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매년 2000만원 지출…참 두려운 치매 간병

중앙일보

입력 2021.10.06 15:00

[더,오래] 박재병의 시니어케어 돋보기(6)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707만 명이었던 65세 이상의 고령인구가 2025년에는 1000만 명이 넘을 예정이다. 노인인구가 늘어가면서 가장 큰 이슈 중 하나가 바로 치매, 그리고 치매간병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0년 치매 환자는 약 84만 명, 치매 유병률은 10.33%다. 쉽게 말하면 전체 노인 10명 중 1명은 치매이며, 85세 이상 노인의 유병률은 40%에 달한다. 내 가족도 언젠가는 치매에 걸릴 수 있고, 나 역시 치매간병을 하게 될 수 있는 것이다.

사전적으로 치매는 인지 기능의 손상 및 인격의 변화가 후천적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성인으로서 사고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장기적으로 점차 감퇴해 일상적인 생활에 영향을 줄 정도에 이르게 된 뇌 손상 질환을 말한다.

치매 환자 스스로 가족들과 치매 이후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회피보단 자연스럽게 준비하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사진 Mykyta Martynenko on Unsplash]

치매 환자 스스로 가족들과 치매 이후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회피보단 자연스럽게 준비하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사진 Mykyta Martynenko on Unsplash]

사람들은 왜 치매간병을 두려워하고, 고통스러워할까?

먼저 일반적인 노인 간병이나 성인 간병의 경우 육체적, 금전적으로 힘들지라도 어른으로서 인지와 정서적 교감이 가능해 환자와 유대를 통해 주고받는 상호작용과 대화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유지되고, 오히려 더 발전될 수도 있다. 반면 치매간병의 경우 환자와 간병인, 보호자의 유대가 일반 간병의 경우보다 떨어질뿐더러, 점점 인지 기능과 신체 기능이 떨어지게 돼 간병 경험이 정서적, 정신적인 상처로 남는 경우가 많다.

그다음으로는 아무래도 비용적인 측면이 아닐까 생각된다. 점점 ‘남’이 되어가는 부모, 혹은 가족을 하루하루 간병하고 있지만 매월 작게는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을 지출하다 보면 이 돈이 언제까지 나가야 하는지, 앞으로 얼마나 더 필요한지 알 수가 없는 것이 가장 두려울 것이다. 실제로 2018년 중앙치매센터 자료에 따르면 치매 환자 1인당 연간 관리 비용이 평균 2074만원이다. 가족 중 누군가 치매가 걸린다면 생활비와는 별도로 꼬박 매년 2000만 원 이상을 추가로 지출해야 하는데, 이 돈을 언제까지 지출해야 하는지 막막할 따름이다. 중앙치매센터(2017년)에 따르면 알츠하이머성 치매 유병 기간이 12.6년이라고 하니 비용 문제도 한 가족이 온전히 부담하기에는 두려울 수밖에 없다.

치매는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없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치매는 아직 근본적인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았다. 다만, 약물치료와 인지 재활을 통해 증상을 완화하고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어 조기 발견과 관리 활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와 가족을 위해서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앞서 말했듯이 치매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치매에 대해서 잘 알고, 잘 준비하고 예방하는 것이다. 치매는 CDR(Clinical Dementia Rating)이라는 임상 치매 평가에 따라 5등급으로 나뉜다. 의료적 소견을 내거나, 법률적으로 공식적인 치매 수준을 판단하거나, 치매 보험금 지급하는 기준도 CDR 등급을 따르기 때문에 미리 알아두면 좋을 것이다. CDR 등급 5단계 중 1, 2단계에 해당하면 경증 치매로 판단하며, 나머지 등급은 중증 치매로 판단한다. 경증 치매는 혼자서 일상생활을 하는 데 큰 불편함이 없는 정도인데 반해, 중증 치매는 다른 사람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

가장 경증인 1등급은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정도의 기억 장애 증상을 보인다. 2등급은 정상 활동이 가능하고 간단한 일을 할 수는 있으나 시간에 대한 인지 능력이 떨어진다. 3등급은 사람을 인지할 수는 있지만 대소변을 가리기 어려우며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다. 4등급의 경우 본인의 이름을 알아들을 정도로 부분적 기억 상실의 증상이 나타나고, 마지막으로 5등급은 식사도 혼자 하지 못하는 수준이며, 본인을 스스로 인지하지 못할 정도인 말기 상태의 단계다.

치매 진단 전 어떻게 예방하고 준비해야 할까?

