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비관론자 소로스 보유"…비트코인 5개월래 5만5천달러 돌파

중앙일보

입력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코인원 고객센터 전광판에 암호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코인원 고객센터 전광판에 암호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비트코인 값이 5개월 만에 5만5000달러를 넘었다. 암호화폐 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7일 오전 8시36분 5만5590달러까지 뛰었다. 오전 10시 55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5만4785달러로 24시간 전보다 6.73% 상승했다.

지난 5월 이후 중국발 고강도 규제로 깎아 먹었던 가격을 거의 회복한 모양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4월 6만4000달러를 넘기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중국 당국이 암호화폐 결제와 거래·투자·채굴을 모두 금지하는 고강도 규제를 펼치며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이후 등락을 거듭했지만 뚜렷한 반등 기회를 잡지 못하며 5만5000달러를 넘기지 못했다. 지난달 중국 당국이 암호화폐 관련해 더 강화된 규제를 내놓은 것도 가격 하락을 압박했다.

돈 피츠패트릭 소로스펀드 최고경영자(CEO) 겸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지난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블룸버그 유튜브 캡처]

돈 피츠패트릭 소로스펀드 최고경영자(CEO) 겸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지난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블룸버그 유튜브 캡처]

중국발 악재에도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5만5000달러 고지를 넘어선 건 미국발 훈풍 덕이다. 미국 투자업체와 미 당국이 최근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에 호재가 될만한 소식을 연달아 안겨주면서다. 중국이 끌어내린 비트코인 가격을 미국이 올린 격이다.

암호화폐 시장이 반색한 뉴스는 헤지펀드 대부인 조지 소로스의 소로스펀드가 비트코인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돈 피츠패트릭 소로스펀드 최고경영자(CEO)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소로스펀드가) 많이는 아니지만 약간의 코인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로스펀드의 비트코인 투자가 암호화폐 시장에 호재인 이유는 소로스가 대표적인 암호화폐 비관론자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소로스는 지난 2018년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에는 거품이 끼여있어 안정적 가치 저장 수단이 아니다”라며 “독재 국가들의 비상 저축 수단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혹평했다.

이런 혹평에도 소로스는 소로스펀드의 암호화폐 투자를 승인했지만, 그동안은 관련 펀드 등에 간접투자만 했다. 비트코인을 직접 보유하고 있다는 게 공식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헤지펀드 대부 조지 소로스.[AP=연합뉴스]

미국 헤지펀드 대부 조지 소로스.[AP=연합뉴스]

미 CNN은 “워런 버핏 버크셔헤서웨이 회장과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 등 저명한 투자자들이 여전히 암호화폐 투자를 꺼리고 있는 가운데, 소로스펀드가 비트코인을 직접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암호화폐 투자에 큰 정당성을 부여해 줄 것”이라고 전했다.

소로스펀드 외에도 미국 대형 기관투자자의 암호화폐 투자는 늘고 있다. 지난 5일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암호화폐 시장 참여를 발표했다. 디지털 자산 거래소 비퀀트의 연구책임자인 마사 레이예스는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암호화폐의 매력에 항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피츠패트릭 CIO는 또 “전 세계 2억명의 사용자가 있다는 건 (비트코인이) 주류가 됐다는 것”이라며 “암호화폐는 단순히 인플레이션 헤지(위험회피) 수단이 아닌 그 이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암호화폐 자체를 넘어 탈중앙 금융(DeFi·디파이) 사용 사례 등을 흥미롭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개리 겐슬러 미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AP=연합뉴스]

개리 겐슬러 미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AP=연합뉴스]

미국 금융당국과 중앙은행도 암호화폐에 긍정적 시선을 보내고 있다. 개리 겐슬러 미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5일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 “중국과 같은 암호화폐 금지 조치가 논의되고 있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중국의 선례를 따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겐슬러 위원장은 지난주엔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여부에 대해 “해당 부서가 비트코인 ETF를 검토하고 있으며, 후속 조처를 할 것”이란 긍정적 발언도 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도 지난 1일 “스테이블코인(가격변동이 없는 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를 금지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미 CNBC 방송은 “겐슬러와 파월의 발언으로 ‘미국에선 적어도 암호화폐 거래를 불법화하지 않을 것’이란 안도감이 가격 상승세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10월에 코인 가격이 상승한다는 ‘업토버(uptober·‘업(Up)+옥토버(October))’ 현상도 최근의 비트코인 오름세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암호화폐자동거래 플랫폼 크립토호퍼의 러드펠트 캠프 CEO는 로이터통신에 “비트코인은 역사적으로 10월에 좋은 성과를 냈는데 현실이 되고 있다”며 “10월에 가격이 오를 거란 기대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