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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매도에…올해 상승분 다 까먹은 코스피, 2900도 위태

중앙일보

입력

코스피가 전날보다 53.86포인트(1.82%) 급락하며 2,908.31에 마감한 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자리로 향하고 있다. 달러당 원화가치는 전일 종가보다 3.6원 내린 달러당 1,192.3원에 마감했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전날보다 53.86포인트(1.82%) 급락하며 2,908.31에 마감한 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자리로 향하고 있다. 달러당 원화가치는 전일 종가보다 3.6원 내린 달러당 1,192.3원에 마감했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6일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날 6개월 만에 3000선이 무너진 데 이어 2900선까지 위태로워졌다. 원화가치도 1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하락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82% 떨어진 2908.31에 장을 마쳤다. 지난 1월 4일(2944.45) 이후 가장 낮다. 미국 증시의 반등세에 힘입어 개장과 함께 상승 출발했던 코스피는 오전 9시 50분쯤 2992.50까지 상승했지만 외국인 매도세를 견디지 못하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1일(-1.62%)과 4일(-1.89%)에 이어 3거래일 연속 1% 이상 하락하며 2900선 사수도 위험해졌다.

개인과 기관은 이날 코스피에서 각각 1757억원과 849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하지만 외국인의 거센 '팔자'에 지수 방어를 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에서 2783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 3거래일간 외국인은 1조3000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코스피 지수 추이.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코스피 지수 추이.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은 단연 삼성전자였다.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 773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순매도 2위인 대한항공(379억원)의 2배 이상 규모다.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우(320억원)와 기아(318억원), 삼성SDI(309억원) 등 시가총액 상위 10위권 기업의 주식을 던지며 주가 하방 압력을 더했다.

코스닥도 급락했다. 이날 코스닥은 전날보다 3.46% 떨어진 922.36에 장을 마쳤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906억원, 498억원의 매물을 쏟아냈고 기관만 1352억원을 순매수했다.

전날 밤 미국 증시가 기술주 급등 속 반등에 성공하며 국내 증시에도 훈풍이 불 것으로 예상됐지만 코스피는 이날 연중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미국 증 반등에도 국내 주가가 하락한 것은 중국 경제에 큰 영향을 받는 특성에다 원화가치 하락에 따른 환차손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국내 증시는 미국 증시보다 중국발 악재에 취약하다”며 “중국 부동산 기업 헝다(恒大) 그룹의 파산 우려나 전력난으로 인한 중국 경기 둔화 공포가 국내 증시에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준다”고 말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매크로팀장은 “미국 테이퍼링, 미 부채상환 협상 난항, 중국 리스크 등 지금 시장에 나온 악재 중 새로운 건 없다"며 "다만 대외 불안요소로 인해 외국인의 신흥국 투자 심리가 위축되며 매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환율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달러 당 원화 값.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달러 당 원화 값.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원화 가치가 하락(환율 상승)하면 국내 증시에 투자한 외국인은 주가 하락에 따른 손해에 환차손까지 보며 손실이 커질 수 있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가치는 전날보다 3.6원 내린 달러당 1192.3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8월 5일(1193원) 이후 1년 2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실적에 대한 우려도 주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실적 시즌을 앞두고 기대와 우려가 혼재하고 있다"며 "높은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문제가 기업의 마진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줬는지에 따라 실적 부진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의 원달러 환율이 3.6원 오른 1192.3원을 나타내고 있다. 뉴스1

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의 원달러 환율이 3.6원 오른 1192.3원을 나타내고 있다. 뉴스1

대외 악재가 해소되기 전까지 국내 증시의 답답한 흐름은 계속될 전망이다. 박 팀장은 “앞으로도 외국인은 위험관리 차원에서 신흥국 증시에서 매물을 던질 확률이 높다”며 “반면 그동안 국내 증시를 받쳐주던 개미(개인투자자)의 매수세가 약해지며 ‘매수 공백’ 상태가 길어져 눈치 보기 장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지난달 주가 급락을 야기한 요인들이 해소되는 게 중요하다”며 “미국 부채협상이 오는 18일까지 마무리되고 중국 헝다 리스크 관련한 중국 정부의 입장도 이번 달 안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하는데 그전까지는 변동성이 큰 조정장이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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