치매는 뇌, 혈액과 관련이 깊다. 따라서 다른 노인성 질환과 유사하게 신체 활동 즉 운동을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매일 30분 이상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 치매 확률이 약 80% 낮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식사 준비, 설거지, 정원 가꾸기, 집 안 청소 등 가벼운 실내 활동을 지속하고 많이 하는 것이 도움된다. 노인이 되었고, 치매가 의심된다고 실내외 활동을 못 하게 하거나, 다치는 게 두려워 정적 활동만 한다면 오히려 좋지 않다는 이야기이다.

또한 뇌 기능의 지속적인 활성화를 위해 나이가 들어도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을 멈추기보다 외국어, 악기 연주 등 새로운 것을 배우고, 사람들과 어울려 대화, 게임을 하는 등 적극적인 두뇌 활동을 하는 것이 도움된다. 평소 일기와 메모 쓰기를 생활화하는 것도 좋은 두뇌활동이다.

치매 보험은 치매 증상이 있기 전에 가입해야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치매 보험의 경우 진단 이후에 가입할 수 있는 것이 없어 미리 준비해야 하며 보험금 지급의 경우 일시금으로 받기보다 꾸준히 보장받는 것이 도움된다. [사진 Reddgio on Unsplash]

치매 보험은 치매 증상이 있기 전에 가입해야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치매 보험의 경우 진단 이후에 가입할 수 있는 것이 없어 미리 준비해야 하며 보험금 지급의 경우 일시금으로 받기보다 꾸준히 보장받는 것이 도움된다. [사진 Reddgio on Unsplash]

그리고 사전에 치매 보험도 꼭 가입해 놓도록 하자. 치매 보험의 경우 CDR 등급에 따라 보험금이나 보상의 범위가 달라지는데, 치매 증상이나 치매 소견이 있다면 보험 가입이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치매 보험은 의사의 CDR 소견이 있기 전, 치매 증상이 있기 전에 가입해야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른 유병자 보험과 다르게, 치매 보험의 경우 진단 이후에 가입할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보험금 지급의 경우 일시금으로 받기보다 장기전으로 생각하고 꾸준히 보장받는 것이 오히려 도움될 것이다.

치매 보험 가입에 대한 팁을 드린다면, 경증 치매와 혈관성 치매까지 포함되도록 가입하는 것이 좋으며, 보험 보장 만기를 80세가 아닌 100세까지 보장하는 상품을 추천한다. 미리 치매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좋기는 하지만, 너무 이른 나이인 2030대에 가입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또한, 목돈 마련의 목적으로 치매간병 보험 등은 맞지 않고, 보장 자체에만 목적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기에 환급형이 아닌 순수 보장 형태의 보험에 가입해 보험료를 할인받아 보험 자체의 목적을 살리는 것이 좋다.

치매간병, 무엇부터 준비해야 할까?

치매 환자 스스로, 가족들과 치매 이후의 삶에 대해서 미리 이야기하고 그려보는 것이 중요하다. 두렵기 때문에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준비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과정이라 생각해야 한다. 내 인지능력이 온전치 않을 경우 누가 내 보호자(후견인)가 될 것인지, 유언이나 상속은 어떻게 할 것인지, 돌봄은 어떻게 할지, 요양원에 갈 것인지 등의 내용을 고민하고 기록해 놓고, 가족들에게 미리 소통하고 공유하는 것이 건강한 치매 준비 활동이라 생각된다.

치매가 의심된다면?

우선 가족 내에서 치매다, 아니다를 미리 걱정하기보다 의사에게 정확한 소견을 받는 게 중요하다. 그 이후에 치매가 아니라면, 예방활동에 더 집중하도록 하면 되고, 치매가 맞는다면, 내 가족의 거주 지역 주변의 중앙치매센터가 어딘지 확인해 놓고 어떤 혜택이나 활동이 있는지 알아보면 좋겠다. 또한, 치매 진단을 받는다면, 장기요양등급에 대해 알아보고 신청을 하는 것이 좋다. 치매 등급(인지장애등급)을 받고, 장기요양시설을 이용하면 가족 돌봄을 받을 수 있으므로 금전적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또한, 미리 가입했던 보험 내역에서 보장 받을 수 있는 내용이 있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놓치는 혜택이 없도록 하자.

치매간병, 참 두려운 단어다. 하지만 회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보험, 정부 제도를 활용하고, 외부 간병 서비스도 활용해 치매간병이라는 부담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남의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말고, 치매 예방 활동에 집중하는 게 어떨까 조언 드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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