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홍정호 "울산전 인생수비, 은퇴해도 찾아볼 것 같아요"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10일 울산전에서 볼 경합을 펼치는 홍정호(오른쪽). [뉴스1]

지난달 10일 울산전에서 볼 경합을 펼치는 홍정호(오른쪽). [뉴스1]

프로축구 전북 현대 중앙 수비수 홍정호(32)는 올 시즌 K리그 ‘최고의 벽’이라 불린다. 전북은 올 시즌 32경기에서 30실점 했다. K리그1 최소 실점팀(경기당 0.93골)이다. 홍정호는 비록 2일 강원FC전에서 퇴장 당했지만, 올해 31경기에서 출전해 수비를 책임지고 있다. ‘홍캡(캡틴)’, ‘홍다이크(리버풀 수비수 판다이크에 빗대)’라 불리는 홍정호는 울산 조현우, 이동준과 시즌 MVP 후보로 거론된다.

K리그 최고의 벽 전북 수비수 #경기당 0.93골 최소 실점 주축 #"민재 영상 보니 독일 시절 생각"

철벽 수비의 압권은 지난달 10일 울산 현대전이었다. 후반 41분 울산 이동준의 헤딩슛을 막으려고 전북 골키퍼 송범근이 달려 나왔다. 공이 골키퍼 없는 골문으로 향했는데, 홍정호가 전력 질주해 몸을 날려 공을 걷어낸 덕분에 0-0으로 비겼다. 1일 전화 인터뷰에서 홍정호는 “공을 걷어낼 때 ‘아 다행이다’란 생각이 들었다. 실점했으면 울산과 승점이 더 벌어지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한 팬은 ‘홍정호가 칠순 잔치 때도 그 장면을 돌려볼 것 같다’고 했다. 홍정호는 “다섯손가락에 꼽히는 인생수비다. 유튜브에 계속 뜨더라. 은퇴해도 찾아볼 것 같다”며 웃었다.

홍정호는 지난달 5일 FC서울전에서는 자책골을 넣고 종료 직전 결승 골을 터트려 4-3 승리를 이끌었다. 홍정호는 “내 예상보다 가브리엘(서울) 슈팅이 약하게 왔다. ‘잡아야 하나’ 생각하는 순간 몸이 골대로 향하고 있었고 공과 같이 들어가는 바람에 자책골이 됐다. 그래도 운 좋게 마지막에 골을 넣을 수 있었다. 그 고비를 넘기고 4승 1무를 기록했다”고 되돌아봤다.

그동안 부상이 잦았던 홍정호는 올 시즌 거의 전 경기 풀타임을 뛰고 있다. 홍정호는 “2018년 전북에 와 꾸준히 뛰며 몸이 좋아졌다. 2017년 결혼해 딸이 둘이다. 훈련 후 집으로 돌아가 생활도 규칙적”이라고 했다. 또 홍정호는 “전북이 역습을 많이 맞는 팀이라, 상대와 부딪쳐 막는 스타일로 바뀌었다. 2018년 (김)민재가 앞에서 강하게 막고 내가 뒤에서 했다면, 지금은 내가 앞에서 컨트롤한다”고 했다.

2018년 전북에서 함께 뛴 홍정호(가운데)와 김민재(왼쪽). [연합뉴스]

2018년 전북에서 함께 뛴 홍정호(가운데)와 김민재(왼쪽). [연합뉴스]

홍정호는 2013~16년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에서 뛰었고, 2014과 15년 두 차례 바이에른 뮌헨전 1-0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김민재는 터키 페네르바체에서 활약 중이다. 홍정호는 “민재 영상을 보니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 ‘난 독일에서 좀 더 잘하지 못했을까’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다”고 했다. 이어“어휴~ 제가 민재한테 조언할 게 있나요. 민재 실력이야 뭐. 그래도 외국에서는 언어 소통이 중요하더라”고 말했다.

홍정호는 A매치 42경기에 출전했지만,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은 2018년 부임 후 홍정호는 단 한 번도 뽑지 않았다. 홍정호는 “감독님 구상에 있었다면 수많은 평가전과 예선전에 한 번 불러주셨을거다. 감독님이 원하는 스타일에 맞지 않은 것 같다. 기존 선수들이 손발을 맞췄는데 최종 예선에 합류하는 것도 말이 안된다. 오히려 팬 분들과 언론에 추천 선수로 거론되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김영권(감바 오사카)도 2018년 러시아월드컵 직전에 대표팀에 재합류했다. 홍정호는 “항상 소속팀에서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다”고 했다.

2위 전북은 울산과 승점 1점 차로 우승경쟁 중이다. 홍정호는 “‘올해는 왜 울산이 안 무너지지. 무너질 때가 됐는데’란 생각이 들었지만, 홍명보 감독이 온 뒤 단단해진 느낌이다. 제가 이 자리까지 온건 홍 감독님 덕분이다. 20세 이하 대표팀에서 내게 기회를 주셨다. 하지만 승부는 승부”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