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고승범 “실수요자도 상환 능력 안에서 대출 받아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2면

고승범 금융위원장(사진 오른쪽)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실수요자 대출도 가능한 상환 능력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1]

고승범 금융위원장(사진 오른쪽)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실수요자 대출도 가능한 상환 능력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1]

금융 당국이 6일 전세대출과 집단대출 등 실수요자 대상 대출을 상환 능력 범위 내로 제한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달 중순 이후 내놓을 가계부채 추가 대책에 반영될 전망이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참모회의에서 “가계부채 관리는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전세대출 등 실수요자가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정책 노력을 기울여 주기 바란다”고 말해 금융 당국의 고심도 커질 전망이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현재 가계부채 증가 대부분이 실수요자 대출에서 늘어나고 있다”며 “실수요자 대출도 가능한 상환 능력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6%를 맞추려면 전세대출과 집단대출도 막아야 하냐”고 묻자고 위원장은 “가계부채 증가율 6%대를 달성하려면 굉장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답했다.

이날 국감에서 여야 의원은 일제히 금융당국의 대출 총량 규제로 인한 실수요자들의 자금 경색 문제를 질타했다.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고 위원장이 온 뒤 전격 작전하듯 하다 보니 시장이 엄청나게 흔들린다”고 했고,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도 “대출 자체가 힘들게 만들다 보니 서민·저소득층의 아우성이 빗발치고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대출 한파는 거세지고 있다. 신용대출 한도를 줄인데 이어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주로 받는 전세자금대출과 집단대출 등의 문턱을 높이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집단대출을 막아놓으면 실수요자는 죽어야 하냐” 등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고 위원장은 이런 비판에 대해 “실수요를 보호해야 하고 그러면서 가계부채 관리를 해야 돼 상당히 어려운 과제”라며 “보완대책을 만들려고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전세대출과 집단대출에 대해서는 “실수요자를 배려해야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세심하게 보도록 하겠다”고 했다.

실수요자에 대한 대출 수요는 감안하겠지만, 관리는 강화할 것이란 입장도 재확인했다. 고 위원장은 “가계부채 관리는 강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관리 강화 추세는 계속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의 강력한 가계대출 규제로 올해 입주 예정인 5만7000세대가 잔금 대출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이들의 잔금 대출 등으로만 8조원 대출 한도가 필요하지만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이 대출 총량 규제에 맞춰 연말까지 추가 대출할 수 있는 금액은 다 합쳐서 7조5000억원 수준이다. 유 의원은 “고승범식 가계대출 규제로 모든 은행의 대출이 중단돼 수많은 실수요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 위원장은 “집단대출 문제는 모니터링 하고 있다”며 “주요 은행에 확인한 결과 대출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답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파이낸셜 등 빅테크 규제 문제도 거론됐다. 고 위원장은 “빅테크와 핀테크의 발전이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필요하지만, 금융소비자 보호와 금융안정 차원의 고려도 같이해야 한다”고 답했다. 빅테크 업체의 간편결제 수수료가 신용카드 수수료보다 비싸다는 지적에는 “간편결제 수수료에는 전자지급결제대행(PG)수수료 등이 포함돼 있어서 신용카드 수수료와 단순비교하기 어렵다”며 “금융감독원이 실태 점검을 하는 만큼 점검 결과를 면밀히 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