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음대 출신인데” “이사장 위 본부장”…유동규 채용부터 구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소환된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6일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소환된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6일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인 유동규(52·구속)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채용 당시부터 각종 구설에 올랐던 것으로 속속 드러나고 있다. 6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유 전 본부장은 2010년 10월 15일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전신인 성남시시설관리공단(이하 공단) 기획본부장으로 임용됐다. 당시 공단 이사장은 이사회에서 해임됐고 본부장도 공석인 상황이라 유 전 본부장은 임용되자마자 공단의 최고 책임자인 이사장 직무대행이 됐다.

그때부터 성남시의회에서는 유 전 본부장의 채용 과정 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가 많았다. ▶성악과 졸업 ▶유통·통신회사 근무 ▶휴대전화 임가공 및 부품 제조·개발 회사 운영 ▶건축회사 영업 기획 업무 등 이력이 공단과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파트 리모델링 추진위원회 조합장과 1기 신도시 리모델링 연합회 회장 경력을 제외하면 시설관리공단 업무와 연관성이 없었다. 2010년 10월 성남시의회 제173회 도시건설위원회·행정기획위원회 제3차 회의록에는 문제를 제기하는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종전에 하시던 일과 앞으로 맡아서 해야 할 업무에 연계성이 있다고 생각하나”(이재호 시의원), “5년 이상 관련 기관 경력 소지자나 석사 이상 학위 취득자 등이 대상인데 여기에 해당하나”(김재노 시의원), “공단 이사장이 공석인데 누가 임명했느냐”(최윤길 시의원), “음대 나온 분이 어떻게 여기에 오게 됐느냐”(박종철 시의원) 등의 지적이었다.

관련기사

유 전 본부장은 당시 “임원 인사 규정 중 ‘임명권자가 특별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한 자’에 해당하는 것 같다”며 “(성남시장) 인수위원회에 도시건설위원회 간사로 있었는데, 제 분당 리모델링 연합회 활동 등을 보고 선발한 것 아닐까 개인적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답했다.

임용 후 인사 전횡에 대해서도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그는 정관을 고쳐 이사장에게 있던 인사권을 본부장에게 위임한 뒤 임용 후 3~4개월 동안 무려 20여 차례의 인사를 단행했다. “본부장 판공비 정보를 외부에 유출했다”며 경리파트 직원 5명을 직위해제했고, 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해고 및 중징계의 칼을 휘둘렀다. 이 기간에 2~3차례 인사 대상이 된 직원도 있었다.

부당 인사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당시 이재호 시의원은 “상급자가 할 일을 대행하면서 상식과 일반적인 관념에 어긋나는 일을 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노조와 관련해 징계를 받은 직원들은 이후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구제됐다.

감사원 조사 과정에서 형사처분을 받아 징계 대상에 오른 인사를 인사위원회 심의 없이 경징계 처리한 뒤 도리어 승진시킨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사안에 대한 주의 처분은 유 전 본부장이 아니라 당시 이사장이 받았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밖에 이재명 경기지사(당시 성남시장) 재판 때 ‘법정 응원’을 나가는 등 노골적으로 친(親)이재명 행보를 보여 질타를 받기도 했다. 당시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일반 공직자는 시의회나 감사원에서 문제를 지적하면 징계를 받는데 유 전 본부장은 각종 논란이 이어져도 ‘주의’조차 받은 적이 없어 ‘이사장보다 높은 본부장’이라는 말이 많았다”며 “‘성남시장 재선을 돕겠다’며 2014년 지방선거 직전 퇴사했다가 이 지사가 재선에 성공한 뒤 복귀한 것도 측근이니까 가능했지 일반 공직자라면 상상도 못 할 일”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