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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언어 개선의 공익적 가치 연간 3,375억 원

중앙일보

입력

㈔국어문화원연합회(회장 김미형)에서는 현대경제연구원에 의뢰하여 어려운 공공언어를 개선하면 연간 3,375억 원의 경제적 효과가 나타난다는 연구결과를 10월 7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공공언어의 공익적 기능을 고려하여 처음으로 ’공익적 가치‘를 화폐 단위로 추정하였다. 아울러, 최근 공공언어의 범위가 확대되는 추세를 반영하여 민원 서식을 비롯한 정책 용어, 안내판, 약관 및 계약서 등에 사용되는 언어를 포괄하여 분석하였다.

공문서, 언론 용어, 민원 서식 등의 공공언어의 종류마다 공익적 기능을 발굴하고, 이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꾸준한 개선 활동을 펼친다면 공공언어의 공익적 가치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2010년 ’공공언어 개선의 정책 효과 분석’ 연구에서는 어려운 공공언어로 인해 발생하는 시간 비용을 중심으로 경제적 가치를 추정하였으나, 이는 공공언어 개선에 따른 언어 사용 환경변화의 가치를 제시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공공언어 개선의 공익적 기능의 가치를 추정하여 조건부 가치평가법을 이용하여 연구하였다.

2010년 연구에서 민원 서식에 쓰인 어려운 용어 때문에 우리 국민이 치러야 하는 시간 비용은 약 170억 원이었는데, 2021년 결과에서는 약 1,952억 원으로 11.5배 늘어났다. 공공언어 범위가 확대되고 디지털 매체의 보급이 보편화되어, 국민이 공공언어에 접근할 기회가 많아진 언어환경이 시간 비용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연구에서는 어려운 공공언어 때문에 발생하는 국민의 심리적 스트레스*지수를 조사하였다. 심리적 스트레스는 ‘답답하고 불편함’, ‘무시하는 기분’, ‘피로감’, ‘위축됨’, ‘당혹스러움’, ‘불안감과 상실감’ 등으로 구분하여 조사했다. 국민은 어려운 공공언어를 경험할 때 평균보다 높은 수준(5.4점)의 심리적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리적 스트레스는 고령자일수록 심리적 스트레스를 크게 느낀다고 응답하였다. 그리고 민원 서식이나 안내문, 법령을 비롯해 약관이나 계약서 등에서 어려운 공공언어를 경험하는 횟수가 많을수록 심리적 스트레스가 높아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세부적으로 답답하고 불편함(6.0점), 피로감(5.9점), 당혹스러움(5.7점), 위축됨(5.4점), 불안감과 상실감(4.8점), 무시하는 기분(4.4점) 순으로 심리적 스트레스가 높았다. 불편함과 피로감은 약관이나 계약서가 어려웠던 경험이 많아질수록 늘어났고,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위축되는 감정을 크게 느끼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런 결과는 기존에는 조사되지 않았던 공공언어 개선과 국민의 심리적 스트레스 간의 관계를 분석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그리고 공공언어 개선 정책이 일반 국민의 삶의 질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를 맡은 연구진은 올해 6월 국어기본법이 개정되어 내년부터 ‘공공기관등이 작성한 공문서 등’을 매년 평가하겠다는 정책을 높이 평했다. 다만, ”공공언어 개선을 위한 다양한 분야의 폭넓은 언어 정책의 필요성과 범국민언어문화개선, 언론의 쉬운 우리말 쓰기 사업 등의 민간 활동을 꾸준히 지원해야 한다”는 정책 제언을 했다.

한편 ㈔국어문화원연합회는 한국공공언어학회와 함께 10월 7일(목) 2시부터 서울 코리아나호텔 2층 연회장에서 이번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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