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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누런 이 희게 한다는 미백 치약…실제 효과는 ‘글쎄’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전승준의 이(齒)상한 이야기(34)

요즈음에는 마트에 가보면 치약이 너무나 많이 다양하게 진열되어 있는데 과연 어떤 치약을 선택해야 할까요? 매일 쓰는 치약이지만 매번 고를 때마다 고민되는 게 사실입니다. 종류도 너무 많고, 성분 표기도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치약의 성분과 그 각각의 기능을 알게 된다면 내게 맞는 치약을 선택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치약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치아를 깨끗하게 유지할 목적으로 칫솔에 묻혀 사용하는 복합물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치약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약은 아닙니다. 세수할 때에 사용하는 비누를 약이라고 하지 않는 것처럼 말입니다. 과거에 약이 귀한 시절, 현재의 치약이 새롭게 출시되었을 때에는 치아를 닦고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의미에서 어느 회사가 치약으로 명명한 것이 이제는 일반화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대부분의 치약은 의약부외품으로서 치아를 닦을 때 보조적으로 사용하는 ‘세치제’라고 하는 것이 옳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질병 치료가 목적인 특별한 치약은 일반의약품으로 허가를 받아 약국에서만 판매할 수 있습니다. 치약 형태의 잇몸약으로 보면 됩니다. 이런 제품은 치과에서 처방을 받아야 하는 특수한 것이므로 여기서는 다루지 않고, 시중에서 구하게 되는 일반적인 치약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치약의 성분

종류도 너무 많고 성분 표기도 복잡한 치약이지만, 그 성분과 각각의 기능을 알면 내게 적합한 치약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진 pixnio]

종류도 너무 많고 성분 표기도 복잡한 치약이지만, 그 성분과 각각의 기능을 알면 내게 적합한 치약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진 pixnio]

치약의 주성분은 물, 세정제(계면활성제)와 연마제, 향료와 감미료, 보존제, 습윤제, 결합제입니다. 세정제는 비누나 세제 같은 역할입니다. 연마제는 치아 표면의 착색이나 이물질을 마찰을 이용해 제거하기 위한 성분입니다. 연마력이 너무 낮으면 치아표면의 세균막과 착색 물질을 제거하기 어려워지며, 반대로 연마력이 너무 높으면 치아 표면이 마모돼 치경부마모증(치아머리 중 아랫부분이 마모되어 패이는 현상)이 생길 수 있는 양면성이 있습니다. 물에 세정제와 연마제 등의 화학 물질만 넣으면 쓴맛이 심해 입 안에 넣고 칫솔질을 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에 맛과 향을 개선하기 위해서 향료와 감미료를 넣습니다. 보존제도 필요합니다. 치약 속 여러 물질이 변하지 않고 일정 기간은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입니다. 습윤제는 치약의 형태가 안정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결합제는 여러 성분이 서로 분리되지 않고 유지되도록 해줍니다. 이 성분을 기본으로 하고, 어떤 기능을 더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부가성분이 첨가됩니다.

기능성 특수 치약

일반적인 치약과는 다르게 특별한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치약이 있습니다. 이러한 기능성 치약은 치과에서 진단을 받은 후에 본인의 구강 상태에 적합한 것을 사용해야 하며 그렇지 않고 무분별하게 적용되면 오히려 치아와 구강건강을 해칠 수도 있습니다. 기능성 치약은 크게 치아우식증(충치) 예방, 치주 질환 예방 및 개선, 시린 이, 치아 미백 등 4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치약을 완전하게 뱉지 못하는 어린이는 불소가 전혀 함유되지 않은 무불소나 저불소 치약을 써야 한다. [사진 pixabay]

치약을 완전하게 뱉지 못하는 어린이는 불소가 전혀 함유되지 않은 무불소나 저불소 치약을 써야 한다. [사진 pixabay]


치아우식증 예방

이를 위하여 첨가하는 성분이 불소입니다. 불소 이온이 치아 에나멜 표면에서 작용해 우식 진행을 부분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물질을 형성하게 되며, 불소 이온 자체로도 세균을 억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불소를 과량 섭취하면 위장장애나 구토 등을 유발할 수 있고, 장기간 섭취했을 때 저칼슘증이나 치아에 반점이 생기는 불소증이 생기기도 해서 오히려 치아를 약하게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식약처에서는 불소의 과량 섭취를 예방할 수 있도록 배합 한도를 규제하고 있습니다. 치약을 완전하게 뱉지 못하는 어린이는 불소가 전혀 함유되지 않은 무불소, 어린이는 저불소 치약을 써야 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우식활성도가 높거나 선천적으로 약한 치아인 경우에는 매우 고농도의 불소치약이 처방되기도 합니다,

치주질환의 예방 및 개선

치석이 쌓이면 그 위에 세균이 잘 달라붙기 마련이므로 치석이 쌓이는 것을 막기 위한 물질을 더한 치약이 있습니다. 단, 치석을 직접 제거하지는 않고, 더 이상 쌓이지 않게 도와줍니다. 일단 치과에서 치석을 제거한 후에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치주조직의 염증을 완화할 목적으로 여러 성분을 함유한 치약에 식약처에서 ‘치은염(잇몸염증)’ 예방이라는 효능을 표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것도 알아두면 좋겠습니다.

시린치아 증상 개선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서 치아의 시림증상이 있을 수 있는데 이 중에서 치아의 잇몸 경계부위에서 하방의 치아 부분이 살짝만 노출되어도 매우 시린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치아 성분인 탄산아파타이트를 나노입자로 만들어 넣은 치약은 양치 과정에서 시리게 하는 치아 구멍을 막아주어 표면에 보호막을 형성하여 지속해서 사용하면 시린 증상을 점차적으로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런 치약은 기본적인 성분인 연마제가 소량이거나 거의 들어있지 않아서 칫솔질을 좀 더 많이, 꼼꼼히 해야 합니다.

미백 효과

커피와 와인 문화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변색이 되어가는 치아를 하얗게 만드는 데 효과가 있는 미백 치약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지속해서 사용하면 효과가 있을 수는 있지만 이 효과를 가지는 성분을 치약에는 과량으로 첨가할 수는 없기 때문에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치약 대용품

전통적으로 치약 외에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치약 대용품의 사용에 대해서 문의를 받는 때가 자주 있습니다. 소금, 베이킹소다, 오일 풀링, 허브 파우더 등인데요. 각각의 방법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수 있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으므로 기본적인 칫솔질에 보조적으로 사용해보실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지금까지 치약의 성분과 종류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치 약만 있으면 마법처럼 건강해질 거라고 믿는 경우도 더러 있고, 치약도 약이라고 생각하거나 치아나 잇몸에 이상이 생기면 치약부터 바꾸고 보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치약은 약이 아닙니다. 치약을 사용한다고 해서 상해버린 치아와 잇몸이 원 상태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보다는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나에게 맞는 치약을 선택해서 사용해보시기를 바랍니다. 양치질을 열심히 한다 해도 완벽하게 할 수 없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치과를 찾아 검진 및 치석 제거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음 회차에서는 지금까지 알아본 치약을 사용하여 이루어지는 칫솔질, 내게 맞는 칫솔의 고를 때에 고려해야 할 사항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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