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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 않아 6차 유행 온다"...日 '위드 코로나' 실증 시험 시작

중앙일보

입력

6일 저녁 일본 아이치(愛知)현에 있는 축구경기장 도요타 스타디움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접종 증명서를 지닌 관중 1800명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일반 관객과는 다른 입구에서 증명서를 확인받고 입장해, 경기장 내에서의 관람 행태 기록이나 경기 후 일주일간의 건강 상태 모니터링 등에 참여해야 한다. 일본 정부가 본격적인 '위드 코로나(With Corona)'로의 전환을 앞두고 실시하는 스포츠 경기장 내 코로나19 방역 실증 실험에 자원한 사람들이다.

일본 정부는 이번 달 1일로 전국 수십 개 도시에 내려졌던 코로나19 긴급사태 등을 모두 해제하고 식당 영업시간 제한 등의 조치를 일부 완화했지만, 전면적인 제한 완화는 한 달 뒤로 미뤘다. 그 사이 백신접종 증명서와 코로나19 검사 음성 확인서 등을 활용해 코로나19 확산을 어느 정도나 억제할 수 있는지 검증하는 실험을 한다.

4일 일본 도쿄에서 한 시민이 음식점 광고판 앞을 지나고 있다.[AP=연합뉴스]

4일 일본 도쿄에서 한 시민이 음식점 광고판 앞을 지나고 있다.[AP=연합뉴스]

7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언론에 따르면 특히 이번 실험은 전문가들이 "이번 겨울에도 닥칠 수 있다"고 경고하는 코로나19 제6차 유행에 대비하는 의미가 크다. 여섯번째 확산이 찾아와 비상사태가 다시 선언되더라도 백신접종 증명서 등을 활용해 제한을 최소화해 경제에 주는 충격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고 투 트래블' 재개도 검토 

야구·축구 등 스포츠 경기 관람 뿐 아니라 음식점이나 소극장, 여행 등에도 백신접종 증명서를 활용하는 실험을 한다. 8일부터는 일본 11개 여행사에서 백신접종을 완료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38개 투어를 실시해 2주 후 참가자들의 건강상태를 확인한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여행지원책 '고 투 트래블(Go To Travel)'을 밀어붙였다가 감염 확대를 초래한다는 전문가들의 비판에 중단했다. 하지만 사이토 데쓰오(斉藤鉄夫) 신임 국토교통상은 5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관광업계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설명하며 '고 투 트래블' 재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국 200여개 음식점도 입장 시 손님들의 백신접종 증명서 및 코로나19 검사 음성증명서를 확인하는 실험에 참여한다. 지자체는 이를 조건으로 영업시간, 주류 제공 등의 제한을 풀어준다. 이용자 목록을 작성해 2주간 감염여부를 추적한다.

접종증명서 활용 "실효성 부족" 지적도

총리관저 발표에 따르면 10월 6일 기준 일본의 백신접종율은 1차 접종이 72.2%, 2차 접종완료가 62.3%다. 11월 말까지는 희망자 전원이 백신 접종을 완료할 것으로 보고 접종증명서 활용을 검토하지만,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4일 일본 도쿄의 한 주점에서 손님들이 술을 마시고 있다. [AP=연합뉴스]

4일 일본 도쿄의 한 주점에서 손님들이 술을 마시고 있다. [AP=연합뉴스]

고사카 겐(小坂健) 도호쿠대 교수는 마이니치신문에 "기대하는 것만큼 감염 확산 방지에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리고 지적했다. 화이자 백신의 경우 2차 접종 후 6개월이면 감염 예방 효과가 반감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며, 백신 접종 후 감염되는 '돌파 감염'도 연이어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검사다. 백신 미접종자의 경우 72시간 내 PCR 검사 음성확인서, 24시간 내 항원검사 음성확인서 제출을 요구하지만 일본에서는 기본적으로 증상이 없으면 무료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없다. 음식점에 가기 위해 자비를 들여 검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식당 앞에서 간이 항원검사를 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지만, 음식점 측은 "가게 앞에서 검사를 받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수십 분 기다린 후 입장하려는 손님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6일 확인된 일본의 코로나19 신규 감염자는 1126명으로 꾸준히 줄어드는 양상이지만 이번 겨울 안에 다시 유행이 닥친다는 경고는 이어진다. 일본정부 코로나19 분과회 오미 시게루(尾身茂) 회장도 지난달 16일 참의원 후생노동위원회에서 "감염대책을 계속하지 않으면 겨울은 원래 감염이 확대되기 쉬운 계절인만큼 (6차 유행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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