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은 美 그린에너지 만나고, SK는 유럽 분리막 공장 가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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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 두번째)이 6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플러그파워 앤드류 J. 마시 CEO를 만나 수소 생태계 구축 등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 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국의 수소에너지, 에너지솔루션 기업 수장들을 잇따라 만났다. 최 회장은 지난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미국 수소에너지 기업인 플러그파워 사의 앤드류 J. 마시 CEO와 수소 생태계 구축을 논의했다.

최 회장은 “플러그파워의 수소 핵심기술과 SK그룹의 에너지 인프라·네트워크는 한미 양국의 넷제로(Net Zero: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를 조기 달성하는데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어 “SK그룹 관계사들은 SK 경영철학인 DBL(더블보텀라인: 재무적·사회적 가치를 동시 추구)을 실천하기 위해 구체적인 탄소 저감 수치 등 넷제로 활동을 측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마시 CEO는 “수많은 아시아 기업으로부터 협력 제의를 받았지만 신뢰와 네트워크를 감안해 SK그룹과 협력하게 됐다”며 “아시아 지역 수소생태계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답했다.

이날 SK E&S와 플러그파워는 아시아 수소사업을 공동추진하는 합작법인을 설립하기 위해 주주간 계약을 체결했다. 2024년까지 수소 연료전지, 수전해 설비 등 수소사업 핵심 설비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공장과 연구 센터를 수도권에 건설해 국내와 아시아 시장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최 회장은 이날 오전에도 SK E&S가 지난달 95% 지분을 확보한 미국 그리드 솔루션 기업 KCE사의 제프 비숍 CEO를 만났다. 그리드 솔루션은 재생에너지가 증가하면서 발생하는 전력공급 변동성을 보완하기 위해 전기를 저장하는 시설(ESS)을 활용하되, 인공지능(AI) 기술과 접목시켜 전기 수요와 공급을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하는 신산업이다.

최 회장은 “재생 에너지 확산에는 전력망 안정성 확보가 중요한 과제”라며 “SK그룹의 AI, 배터리 기술을 접목하면 미국 1위 그리드 솔루션 사업자로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이 탄소중립과 넷제로 조기 달성을 독려하고, SK 관계사의 RE100(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캠페인) 가입을 주도한 것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보편적 가치로 자리잡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며 “최 회장이 미 에너지 혁신기업 CEO를 잇따라 만난 것도 ESG 경영의 깊이와 속도를 높여 나가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전기차 30만대 탑재 분리막 공장 완공

SK이노베이션의 소재사업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는 유럽 첫 생산 거점인 폴란드에서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 공장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7일 밝혔다. 폴란드 제1공장은 4분기 상업 가동을 시작해 연산 3.4억㎡규모 분리막을 생산할 예정으로, 이는 전기차 30만대 이상에 탑재 가능한 물량이다. SK온 등 글로벌 배터리사에 공급된다.

피에호피악 폴란드 기술개발부 차관은 준공식에서 “제 4공장까지 완공되면 SKIET의 폴란드 공장은 약 1000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SKIET 노재석 사장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재료인 분리막을 SKIET가 최초로 유럽 폴란드 공장에서 생산해 유럽 전기차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SKIET는 폴란드 실롱스크주에 2024년까지 2조 원을 투자, 유럽에서 최대규모인 15.4억㎡의 분리막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연산 3.4억㎡ 규모의 제 2공장은 2023년 상업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이며, 각각 4.3억㎡의 규모의 제 3, 4공장도 지난 7월 착공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한국, 중국, 유럽을 포함한 SKIET의 글로벌 생산 규모는 총 27.3억㎡에 달할 전망이다.

백일현 기자 baek.il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