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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대장동 첩보' 넘긴 건 검사였다···檢도 5개월간 뭉갰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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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뉴스1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뉴스1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과 관련해 경찰뿐만 아니라 검찰도 5개월가량 동안 수사를 뭉갠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지난 4월 금융정보분석원(FIU)이 경찰에 관련 민간사업자 화천대유의 수십억원대 수상한 자금 흐름에 대한 첩보를 넘겨줄 당시 FIU에는 검찰 파견 검사가 3명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첩보를 넘겨준 심사분석실장이 검찰 간부 출신이었다고 한다. 이들에 의해 검찰 역시 해당 첩보를 파악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경찰에 첩보 넘겨준 심사분석실장, 파견 부부장검사였다

7일 법조계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4월 FIU에는 파견 검사 3명이 근무 중이었다. 이 가운데 A부장검사(당시 부부장급 검사)는 심사분석실장을 맡고 있었다고 한다. 심사분석실은 FIU가 포착한 수상한 금융거래 내역을 수사기관에 첩보 형태로 넘겨주는 등의 역할을 한다. A부장검사가 지난 4월 대장동 의혹 관련 첩보를 경찰에 이첩했다는 이야기다.

이 때문에 “당시 첩보가 검찰에도 넘어갔을 가능성이 크다”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욱이 법무부 검찰과는 조수진 의원실에 “검찰은 특정금융정보법 제10조에 따라 FIU로부터 특정금융거래 정보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FIU 사정에 밝은 한 법조계 관계자는 “FIU 심사분석실에선 상대적으로 가벼운 첩보는 경찰한테만 넘기고, 나머지 대부분은 검찰 등 파견자가 나와 있는 기관 전체에 보내는 걸로 안다”라고 말했다. 검찰이 4월에 대장동 의혹 관련 첩보를 인지한 게 맞는다면 경찰처럼 뭉개기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검찰·법무부 “첩보 받았는지 확인 불가”

그러나 FIU는 지난 4월 검찰에도 첩보를 이첩했는지를 밝히지 않고 있다. 대검찰청도 “이첩받았는지 확인해줄 수 없다”라는 입장이다. FIU 심사분석실장을 지냈다가 검찰로 복귀해 있는 A부장검사는 수차례에 걸친 중앙일보의 질의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수사기관이 FIU 첩보를 받았느니, 언제 받았느니, 어떻게 받았느니, 등을 외부로 알리는 것 자체가 절대적으로 금지돼 있다”라고 말했다. 검찰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지 못했다면서다.

앞서 경찰은 지난 4월 FIU로부터 대장동 의혹 관련 첩보를 넘겨받고도 5개월가량 동안 내사만 진행했을 뿐 수사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뭉개기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검찰에 수사 주도권을 뺏긴 상태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지난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경찰의 수사 의지, 역량이 부족하거나 고의로 뭉개기를 시도한 건 전혀 아니다”라면서도 사실상 사과의 뜻을 밝혔다. 김 청장은 “초기 판단이 잘못된 점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라며 “FIU 자료 분석에 적극적이지 못했던 부분을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6일 기자회견을 통해 검찰에 “추후 특검이 대장동 비리, 그리고 일찍부터 FIU 자료를 받고 사건을 뭉갠 수사 비리 관계자들 두 가지를 함께 수사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10월 5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 뉴스1

10월 5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 뉴스1

성남시청 압색은 왜 안 하나…檢 “한꺼번에 다 못해”

검찰 수사에 대해 다른 비판도 있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전담 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이 지난달 29일 전방위 압수수색을 진행한 이후 성남시청은 압수수색하지 않고 있는 것을 두고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 ‘윗선’ 수사에 의지가 부족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져 있다. (2021년 10월 6일 중앙일보 「‘당연 1순위’ 성남시청 압색 안했다…檢, 이재명 수사 피한다」 참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지난 6일 윤석열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으로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실을 압수수색하자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금 압수수색을 해야 할 곳은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성남시청과 이재명 도지사 집무실, 김만배(민간사업자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씨 자택 등이다”라고 강조했다.

대장동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할 당시 검찰이 휴대전화 확보에 실패했다는 데 대해서도 의혹의 눈길이 만만치 않다.

이런 지적에 검찰 관계자는 “수사팀은  최선을 다해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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