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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2억 자리에 또 與출신…낙하산 전용석 된 농식품 공공기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연봉 2억원이 넘는 공공기관 이사장 자리에 두 번 연속으로 친여(親與) 인사가 앉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 생활과 직접 연관된 농식품 공공기관에까지 비전문가 ‘낙하산’ 인사가 이어지며 문재인 정부 임기 말까지 불공정 관행이 끊이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김태흠 국민의힘 의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식품진흥원) 이사장으로 김영재 전 민주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이 취임했다. 민주연구원은 더불어민주당에 정책·전략을 공급하는 싱크탱크다.

전북 익산시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 기업 지원 시설. 식품진흥원 홈페이지 캡처

전북 익산시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 기업 지원 시설. 식품진흥원 홈페이지 캡처

김 이사장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에 걸쳐 지방자치 관련 정책을 다루는 연구위원 활동을 주로 해왔다. 식품산업 관련 전문성과 경력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식품진흥원은 전북 익산시에 있는 국가식품클러스터 산업단지에 입주한 100여개의 식품기업을 지원하는 것을 주요 업무를 한다.

전임인 윤태진 이사장은 민주당 정책실장을 지냈고,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문재인 후보의 현장대응팀장 역할을 맡았다. 윤 전 이사장은 과거 대한교육보험·삼성물산·한국건설관리공사에서 직장 생활을 했다.

다른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공공기관에도 문재인 정부 이후까지 임기를 맡은 여당 인사가 포진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김춘진 사장은 민주당 3선 의원 출신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1년 선배다. 또 aT의 박석배 상임감사는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새천년민주당 총무국 부국장을 지냈고, 배옥병 상임이사는 민주당 먹거리특별위원회 위원장 출신이다. 주요 경력이 언론사 편집국장인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신명식 원장도 경희대 출신이다.

낙하산 인사로 일찌감치 내부 반대가 일었던 김우남 한국마사회장은 결국 지난 2일 해임 통보를 받았다. 민주당 3선 의원 출신인 김 회장 취임 전부터 마사회 노동조합은 “김 전 의원은 마사회 직원의 급여와 복리축소를 주장해왔으며 개인별 급여명세까지 요구하는 갑질 의정을 실천한 인물”이라며 “본인의 정치 기반인 제주 지역의 이익만 대변해, 의원 시절 강력하게 밀어붙인 말 박물관 건립 포부를 면접 과정에서 재차 밝히는 등 자기 정치에 매진할 거라고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앞서 김 회장은 자신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을 마사회에 채용하라는 지시를 거부한 직원에 폭언해 직무가 정지된 상태였다.

김태흠 의원은 “국민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농식품 분야에서까지 낙하산 인사를 한 불공정 관행의 결과”라며 “낙하산 인사가 공적 기능을 망가뜨리지 않도록 인사 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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