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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과자, 빵이냐 과자냐”…천안서 ‘빵지순례’, ‘빵빵데이’ 여는 이유

중앙일보

입력

오는 10일 빵지 순례 행사

호두과자 도시에서 ‘빵의 도시’로 전환을 선언한 충남 천안시가 오는 10일 ‘빵빵데이’행사를 연다. 숫자 0이 두 번 등장하는 10월 10일과 빵을 연계해 여는 이벤트다. 천안시는 "천안 빵 맛을 전국에 알리기 위해 이런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충남 천안시가 만든 빵 홍보 이미지.

충남 천안시가 만든 빵 홍보 이미지.

6일 천안시에 따르면 빵빵데이 행사는 빵 애호가 100명(33개팀)이 천안 시내 맛집으로 알려진 14곳을 다닌 다음 소감을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남기는 게 주요 내용이다. 빵지 순례에는 제과 분야 영향력 있는 사람(인플루언서) 17팀과 무작위 추첨으로 선발한 16팀이 뽑혔다. 이들은 2~4명씩 팀을 이뤘다. 참가자 모집에는 전국에서 6797명이 지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빵지 순례 참가자는 팀별로 상품권 10~20만원을 받아 빵 맛집 14곳을 찾아 빵을 맛보고 평가하면 된다. 천안시는 우수 후기 작성팀에게는 상금을 주고, 호두과자 굽기 체험 기회도 제공한다. 빵 맛집은 천안시가 전문가 평가를 거쳐 선정한 업소이다.

주요 빵집서 할인행사도 

이날 빵지순례에 참여하지 못한 시민을 위한 행사도 열린다. 빵집 84곳은 10~20% 할인해서 빵을 판다. 84개 참여 업소 이름은 천안시청 사이트에서 찾을 수 있다. 천안에는 빵집이 309개가 있다. 이 가운데 상당수 빵집은 전국에서 고객이 몰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천안시는 전했다.

천안시내 빵집에서 고객이 빵을 고르고 있다. 사진 천안시

천안시내 빵집에서 고객이 빵을 고르고 있다. 사진 천안시

빵은 제조 과정 호두과자와 같아 

천안시는 “지역에 빵집이 많은 것은 호두과자와 관련 있다”고 설명했다. 호두과자 역시 형태나 제조과정이 빵과 거의 같기 때문이다. 박상돈 천안시장은 “천안에서는 호두과자 제조기술을 바탕으로 제빵기술이 발달했고 그 덕분에 유명해진 빵집이 최근 들어 급격히 늘고 있다”며 “이제 천안이 ‘빵의 도시’로서 다시 한번 명성을 얻게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천안 호두과자는 1934년 충남 천안역 부근에서 처음 등장했다. 당시 심복순 씨의 아이디어와 남편 조귀금 씨의 제빵 기술로 만들었다. 심씨 부부는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인들이 보여준 서양의 제빵기술을 응용해 호두과자를 고안했다고 한다.

1290년 원나라서 호두 들여와 천안에 심어

호두 모양의 빵틀에 밀가루 반죽과 천안 특산물 호두, 앙금을 넣어 빚어냈다. 이렇게 만든 게 원조격인 ‘할머니학화호두과자’다. 이어 1960년대 주변에 옛날호두과자·태극당· 대신제과 등 10여개의 제과점이 등장했다. 열차 안 호두과자 등 식품 판매는 무궁화호 등이 2017년, KTX는 2018년 중단됐다.

천안 호두과자 전문점. 사진 천안시

천안 호두과자 전문점. 사진 천안시

천안 호두과자는 대부분 천안에서 수확한 호두로 만든다. 천안 호두는 외국산 호두보다 무기질과 단백질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천안 호두는 고려 말 유청신이 1290년 원나라에서 호두나무 묘목과 열매를 가져다 천안시 광덕면에 심었다. 천안시는 ‘유청신 선생 호두나무 시식지’라는 비석을 광덕사에 세우고 그가 남긴 공적을 기리고 있다. 광덕사에는 천연기념물 398호 호두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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