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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기단이 당신 신용카드 보유”…가상공간서 느끼는 ‘그놈 목소리’[영상]

중앙일보

입력

대구경찰청이 메타버스 플랫폼인 이프랜드에 마련한 '보이스피싱 범인 목소리 체험장' 모습. 사진 대구경찰청

대구경찰청이 메타버스 플랫폼인 이프랜드에 마련한 '보이스피싱 범인 목소리 체험장' 모습. 사진 대구경찰청

“금융사기단 검거 현장에서 본인 명의 대포통장과 신용카드가 발견됐는데 알고 계셨습니까? 본인이 금전적인 대가를 받고 이 통장을 양도하신 건지 확인 차 연락드렸습니다.”

교실 앞에 설치된 스크린에 ‘4번 목소리’라고 표시된 화면과 함께 전화 통화 내용이 담긴 영상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다소 어눌한 말투가 섞인 여성은 자신이 검찰청 소속 직원이라고 주장하면서 전화를 받은 사람에게 ‘당신 통장과 신용카드가 범죄에 연루됐다’며 겁을 주고 있었다.

언뜻 평범한 보이스피싱 예방 교육처럼 보였지만, 교실의 풍경은 사뭇 낯설었다. 현실 세계의 교실이 아닌 교실처럼 꾸며진 가상공간이었기 때문이다. 이곳은 대구경찰청이 메타버스(metaverse) 플랫폼인 ‘이프랜드(ifland)’에 만들어놓은 ‘보이스피싱 실제 범인 목소리 체험장’이다.

가상·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인 메타버스는 현실 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세계를 일컫는 말로, 1992년 미국 SF 작가 닐 스티븐슨의 소설 『스노 크래시』에 처음 등장한 개념이다. 이프랜드는 메타버스 공간을 제공하는 플랫폼 서비스다.

보이스피싱 실제 범인 목소리 체험은 참여자들이 아바타를 이용해 수업을 듣는 것처럼 보이스피싱 범인 목소리를 체험하고 실제 보이스피싱 범죄에 노출됐을 때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것을 목표로 만들어졌다. 범인 목소리 체험이 끝난 뒤에는 보이스피싱 범죄의 특성과 예방법을 알려주는 순서도 마련됐다.

대구경찰청이 메타버스 플랫폼인 이프랜드에 마련한 '보이스피싱 범인 목소리 체험장' 모습. 사진 대구경찰청

대구경찰청이 메타버스 플랫폼인 이프랜드에 마련한 '보이스피싱 범인 목소리 체험장' 모습. 사진 대구경찰청

이와 함께 오는 17일까지 경품 이벤트도 진행한다. LG 노트북과 삼성 갤럭시워치 등 다양한 경품이 준비됐다. 이벤트 응모와 당첨 확인은 대구경찰청 카카오톡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 접촉이 어려워지면서 대구경찰청은 비대면 방식의 범죄 예방 교육에 힘쓰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ZEPETO)’를 활용해 대구경찰청사 가상 견학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당시 가상공간 건물 곳곳에는 대구경찰 슬로건이나 안전속도 5030 캠페인 문구, 보이스피싱·실종아동 예방 안내 등 다양한 치안 정책을 게시했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실제 범인 목소리 체험을 통해 지능화된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한 경각심과 피해 예방 효과 향상을 기대한다. 앞으로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 홍보를 통해 범죄 예방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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