫폼에 구현한 ‘LG전자 메타캠퍼스’ 공간의 모습. [사진 LG전자]

LG전자와 LG이노텍도 메타버스에서 채용 설명회를 열었다. LG전자는 지난달 메타버스 플랫폼인 ‘버벨라’ 내 ‘LG전자 메타캠퍼스’를 만들고 채용 설명회를 개최했다. 디지털 아바타를 통해 강당에 모여 사업본부별 사업·기술을 듣고 ‘손 올리기’ 기능을 통해 질문도 할 수 있다. 인터뷰룸에서 진행된 취업 컨설팅을 통해선 실제와 유사한 모의 면접도 체험해 볼 수 있다.

LG이노텍은 올해 5월 대학생 400여 명과 20여 명의 인사 담당자·현업 실무자가 게더타운에서 아바타로 만나 회사 소개와 선배 사원과의 대화, 직무별 상담, 인사 담당자와 일대일 미팅 등을 진행했다. 사내 카페를 그대로 옮긴 공간에서 참가자들끼리 대화도 나눴다.

LG이노텍 인사팀 관계자는 “온라인 채용 설명회만으로는 커뮤니케이션의 한계를 느꼈다”며 “메타버스는 MZ세대에게 친숙한 소통 방식인 데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장점을 합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점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하나은, 가상 연수원에 아바타 행장님 등장  

박성호 하나은행장의 아바타 라울(뒷줄 왼쪽에서 네번째)이 제페토에 만들어진 ‘하나 글로벌캠퍼스’에서 행원들과 함께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하나은행]

박성호 하나은행장의 아바타 라울(뒷줄 왼쪽에서 네번째)이 제페토에 만들어진 ‘하나 글로벌캠퍼스’에서 행원들과 함께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하나은행]

신입사원 연수나 수료식 등에도 메타버스가 활용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7월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에 ‘하나 글로벌캠퍼스’를 열었다. 2년 전 하나금융이 인천 청라에 만든 연수원의 실제 구조와 외형을 본떠 만들었다. 하나은행은 이 가상 연수원에서 신입 행원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 수료식을 진행했다. 이 행사엔 박성호 하나은행장도 ‘라울’이란 아바타로 참여했다. KB국민은행은 8월 신입 행원 연수 개강식과 주요 강의를 메타버스에서 진행했다.

오성은 서울대 경력개발센터 전문위원은 “실제 기업에서 회의·마케팅 등 직무를 위해 메타버스 플랫폼에 대한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인사 채용 과정으로까지 영역이 확대된 것”이라며 “신입사원에게도 실제 업무에 필요한 메타버스 활용 역량을 평가하려는 의도도 깔렸다”고 분석했다. 이어 오 전문위원은 “지원자는 메타버스 상에서 수동적으로 참여하기보다는 아바타를 통해 자신의 직무 역량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면서도 자신의 단점이 노출되지 않도록 반복적인 연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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