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뇌물’ 협박 120억 뜯은 사람이 주주?”…천화동인 복마전

중앙일보

입력 2021.10.06 17:12

업데이트 2021.10.17 18:51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3일 구속영장심사후 호송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중앙포토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3일 구속영장심사후 호송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중앙포토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유동규(52·구속)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2013년 위례신도시 개발 당시 3억원 뇌물을 수수한 경위를 추적하고 있다. 당시 유 전 본부장에 금품을 건넸다는 의혹을 받는 민간사업자 위례자산관리 대주주 정모(52)씨가 남욱 변호사가 대주주인 천화동인 4호의 지분 20%를 인수해 대장동 사업에 주주로 참여한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다.

정씨는 자신이 유 전 본부장에 건넨 3억원 뇌물 사진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옛 동업자인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 5호)에 각각 60억원씩 120억원을 받아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위례신도시 때부터 이어진 대장동 동업자 사이에 뇌물과 협박의 복마전이 벌어진 셈이다.

檢 위례신도시 개발사업도 겨눌까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특혜·로비 의혹 전담 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위례자산관리의 대주주 정씨가 유 전 본부장에게 뇌물을 건넨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관계사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및 정영학 회계사(5호)에게 150억원을 요구한 뒤 각각 60억원씩 받아갔다는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위례자산관리의 대주주인 정씨는 이번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사건의 핵심 인물인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과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을 진행한 인물이다.

특히 검찰은 정씨가 2015년 7월 대장동 민관합작법인 출범 당시 천화동인 4호와 5호 주식 각각 1주씩을 보유하며 대장동 개발에 관여하기 시작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중반 정씨는 남욱 변호사(10.32%)와 배우자 정모씨(10%)가 보유한 천화동인 4호 지분 20.32%를 40억원에 사들였다고 한다. 남 변호사 역시 정씨 소유의 컨설팅회사 ‘봄이든’의 지분 21%를 보유한 상태다. 이에 따라 법조계 안팎에서는 법인에 묶인 돈을 현금화하기 위한 ‘지분 맞교환'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재 남 변호사는 지난 8월 귀국 이후 대장동 프로젝트 관련자들을 만나며 ‘수익 분배 방안’을 논의하는 등 프로젝트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9월 10일부터 대장동 프로젝트가 크게 이슈화되자 갑자기 미국으로 갔다고 한다. 정씨 역시 지난 9월쯤부터 평소 활동하던 골프 모임에 참석하지 않는 등 주변과 연락이 두절됐다는 말이 돈다. 현재 정씨의 휴대전화는 꺼져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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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 자술서 등에는 정씨가 2019년 과거 위례신도시 개발 당시 동업자들에게 대장동 개발이익 배분을 욕구하며 비리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한 정황이 있다고 한다. 정씨 역시 정 회계사나 남 변호사처럼 대장동 사업 초기 발을 담궜기 때문에 개발이익을 나눠야한다는 취지다. 지난해 말까지 대장동 개발사업 배당수익은 당초 예상을 초과한 4040억에 달했다.

이에 정씨가 유 전 본부장에게 편의를 제공한 대가로 건넨 3억원의 현금 돈다발 및 금품 전달 사진을 공개하겠다며 150억원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후 정씨는 이미 천화동인 4호와 5호 소유주인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로부터 각각 60억원씩 총 120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정씨의 법인 ‘봄이든’은 정 회계사가 소유한 천화동인5호를 상대로 지난 7월 약정금 30억원을 지급하라는 소송도 제기했다. 정씨는 이미 2019년쯤 정 회계사로부터 90억원을 지급받는다는 내용이 담긴 계약서를 체결했고, 30억에 대한 지급 시한은 올해 초로 적혀 있었다는 것이 정씨 법률대리인의 설명이다. 세간에서는 정씨가 정 회계사 등에게 요구한 150억원에 못미치는 120억원만 받았기 때문에 소송을 제기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는 “구사업자들 간에 지분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서로 돈을 주고받은 일로 이해하고 있다”고 금전이 오고간 것은 인정했다. 그러면서 “김만배가 정모씨로부터 협박 받거나 돈을 요구받은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장동 개발 사업 핵심 인물 관계도 그래픽 이미지.

대장동 개발 사업 핵심 인물 관계도 그래픽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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