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의 여인 사라진다...LPGA 가장 화려한 전통 역사 속으로

중앙일보

입력 2021.10.06 06:51

업데이트 2021.10.06 10:23

2013년 당시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REUTERS=연합뉴스]

2013년 당시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REUTERS=연합뉴스]

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이 내년 셰브런 챔피언십으로 이름이 바뀐다. 2022년 대회는 이전처럼 캘리포니아 주 란초 미라지의 미션 힐스 골프장에서 열리지만 2023년에는 텍사스 주 휴스턴으로 옮긴다.

마스터스 여자대회에 밀려 장소 변경
박지은, 박인비, 유소연 등 우승 점프
김인경 30cm 퍼트 놓친 비운의 기억도

뜨거운 캘리포니아 소노란 사막에서 시즌 첫 메이저 대회를 치른 후 우승자가 호수로 점프하는 전통도 사라진다는 뜻이다. 날짜도 변경한다.

LPGA 투어는 6일(한국시간) “LPGA가 ANA를 대신할 새로운 스폰서로 셰브런을 영입 6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상금은 310만 달러에서 500만 달러로 60%가 늘어난다.

ANA는 남자 메이저 마스터스 전주에 열려 ‘여자 마스터스’라는 별명도 얻었다. ANA는 캐디복을 마스터스와 똑같이 하는 등 마스터스를 닮으려 했다. 그러나 2019년 오거스타 내셔널이 ANA 대회 기간에 여자 아마추어 챔피언십을 열면서 문제가 생겼다. 일부 선수들이 ANA에 불참하고 마스터스 여자 대회에 나갔다. 미디어와 팬들의 관심도 오거스타 내셔널 여자 아마추어 챔피언십에 쏠렸다.

2019년 호수의 여인이 된 고진영. [사진 LPGA]

2019년 호수의 여인이 된 고진영. [사진 LPGA]

LPGA 투어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심하다 새 스폰서를 영입하면서 날짜와 장소를 바꾼 것이다.

ANA 인스퍼레이션은 한국 선수들과의 사연도 많다. 호수의 여인이 된 한국 선수는 박지은(2004), 유선영(2012), 박인비(2013), 유소연(2017), 고진영(2019), 이미림(2020)이다.

박세리는 ANA에서 우승을 못 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지 못했다. 김인경은 2012년 대회에서 30cm 정도의 짧은 우승 퍼트를 넣지 못해 오랫동안 슬럼프에 빠졌다. 박인비 측은 “US오픈도 큰 대회지만 포피의 호수에 뛰어드는 전통 때문에 ANA가 가장 인상적인 대회”라고 했다.

이전까지는 골프 전문 채널에서만 방송된 ANA는 셰브런 챔피언십이 되면서 미국 지상파(NBC)에서 방송하게 된다.

대회는 1972년 콜게이트-다이나 쇼어 위너스 서클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다. 2021년이 50년째 대회다. 나비스코 챔피언십 등으로 이름을 여러 차례 바꾼 이 대회의 2022년 우승자가 포피의 호수로 점프하는 마지막 선수가 된다.

72년 총상금 11만 달러로 투어 평균 상금(3만 달러)의 4배에 가까웠다. 배우인 다이나 쇼어가 대회의 호스트였다. 그의 이름은 2000년 이후 대회명에서 빠졌지만, 골프계에선 이 대회를 ‘더 다이나’라고 부른다.

1988년 에이미 알콧이 연못으로 점프한 이후 우승자가 호수에 뛰어드는 전통이 생겼다. 대회를 주관하는 IMG는 역사를 이어가는 방법을 찾아볼 것이라고 했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